현대사회가 공정한 게임의 규칙을 위하여 만들어 낸 것 중에서 신호등이라는 것이 있다. 몇 개의 색깔표시로 도로 위에 질서가 유지되고 있는데 신호등이 파란색깔일 때 사람들은 길을 건너고, 빨강색깔일 때는 멈추어서 자동차가 지나가도록 하는 약속은 모든 국가의 공통적인 교통신호 규범일 것이다.
교통신호등이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40년대로 알려지고 있다. 첫 신호기는 서울의 옛 화신백화점 앞, 을지로 입구, 한국은행 앞에 설치되었다고 하며 그 당시에는 현재와 같이 둥근 점등식 모형이 아니라 기차의 플랫폼 진입을 유도하는 날개식 모양으로 교통 경찰관이 손으로 작동하였다고 한다.
신호등 시스템은 철도 종사원들이 개발하여 사용하였다. 1868년 영국 런던거리에 등장한 신호등은 원판에 둥근 구멍 두개를 뚫고 빨강과 파란 색깔의 유리를 끼워서 가스등 또는 석유등을 손으로 움직이는 형태로 사용되었다가 1920년 전기 신호등이 미국의 디트로이트지역에 등장하게 되었다.
세계 어느 곳을 가던 신호등의 빨강은 '정지'를 표시하고 있다. 인류 역사에서 빨강은 위험의 표시로 알려져 왔기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나 빨강 외의 신호등 색깔은 몇 차례 변화가 있었다. 초창기에는 파란 색깔이 '주의' 표시를 뜻하고, 백색(무색)이 '진행'으로 사용되었는데 1914년 미국의 철도역에서 큰 충돌사고가 발생하였다. 빨강(정지)신호등의 색유리가 파손되어 기관사가 백색(진행)신호등으로 착각하고 진입을 시도하였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파란 색깔은 '진행신호'로, 주황색깔은 '주의신호'로 바뀌게 되었다.
교통수단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하여 대도시, 중소도시를 막론하고 앞차의 꽁무니를 따라가는 운전습관이 교통체증을 가중시키는 원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도로망 확충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전자 감응식 신호기 확대와 교차로마다 허용되는 좌회전 신호를 적절하게 제한하는 신호체계의 개선, 또는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는 정지선을 긋고 '정지선에 먼저 도착한 자동차가 먼저 진행한다'는 교통문화로 도시 교통의 흐름을 터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또한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 우선의 운전습관으로 우리들의 고귀한 생명을 지켜야 하겠다.
현대인의 정신건강은 붉은 신호등이라고 한다. 누구든지 자동차를 운전하다보면 만나고 싶지 않은 것이 신호등일진대 교통질서를 위하여 꼭 필요한 물체이다. 지식과 덕망이 있는 사람이라도 운전석에 앉기만 하면 필요 없는 언어가 스스럼없이 밖으로 표출되고 있다. 그 이유는 다른 사람은 파란 신호등이기에 쾌속으로 질주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나만 빨간 신호등 앞에 우두커니 멈추어서 인상을 찌푸리고 분노와 고통을 견디는 심정으로 조급증이 팽팽한 심리적 시간의 착각 때문인 듯 싶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이다. 신호등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약속의 지렛대이며 특히 붉은 신호등은 우리들에게 뜨거운 기다림을 알려주고 푸른 신호등을 켜기 위한 친절, 겸손을 예고하는 뜻이 아닌가 한다.
자신이 옳다고 판단하는 잣대로 상대방의 기준치로 삼지 말고 일상적인 생활에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가짐, 즉 항상 양보하겠다는 마음의 여유로 핸들을 잡거나 길을 건너는 '질서 속에 웃음 있고 안전 속에 행복이 찾아오는 울산 시민'이 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註 : 신호등의 색깔에 관하여 빨강, 주황, 파란이라는 용어로 사용하였음을 밝혀둔다)
김준식 세무사·세무법인 택스월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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