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케이블 TV M.NET 대담을
월간 PROUDI 라는 잡지에 실린것을 옮겼습니다
대담 날짜는 미확인 입니다.
몇년 전 이야기 인것 같습니다
사진도 없어져서 산지기가 넣었습니다
- 산지기-
Talk No. 1 자랑스런 서울사대부고 13기 삼총사 거쳐 지금 한나라당 의원인 홍사덕. (주)동서식품 마케팅부에서 시작해서 최고 위치인 사장까지, 국내 커피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맥스웰·맥심 브랜드를 최고조로 업그레이드시켜 20년간 국내 커피 시장의 선두를 달려온 신화적인 존재, (주)동서식품의 김용언 사장. 역시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가장 어려운 시기에 기아를 일으켜 세운 전설적인 인물인 김무일 부사장. 이 3명은 서울사대부고 13기 동창 중에서도 유명한 인물이다.
기아자동차 김무일 부사장은 서울사대부고 13기 동창회장이며, 홍사덕 의원은 지난 동창회에서 자랑스런 친구로도 선정되어 전 동창생들의 마음이 적힌 특별한 도자기를 선물받았다. 김용언 사장은 친구들 중에 각별한 우정으로 인기가 많다. 케이블 TV m.net 채널 F의 <거인들의 저녁식사> 프로그램에 이 3명의 거인이 출연하던 날, 프라우디도 그들의 저녁식사에 같이 초대되었다. 학교에서 유명했던 한 친구하고 삼성 이건희 회장하고 붙은 거야. 이건희는 그 당시에 말도 잘 안 하고 정말 떡두꺼비 같았는데, 알고 보니 이건희가 먼저 붙자고 한 싸움이었어. 도서관 뒤에서 붙었는데, 내가 양쪽 가방 들고 심판 봤지. 근데 막상 붙으니까 건희가 힘이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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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일 이건희는 그냥 레슬링협회 회장이 아니라 실제 대회 나가서 메달도 받고 그랬어. 서울사대부고 13기가 좀 유명하지.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많아. 정계, 경제계, 예능계 인사들이 골고루 다 있어. 특히 여학생들이 우수해. 지금 숙명여대의 학장도 우리 기수고, 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여학생 동기들도 상당해. 13기는 선후배들이 아끼는 기수이기도 하지. |
Talk No. 2 홍사덕 문예 낭독회 사건 홍사덕. 고등학교 시절부터 지금 정치판에서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괴짜인 홍 의원 자신은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문예 반장으로 활동하던 시기에 당시 명문학교들의 합동 문예 낭독회를 손꼽았다. 고등학교와의 합동 문예 낭독회였는데 지금 문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똑똑한 놈들이 많이 참여 했었던 해였어. 문예반 반장이라 당연히 학교 대표로 시낭독을 해야 하는데 내 머리에서 무슨 시가 나오겠어. 결국 단상에 올라가서 '무제' 한 마디 하고 5분간 엄숙한 표정 짓고 있었지. 머리 좋은 놈들이 많이 왔으니 자기 나름대로 막 생각 한 거야. 단상에서 내려오면서 학생들 보니까 고개를 끄덕끄덕거리고 있는 거야.
딴생각하나 보다라고 생각했어. 근데 지우개 빌려가는데 전혀 모르는 거야. 그때 생각했지. 집중력이 대단하구나. 하려고 오신 거야. 국어 선생님이셨는데 그날 우리 반이 국어 수업이 없어서 국어책이 없었던 거야. 선생님이 국어책 가져온 사람이 책 읽으라고 시켰는데 홍 의원이 손 들고 읽겠다고 한 거야. 그러고서 책을 읽는데 알고 보니 책 내용을 외워서 줄줄 읊는 거였어. 친구들은 황당했고 선생님은 놀라셨지. 기억력이 정말 대단해. 홍사덕 맥스웰 커피 대신해서 건배! 김용언 맥스웰말고 맥심도 나와.
Talk No. 3 좀더 대범하게, 좀더 위트 있게 장난치기 후에 전학생이 있으면 일으켜서 그 학생이 어느 정도 되는지 수준 테스트를 하셨어. 전학생이 대답을 못하면 그것도 못하면서 이 학교 왜 들어왔냐는 소리를 하시곤 했거든. 근데 전학생이 대답을 못하고 있자 홍 의원이 옆에서 '기초가 없어서 모르겠다고 그래'라고 말한 거야. 친구들은 옆에서 너무 재밌었지만 웃지도 못하고 오히려 걱정했지. 홍 의원이 체벌 받든가 아니면 반 전체가 단체기합을 받을까봐. 근데 선생님이 '아! 기초가 없는가!' 하면서 파안대소하셔서 넘어갔어.
홍사덕 말썽부려서 많이 맞은 건 김무일 부사장이지 . 한 자도 모르실 것 같은 한문 선생님이 들어오셨는데, 홍 의원이랑 무일이랑 짜고 프린트가 안 보여서 읽어달라고 한 거야. 선생님은 못 읽으니까 대신 학생 시켰지. 홍 의원이 문제-답 다 불러버렸어. 교내에서 우리 반 영어 점수가 가장 잘 나왔지. 그래서 문제 됐었어. 결국 홍 의원이랑 무일이가 걸려서 교무실 복도에서 무릎꿇고 손 들고 있었지.
김무일 학창 시절로 돌아간다면 하고 싶은 일? 많지.
꼭 하고 싶어. 막 덤벼들어 공부했으면 악상 떠오를 때 적을 수 있을 텐데. 그냥 녹음기에 멜로디 녹음하고 아들한테 채록하라 하거든. 자다 일어나면 녹음기가 주위에 없을 때가 많아. 악상이나 멜로디는 금방 없어져 버려. 시간 지나면 똑같은 악상을 생각해낼 수가 없어.김용언 홍 의원은 리버럴 하면서 크리에이티브하고 로맨틱해. 난 다시 고등학생으로 돌아가면 체육을 아주 체계적으로 해서 그 방면으로 특출났으면 좋겠어. 홍사덕 체육 30점.
Talk No. 5 남자 셋이 모이면 빠질 수 없는 얘기, 군대 이라고 홍 의원이 강조하는김무일 부사장 역시 해병대 출신. 김용언 사장은 ROTC 장교 출신. 군대 역시 세 친구가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홍사덕 다들 지원해서 군대 갔어.
심하게 받았잖아. 월남에 소대장으로 가서 실전 경험도 했고. 8년 만에 제대해서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웠지. 그래서 이 길로 계속 가려고 했는데, 해병대와 해군이 통합될 때 그냥 주저 없이 나와서 현대로 갔지. 무일이랑 나는 힘든 사회생활에 치열했던 군대생활이 많은 도움이 됐지. 그리고 홍 의원 같은 경우에도 자의적으로 조국을 위해 지원했기 때문에 정치를 할 때에도 당당하다고.
Talk No. 6 칫솔부대, 양갓집 규수와 결혼하다 부잣집 아들인 줄 알고 좋아하셨다고. 하지만 정작 홍 의원의 실상 - 시골 가난한 세탁소집 7남매의 장남으로 홀홀 단신으로 서울에 올라와 서울사대부고를 졸업한 후 상의 주머니에 칫솔 하나 꽂은 채 서울대 문리대 강의실을 주 거주지로 삼고 있었던 칫솔부대 - 을 아시고 강경하게 반대하셨다고 한다. 그때는 많았어. 근데 단칸방에 사는 칫솔부대 홍사덕이라는 것을 장모가 알고는 '하늘이 노래졌었다'라고 후에 말하더라구. 진짜 처음엔 단호하게 거절당했어. 그때 명륜동 처가집에 큰 온실이 있었는데 내가 다 때려부순 걸로 소문이 났는데 그건 아니고 1할 정도만. 장인어른은 동경제대 나오고 자유당 장관 하시던 대단한 분이셨는데, 장인에게 '딸 내놓으시오' 했더니 '두고 보자' 하시더라구. 그후로 장인이 오랫동안 두고 본 거야. 졸업하고 여러 군데 시험 붙고 하니깐 우리 딸 밥 굶길 위인은 아니다, 생각하셨던 거지. 근데 실제로 장인은 나를 처음부터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대.
Talk No. 7 사랑하는 아내에게 사실을 너무나 잘 아는 이 세 친구들이 아내에게 미안했던 점들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홍사덕 너무 많아. 결혼 허락받지 못할 때도 아내에게 너무 미안했어.
결혼을 했고, 이사도 많이 다니고. 제대를 8년 만에 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사회 진출도 훨씬 늦었고. 현대 들어가서 울산 노사 분규 심할 때는 집에도 자주 못 가고. 홍사덕 자주? 거의 안 들어갔지.
말이 대기업에 입사하면 직장이냐, 가정이냐, 한 가지를 선택해야만 한다고 그랬었거든. 기업을 회생시켰지만 집에는 좀 미안해. 홍사덕 좀? 많이!
집사람이 너무 친절해. 일요일에 아침 일찍 나가서 늦게 들어와도 오히려 더 친절. 근데 오히려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 더 다퉈. 장인, 장모의 교육이 좋아서 그런 거 같아. 짜증날 텐데 내색 안 하고, 고맙지. 신혼 때는 잠 사이클이 안 맞아서 고생했어. 나는 9시에 자서 새벽 4시에 일어나는데 집사람은 12시, 1시도 초저녁인 거야. 잠궁합이 안 맞아서 결국 내가 맞췄지. 요새는 12시쯤 자고 깨어나는 건 그냥 비슷하고. 잠을 많이 줄였어. 결혼 후 습관이 된 거지. 인생에서 시간을 아낀 셈이어서 도움도 되고.
친구들한테 뭘 빌려달라거나 도와달란 적이 없었거든. 쪼들리면 항상 집사람이 주위 사람에게 부탁하고.
Talk No. 8 한국 남자들의 우정, 세 친구의 우정 영화 <친구> <신라의 달밤> 봤지. 확실히 사회 친구보다는 학교 친구야. 여기서 하나 말하고 싶은 게 있는데… 동창 중에 불우하게 살다가 작고한 친구가 있는데, 그 사람 뒷바라지를 용언, 이 사람이 다 했어. 결혼식이나 행사 있으면 용언이는 한 번도 안 빠지고 다 왔어. 뿌듯해. 그런 멋진 우정은 곁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 그래서 김 사장은 친구들 사이에서도 존경받아. '이해를 초월한 우정의 사나이'로 불리지.
오래가야 된다는 것'이라고 나오잖아. 그리고 그 당시 선생님들의 교육이 좋았던 것 같아. 살아가면서 느껴. 성경에도 처음과 끝을 같이 하라는 말이 있어. 홍 의원과는 해병대에서 동락을 했는데 한번 이어진 인연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거지.
그대로 인정하는 게 중요해. 인격체로 존중해야지. 너무 어렸을 때 모습만 기억하지 말고 커나가는 모습에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서로 존중할 부문은 존중하고.
홍사덕 의원, 김용언 사장, 김무일 부사장. 학창 시절 공통된 기억 중의 하나가 학교 근처 을지로 5가 방산시장에서 파는 딱딱한 옛날 꽈배기. 모양도 볼품없고 한번 먹으며 입천장이 다 해져버리지만 그래도 그 시절 가장 맛있게 먹었던 군것질거리가 바로 꽈배기라고 입을 모았다. 세월은 흐르고 이제는 꽈배기를 함께 먹을 수 없는 나이가 되었지만 남자들의 두터운 우정은 흐르는 세월을 탓할 필요가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