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2차 백두대간 산행 (백두산행 누계 416.11km)
1) 언제 : 2017.4.29일(토) 맑음
2) 어디를 : 경북 예천군 상리면 저수령에서 여주시 풍기읍 죽령까지 걸었다(20km)
3) 누구와 : 나. 강선생
4) 산행 이야기 : 금년부터는 백두산행을 매월 마지막주에 이틀간 걷기로 했었다
이번 산행은 금년들어 두번째 출발했고 차량은 아내의 차량으로 같이 출발했다
언제부턴가 백두산행을 셋이서 하는 셈이다
지난달 벌재에서 저수령까지 걸었고 오늘은 저수령에서 죽령까지 20km을 가려고 한다
저수령부터는 월악산 줄기를 내려 놓고 소백산(小白山1,439) 줄기의 시작이다
소백산! 마음에 품고 있었던 소백산 자락에 드디어 스며든다
지난달 걸었던 대미산과 차갓재구간이 백두대간의 중간지점이기도 하는데 길을 잃어 호되게 고생한 기억이 있고 백두대간을 하겠다는 것이 남이 하니까 나도 해보겠다는 어설픈 호기였는지 모른다
그러나 갈수록 먼 거리를 접근하는 문제와 산행후 피곤한 몸으로 운전하고 되돌아가는 문제,그리고
수험생 담임을 맡은 강선생의 시간적인 문제, 또한 긴 구간의 체력적인 문제 등등 쉬운일은 애초부터 아니였다
암튼 나이 55세에 호기로 시작했고 막연한 짝사랑으로 시작했던 그 백두대간 산행길이 어느덧 중반을 찍고 이제는 점점 짧아져 가는 길이 되었고 현재의 속도로 간다면 2018년 10월쯤에 끌낼 계획이다
백두대간 남한 구간이 지리산에서 설악산 향로봉까지 지도상 거리로 684km 이고 접근거리를 포함하면 대략 800km쯤 될 것이다
나는 대간종주를 혼자서 하는 분들을 가끔 만나곤 한다 그들은 정말 대단한 분들이다
나도 혼자서 해 보려고 했었고 그러나 혼자서 했었다면 아마도 이미 포기 했을지 모른다
지금은 동행 하는 친구가 있어 외롭지 않고 안전하며 여러가지로 다행스럽고 친구가 고맙다
사실 적막한 이른 새벽 깜깜한 밤에 높고 깊은 숲에 들어 간다거나 가파른 절벽를 오를 때면 오금이 저릴 때가 한두번이 아니였기에 왠만한 담력이 아니면 도전하기 힘든 일이였다
이번 구간 산행도 쉽게 생각하고 시작했으나 도솔봉을 지나 급락한 체력 때문에 힘들었었고 동행 하는 친구가 있어 참아 내고 무사하게 완주했던 구간이였다
그래서 동반한 강선생이 고맙고 주말이면 남편을 산에게 빼았겼다는 아내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산행후에 예천군 삼강주막과 회룡포마을 전망대에 들러 이 땅의 산을 돌고 들녁을 적시며 마을를 휘감아 돌다 낙동강까지 흐르는 아름다운 모래의 강 내성천을 보고 문경온천 숙소로 가서 다시 내일을 위해 쉬었다
예천시에 있는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자고 새벽 3시30분 호텔을 나선다
사거리 김밥천국에서 한개의 김밥을
나누어 먹고 각자 한롤의 김밥을 사고
예약한 택시를 타고
오늘의 들머리인 저수령으로 향한다
택시기사님께 인증사진 한장 부탁하고
새벽 4시30분 산행시작이다
저수령은 경북 예천시 상리면과
충북 단양군 대강면의 경계인 도계(道界)고개인데
해발850m로 고도가 높은 고개이다
높고 깊은 산중에
인간의 길을 내어준 저수령은
길이 나기전에
숲이 우거져 고개을 숙이고 넘어야 했기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것과
이 고개을 넘어온 왜적의 목이 잘려다는
의미의 썸찍한 의미의 이름이 이라고도 한다
이곳은 휴게소와 주유소도 있으나
차량 통행이 적어 현재는 휴업한 상태이며
인적이 아주 드문 고개이고
오늘 타고 온 예천 택시기사님도
처음 올라온 고개라고 하신다
서쪽으로 문복대(1,077m)와
동쪽으로 뻗은 산마루는
촛대봉(1,080m)과 시루봉(1,116m)을 향해
유장하게 뻗어 질 것이다
산행을 시작하면서
" 돼지 친구
내 생애 하고 싶은 일 한가지"
리본을 남긴다
청순하게 핀 진달래가
수줍게 맞이 하고
새벽 숲은 바람 한점 없고
고요하며 하늘거리는 진달래는
청순한 여인의 향기같이
향긋하고 아름다우며
반갑기 그지 없다
얼마나 올랐을까?
아직 뻑뻑한 무릎과 다리
아직 자연스럽지 못한 심장의 고통을
감내하고 한참을 오르니
촛대봉에 이른다
친구의 새벽 미소를
카메라에 담아 보고
촛대봉에서 시루봉으로
가는 길에 동해에 뜨는
새벽 일출을 본다
일출을 배경으로
친구 모습
정직한 하루는 시작되고
세상은 다시 어제 처럼 흐르고
이 산 아래 인간 세계는 다시
때론 경쟁하고 싸우며
속고 속이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인간 세상이 있지만
우리는 오늘
이 산 마루를 걸으며
차라리 내가 행복하다고
위안을 삼는다
친구야!
땀나게 걸어보자
산 마루에
살아 가는 숲이 건강하고
깊어서 다행스럽다
어느덧 날은 밝아 오고
두 시간쯤 걸었나 보다
배재에 이른다
친구야 !
잠시 쉬어 가세나
도솔봉(1,315m)까지는
그리 힘들지 않은 구간이다
낮으막한 산을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며
마치 군대에서 사열이라도 받는것 처럼
진달래가 만개한 마루길은
날아 갈것 처럼 기분이 좋다
묘적봉 아래 묘적령에 이른다
오늘구간의 중간지점이다
여기서 죽령까지는 9,6km가야 한다
누군가 락카로 묘적봉 표시를 했으나
곧 잘못 된 표시임을 알게 된다
풍경 1
풍경 2
저 멀리 죽령 아래
중앙 고속도로가 히미하게 보이고
경북 영주시와 풍기읍이 보인다
풍경 3
걸어 왔던
솔봉과 싸리재로 흐르는 마루길
풍경 4
왜 이리 경치가 좋은가?
경치를 즐기느라 가는 길이 더디다
조금 늦은들 어떠하리
오늘은 미세먼지도 없고
안개도 없으며
조망이 기가 막히게 좋아서
걷다가
보다가
사진도 남기고
이야기도 나누며 걷는다
묘적령에서 1km쯤 더 오니
묘적봉(1,148m)이다
락커로 쓴 묘적봉 글씨는 잘못 쓴 표시였다
저 뒤로 보이는 곳이
도솔봉(1,315m)이다
묘적봉에서 아침겸 점심을 먹는다
예천시 사거리 김밥천국에서
사 온 김밥한줄로 간단하게 해결하고
도솔봉(1,314m) 에 오르는 길은
잘 만들어진 데크 계단이 있어 쉬웠으며
오르다가 계단과 도솔봉을 올려다 보았다
순간 지리산 반야에 오를 때의 느낌이 돈다
오래전 처음 반야에 오를 때
철쭉이 피고 날씨가 화창했으며
비슷한 날씨였나 보다
마치 하늘나라 천상공원에
오르는듯한 느낌이였다
도솔천은
석가모니가 부처가 되기전에 머물던 곳이며
미륵보살이 설법하러
지상에 내려 가기전에 머물던 곳이다
도솔봉은 도솔천을 닮은걸까?
그 어떤 기운을 느끼는데
잠시나마 순간 소름이 돋는다
도솔봉을 지나면 편하고
가까운 길인 줄 알았다
그런데 삼형제봉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데 여간 힘들다
새벽부터 도솔봉을 지날때까지
8시간쯤 걸어 체력이 바닥이 났나보다
산행 후반부에는 체력적은 것들을
감안해야 할 일이다
사과 한개을 나누어 먹고
마지막 힘내어 보세나
어느덧 산행의 끝이 보이고
한시간여 내려가면 죽령이다
문경에 있을 아내에게
죽령으로 오라는 전화를 하니
이미 죽령에 도착 해 있다고 한다
오후 2시30분 죽령에 도착한다
도상거리 19,71km를
10시간쯤 걸었다
조망하며 기억에 담느라 시간을 보내고
마지막 삼형제봉을 지나며
체력적으로 힘들어
예상보다 1시간정도 늦게 도착하며
백두대간 22차 구간
오늘의 저수령에서 죽령구간을 끝낸다
나와 아내
그리고 친구
마누라 사진 좀 잘 찍으시소!
사진이 비틀어 졌잖혀!
타박일까?
사랑일까?
죽령주막에서
막걸리 한사발 들이키니
맛이 일품이고
세상이 내것 이로세...
반대편 단양쪽 죽령은
넓은 주차장과 휴게소도 있으나
멋은 없고
이곳 풍기쪽 죽령 옛길 주막은
느티나무 아래 소박한 초가지붕과 장독대
옛멋을 간직한 멋진 주막이다
장안사(長安寺)위
회룡포 전망대에서
다시 내일의 산행을 위해
문경온천으로 가는 길에
예천 회룡포(回龍浦) 전망대에 들렀다
낙동강 지류인 이곳은 4대강 사업의
삽질을 안한 물줄기가 이쁘고
살아있는 강이였다
강물과 모래가 같이 흐르는
모래의 강이였으며
화룡포 마을을 350도로 휘감아 돌다가
흐르는데
좌에서 우로 흐르는지
우에서 좌로 흐르는지
도저히 분간이 안간다
나중에 주민에게 물으니
강은 우에서 좌로 흐른단다
회룡포를 보고 나서
삼강주막도 들러 보고
문경으로 향한다
곧 바로 산행기를
쓰지 못하여 느낌이
다소 날라가 버렸지만
사진만으로도 기억이 새록하여
생각나는 대로 썼다
2017년 4월 29일(토)맑음 걷고
6월 4일 (일) 썼다
나는 돼지 친구
예성 기남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