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방조제, 영암호, 솔라시도 대교, 대불수로를 만나는 여정
(#15-16)
2023. 6. 11 (일) 날씨 : 가끔 흐림 기온 : 섭씨 23~27도
거리 : 20km 5시간 15분 동행 : 16명
별암선착장-금호 1호방조제-금호마을-2방조제-달도-뇌도-
뽕섬-솔라시도대교-공도교-세한대학교 영암캠퍼스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은 공부한 사람 같지 않습니다.
아는 것을 자랑하는 사람은 제대로 아는 사람이 아닙니다.
아는 것을 자랑하면 주변 사람들이 불편해집니다.
정말로 아는 사람은 자기 지식이 우주의 먼지만큼 작다는 것을 압니다.
겸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지혜를 드러내지 않고,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말주변이 없는 것같이 보입니다.
경지에 오른 사람은 자연스럽습니다.
좋은 삶은 세상의 흐름에 자기를 맡기고 그 속에서 주위와 잘 어울리는 삶입니다.
-안상현 작가의 열심히 살지 말고 자연스럽게 살아라.(열자 2편 : 공무원연금 6월호)
별암선착장
금호1방조제
금호호 표지석
금호마을
오늘 코스는 별암선착장을 출발하여 금호마을을 지나 방조제 두 곳을 지나 해남 달도교차로에서 영암호를 따라 걷으며 솔라시도 대교와 공도교를 거쳐 세한대학교 영암 캠퍼스까지 걷는다.
마을을 지나며 누렇게 익은 밀과 석류꽃을 보았는데 시골의 풍요를 느낄 수 있었다.
금호 방조제를 따라 걷는데 낚시하는 모습도 보이고 멀리 삼호중공업 조선소의 위용도 가깝게 보인다.
달도교차로에서 비포장도로를 따라 걸으며 보이는 독특하게 생긴 산이교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인 영암호를 만난다.
금호초등학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인 영암호를 따라 걷는 길이며 환경부에서 지정한 멸종 위기 야생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호반 길이다.
가을 갈대와 철새들이 장관을 이루는 고즈넉하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영암호를 따라 걷는 길이 산티아고 순례길과 흡사하다.
호수 건너에는 국제적인 장거리 자동차 경주대회가 열리는 '포뮬러원 그랑프리 경주장'이 있고, 자전거도로와 보행 도로가 구성된 영암과 해남을 잇는 '솔라시도 대교’를 건너기도 한다.
나무 그늘이나 화장실이 없으므로 출발 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며 갈대와 철새들의 군무를 볼 수 있는 가을에 걸으면 좋을 것 같다.
밀밭
금호방조제
삼호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 HD 현대 계열 조선사로 전라남도 영암군 삼호읍 용당리에 본사 및 본 공장이 소재하고 있고, 인근 대불공단에 사외 공장 등을 보유하고 있다. HD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다.
달도와 방조제
솔라시도 이니셜
솔라시도(SOLAR SEA DO) : 영암 해남에 조성 중인 기업도시
솔라시도는 음악에서 음계의 높은음자리인 ‘솔라시도’와 같은 소리값과 태양을 뜻하는 SOLAR 바다를 뜻하는 SEA가 조화롭게 아우러져 여유로운 삶이 만들어지는 활력의 도시라는 의미가 있다.
서해랑길 16코스 안내도
16코스 진입로
영암호와 16코스 서해랑길
산이교
산이교는 배수갑문이 함께 있는 특이한 모양의 교량이며 영암 금호 방조제 준공 기념탑(해남광장휴게소)이 있다.
영암호
영암호는 해남군 화원면과 영암군 삼호면의 경계에 있고, 1996년에 준공된 대규모 호수다.
영암 금호 방조제는 4.3km의 바다를 막는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여의도 면적의 24배에 이르는 간척지가 농경지와 공업 용지로 활용되고, 풍부한 농업 및 공업용수를 확보하고 있다.
영암호는 먹이가 풍부한 개펄과 넓은 수면 그리고 따뜻한 기온으로 철새들의 이동 통로이자 중간 기착지로 34종의 겨울 철새가 서식하고 있는 철새도래지이다.
갈대밭
“산티아고 순례를 다녀오면 천국으로 직행할 수 있다. 산티아고로 떠나라”
1189년 교황의 이 한마디에 새천년을 맞은 중세 전체가 요동친다.
천국으로 직행할 수 있는 길이 있다니….
'원죄'와 '참회'의 굴레에 갇혀 살던 중세 사람들에게 이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1095년 끌레르몽 공의회에서 교황 우르바노 2세가 십자군 전쟁의 필요성을 설파하며 외친 "신이 그것을 원하신다(Deus lo vult)."
연설 못지않았다.
곧바로 산티아고로 순례자들이 몰려들면서 가톨릭 세계에서 이슬람 세계를 가로지르는 기다란 '인간 띠'가 생겨난다.
교황은 왜 산티아고로 가라고 했을까?
가톨릭에는 3대 성지가 있다.
예수님이 죽고 묻히고 부활한 예루살렘, 초대 교황 시몬 베드로가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하고 묻힌 로마, 그리고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가장 먼저 순교한 야고보(James, Jacobos, Iago)가 묻힌 산티아고이다.
예나 지금이나 최고의 성지는 예수님의 마지막 발자취가 있는 예루살렘이다.
그러나 예루살렘은 너무도 멀고 이슬람 세계에 있었다.
로마는 가톨릭의 본산으로 언제든지 오갈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이베리아반도 북서쪽 끝자락에 있는 산티아고는 달랐다.
700년대 초 이슬람 세력에 정복당한 이슬람의 땅이었지만 가톨릭 세계는 1000년이 다 돼서 산티아고로 가는 길을 열었다.
그나마도 북쪽 해안을 따라 띠처럼 길고 좁다랗게 이어진 땅뿐이었다.
이런 길을 가는 것은 거의 목숨을 거는 일이었다.
그러나 순례자들은 ‘성인을 뵙고 죄를 용서 받겠다.’는 열망으로 산티아고로 향했다.
이슬람 입장에서는 끝도 없이 밀려드는 순례객들에 대한 두려움도 느꼈을 것이다.
교황은 바로 이 점을 노린 것이었다.
"산티아고로 가라"는 교황의 계속된 칙령은 ‘다시는 우리의 성지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이슬람을 향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가톨릭의 또 다른 십자군 원정이었다.
당시 이슬람의 팽창은 대단했다. 이베리아반도로 건너온 이슬람은 수십 년도 지나지 않아 피레네산맥을 넘어 프랑스 중서부까지 쳐들어왔다.
만약 732년 카를 마르텔이 투르-푸아티에 전투에서 막아 세우지 못했다면 유럽의 스카이라인은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는 고딕 성당이 아니라 이슬람 사원의 둥근 지붕과 미나렛이 장식하고 있을 것이다.
솔라시도대교
Peregrinatio Compostellana는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의 순례지이다.
주로 프랑스 각지에서 피레네 산맥을 통해 스페인 북부를 통과하는 길을 가리킨다.
이 길은 9세기 스페인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에서 성 야고보의 유해가 발견되었다고 알려져 유럽 전역에서 많은 순례객들이 오가기 시작했던 길이다.
산티아고 순례에 관한 배경에는 당시 이슬람 군대의 위협에 이베리아반도의 마지막 보루를 지키고자 했던 정치적인 목적이 강했다.
성 야고보를 스페인의 수호성인으로 모시게 되면서 오늘날 순례길이 생겼다.
러시아, 핀란드,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각지에서 산티아고로 가는 여러 갈래길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프랑스 길’이다.
프랑스 남부 국경 생장 피에드 (Saint-Jean-Pied-de-Port)에서 시작해 피레네산맥을 넘어 스페인 산티아고 콤포스텔라까지 이르는 800km 여정으로 프랑스인들이, 프랑스에서부터 오는 길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하루에 20여 km씩 한 달을 꼬박 걸어야 한다. 연금술사의 파올로 코엘료가 걸어 더욱 유명해졌다.
전설에 따르면 야고보는 이베리아반도까지 다녀갔다는 기록이 있어, 갈리시아에 이장되었는데 후일 그의 유골함이 놓인 도시를 성인의 이름을 따와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라 부르게 되었다.
전통적인 순례 방식은 본인의 집에서 시작하는 것이지만, 주요 경로로 간주 되는 몇몇 길이 있었고, 중세 시대에 번성하던 길은 흑사병과 종교 개혁의 물결에 쇠퇴해 갔다.
1980년대가 되자 매년 수 백 명의 순례자들만 찾는 매우 한적한 순례길이 되었다.
1987년, 유럽평의회가 첫 번째 유럽 문화길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선정하면서, 순례 붐이 일게 된다.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재는 세계 각지의 순례자들이 현대에 순례길을 다시 찾는 계기가 되었다.
솔라시도 대교 : 2022년 12월 9일 개통. 길이 2.2km로 영암군 삼호읍 서호리와 해남군 산이면 덕송리를 연결
솔라시도 대교의 인도교와 자전거 도로
영암호
대불수로 : 영산강 영산호와 영암호를 잇는 수로
영산호와 영암호를 이어주는 공도교 갑문
영산호 연결 수로
수평갑문 : 반원형의 수평을 이루는 갑문을 지탱하는 철 구조물이 인상적
서해랑길 17코스 출발점
서해랑 길이 해남과 영암을 지나 목포에 들어섰다.
진도로 가는 길이 너무 멀고 힘들어 참가자도 적어져 단출한 여행이 되었지만, 풍요로운 해남과 영암의 시골과 바다는 왜 호남지방이 곡창지대이고 넉넉한 삶이 이루어졌는지 알게 되는 여정이었다.
땡볕을 걸으면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올린 것은 당연했다.
해파랑길 770km를 걸으며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는데 실제 해송 님이 50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버스 안에서 들려주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체험담은 두 귀를 쫑긋하고 듣는 감동의 귀한 자리가 되었다.
산꾼이라면 로키의 존 무어 트레킹과 걷기 여행의 진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염원한다.
오늘은 어쩌면 한국에서의 산티아고 순례길과 많이 닮은 코스를 걷기에 호수와 비포장 자갈길을 걸으며 땡볕을 맞는 여정을 즐길 수 있었다.
뽕나무에 열린 오디를 따 먹으며 손톱과 입술에 보라색 물감을 입힌 듯 서로를 쳐다보며 실컷 웃기도 했다.
삼삼오오 함께 걸으며 대화 나누고, 성의껏 준비한 도시락과 반찬을 나눠 먹으며 산티아고 순례길 알베르게를 연상하는 느낌도 받았다.
우린 그동안 많은 꿈을 꾸며 인생에서 꼭 이루고 싶은 일들을 자기의 버킷 리스트로 올려놓고 실천해 왔다.
내일을 꿈꾸고, 미래를 계획하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오늘 무언가를 생각하고 실행해 옮기려면 바로 행동하는 것이다.
몸으로 부딪치고 겪으면 이루지 못할 게 없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한다. 아직 건강이 허락한다면 나의 버킷 리스트를 향해 달려야 한다.
영암호를 걸으며 만끽한 대자연의 아름다움이 지나친 자만과 욕심을 비우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대학교 나무 그늘에서 정답게 나눈 뒤풀이도 너무 훈훈하고 좋다.
대전과의 왕복 거리도 줄고 소요 시간도 짧아지니 해가 질 무렵 도착해 지루함도 덜었다..
버스 기사님의 신속한 팬 벨트 교체로 안전 운행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
임원진의 노력과 회원들의 도움으로 넉넉하고 안전하며 즐거운 서해랑길 여정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세한대학교 영암캠퍼스
첫댓글 그동안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기계처럼 반복하며 나름 열심히 바쁘게 살아온 세월.
그러느라 관심 두지 못한 것들을 이제 걸으면서
주위와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사는 삶을 조금씩 배우는 귀한 시간들입니다.
때로는 혼자 걷고 있어도 길 위에 동행있다는 것이 마음 든든하게 합니다.
청산님의 사진과 글로 또 추억합니다. 고맙습니다. 꾸~벅
잠깐 나를 돌아보면 살아온 인생이 언덕을 오르던 시절에서 종착역 내리막으로 달리고 있음에 놀라곤 합니다.
혼자라면 그냥 지나칠 일들이 동행하는 사람과 함께 걸으면 또 다른 귀한 삶을 인식하는 계기가 됩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귀연을 제가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멋진 글로 댓글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솔라시도대교 바라보며 걸으면서 지루하고 힘든 생각만 했는데 산티아고 순례길을 생각하면서 걸었더라면 더 편하고 즐거웠을텐데라는 마음이 듭니다. 모든 것이 생각하기 나름인데 배움도 얻고 기쁨고 주시는 청산님의 글 고맙습니다.
미소님과 함께걸은 지도 어느덧 20년이 넘었네요. 꾸준히 건강 유지하시고 동행하심에 큰 박수쳐서 응원합니다.
해송님의 산티아고 순례길 얘기를 들으며 더 넓은 세상에 대한 동경심이 생기더군요.
해파랑길도 서해랑길도 어쩌면 인생의 순례길이기에 즐거움과 기쁨이 함께 할거예요. 댓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