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은 칠흑 같은 어둠이 산을 삼키고 한 치 앞도 가리지 못하게 깊고 깊은 동굴 속 고요함처럼 가냘픈 빛을 쫓는 가엾은 영혼에 까지도 길을 막고 심술을 부리고 있구나! 초시를 알리는 시계의 재깍 임만이 고요를 깨우고 응어리진 가슴 속 활활 타오르는 심연에 불꽃은 어이하여 한 가닥의 빛조차 보여주지 않는 걸까? 그렇게도 사랑하고 그렇게나 아끼고 그토록 행복해지고 싶었던 우리 식구들 이었는데 언제나 존경하고 항상 사랑하고 서로 서로를 이해하고 달빛처럼 포근하고 아름다운 용서와 화해가 집안 곳곳에 함박꽃 망울이 햇살처럼 터지는 화사한 웃음 속에 어린 나비들과 꿀벌도 은혜로운 행복을 만끽 하리라 소망 했던 것이 이 아비에 잘못된 바램이었을까! 꿈속에서 헤매는 보헤미안처럼 현실과 꿈은 이렇게나 동떨어져 흘러가야만 하는 걸까 그래! 인생은 바람대로 살아지는 게 아니고, 행복이라는 공동선의 목표를 설정해서 얽히고설킨 타래의 실올을 쫓아가다 보면 들판을 지나 냇물도 건너고 고즈넉한 언덕 위를 힘겨워 헐떡이며 함께 오르다 보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아름다운 들꽃 밭도 지나가겠지! 인생의 삶이란 하늘 천사와 함께 오색찬란한 가없는 꽃밭에서 사랑스러운 멧새들과 어울려 춤추며 노래 부르고 드맑은 시냇물 속에 만지기도 아까운 청순한 사랑을 풀어 정화수처럼 한 모금씩 나누어 마시는 환희의 기쁨, 초록빛 하늘처럼 끝도 없는 아름다움 인줄만 알았단다.
그래서 인생은 그렇게나 즐겁고, 행복하며 사랑하고 화합하여, 용서로 용해된 안개처럼 보드랍고 사탕처럼 달콤한 줄만 알았지. 장대비처럼 짓궂은 하늘을 쪼갤듯이 시뻘건 번갯불, 천지를 진동할 노여움 속에 천둥이 있는지는, 마귀가 흘려버린 시커먼 먹구름조차 예전엔 생각조차 못 했단다. 그래!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가을 다음엔 겨울이 온다는 너무나도 정확한 자연의 이치를 일찌기 깨닫지 못하고, 우리 인생길엔 항상 봄만이 존재하는 걸로 착각 했던 거야. 아가야! 현란하고 화려한 무수한 봄꽃들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이름 있는 꽃들조차 여름과 함께 시들어 버리고 가버린 그 꽃들을 아쉬움과 가련함으로 우리 인생들은 가슴 아파했었지! 그런데 말이다 멍들고 서글펐던 꽃잎 져버린 가련한 그 자리엔 탐스러운 열매가 맺히는걸 몰랐던 거야! 누가 사랑은 아름답다 했던가! 사랑이란 괴로움의 덩어리 피를 말리는 기다림에 종착역이 사랑이 아닐까 생각해! 내 자신을 두들기고 다듬어서 아낌없이 던져야 하고 내 몸 가루가 되더라도 어렵게 감내하고 영혼이 마르도록 참으면서 천당과 지옥을 몇 번씩이나 왕래하며 외롭고 서러운 영혼의 울부짖음을 어울 누림 하다 보면 비로소 진정한 사랑이 보이기 시작 할 거야!
그렇지! 모든 시새움과 질투와 다툼으로 얼룩져, 겹겹이 쌓인 붕어의 비늘 같은 무수한 조각들을 해맑은 영혼으로 하나하나 씻길 때 그지없는 사랑이 가슴속 깊은 곳에서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솟아나겠지! 버거운 네 가슴속 아름다운 영혼 속에 해맑은 미소로, 아쉬웠고 서운했던 옛일들일랑 다시 불러 모으고 탐스러운 열매가 결실을 볼때까지 사랑하며 살자, 용서하며 살자 순종하며 살자, 아름다운 꽃길 속으로 무한히 승화시키면서 행복한 삶을 살자! 2005. 9. 2. 23시 아비가.
* 2005년, 미국에서 아들 부부의 불협화음을 보면서 식상한 일이지만 내가 참견할 일이 되지 못하므로 안타까움을 표현한 글. 무진한 세월이 흘러 지금은 행복하게 잘 살고있는 그들을 보면서, 연 잎 위에 떨어진 이슬방울 처럼 영롱한 사랑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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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은 것 같네요.
딸 시집보내놓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슴조이며 바라보는 괜한 걱정처럼..
고국에 돌아와 과거를 회상하며 자식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글속에 절절합니다.
가슴 조이지 않아도 잘 될 일을
괜한 걱정인 줄 알면서도
헤어나지 못하는 부모 마음!
고맙습니다 행복 가득 지으시고
강령 하세요!
죽어서도 끝나지 않을것같은 짝사랑이지요...
관심을 쏟을 상대가 있다는 것으로도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생의 행복이 아닐까요?
늘~기쁨 가득한 일상이 되시길 빕니다.
@김화영 맞는 말씀이예요
부모의 마음을 너무나 잘 표현하시어 읽으며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대면 은 없었으나 형님 늘 존경합니다.
고맙습니다 광영님!
언제든 만날 연을 만들면
만날 수 있을 터인데
한번 만들어 봅시다.
늘~행복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