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의 이음
백화 문상희/시인 수필가
새해 첫날 비몽사몽 숙취를 짊어진 채 잠을깼다
간밤에 지인 과의 임인년 이별가를 부른 술자리
어렴풋이 기억나는 스쳐지난 이야기
내일 전통차나 한잔합시다 밑도 끝도 없는 약속
양력이지만 정초 나들이 기분이 참 좋다
운전대에 앉은 이 언제나 과묵한 가마골 시인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도착한 가평 땅
큰 도로를 조금 벗어난 한적한 전원마을이다
먼저 전통 삽살개 삽이와 살이가 반갑게 맞이한다
그야말로 설경에 둘러싸인 고풍스런 전통 찻집
기별을 안했는지 문은 열려있으나 기척이 없다
그제서야 기억이 난다 동생이 가평에 산다는 말
안으로 들어서자 의아심은 사라지고 기암을 토했다
찻집이 아닌 어느 박물관 전시장에 들어선 느낌이다
오밀조밀 도자기에, 벽에 늘어선 수공예 작품 들
예전에 필자가 선물 받은 고무신까지 눈에 들어왔다
이관희 시인에게 들었던 칠형제의 칠인 칠색,
저마다의 특출한 재주를 가지고있다는 이야기
새하얀 미소에 단아한 한복 차림의 주인장
고고함이 묻어나오는 고운 차림새의 반가운 인사
한때는 종로에서 잘나가는 한복집을 했었단다
그러나 내면에 잠재한 끼와 손재주를
어찌 한복 만들기로 만족할 수가 있었겠는가
덧없는 세월 복잡한 도심을 등지고 여기로 왔나보다
짐작컨대 넓이나 규모를 봐서 평생 모은 재산을
모두 쏟아부운 모양이다 본인이 하고싶어 시작한
일이라 바닥에서 천장까지 작품성을 뛰고있으니
수많은 정성과 몇곱절의 돈이 들어갔다니 말이다
다녀간 사람중에 건축가를 소개받아 같은 모양새로
집을 지은 내,외국인까지 있다하니 단연 독보적이다
가게라고 볼 수가 없는 작업실까지 갖추고 있으니
그저 좋아서 하는, 상술도 보이지 않는 카페이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한올한올 꿰어 만든
수공예품과 독특한 창작으로 만들어진 작품 들
내세우지 않아도 입소문에 인사동까지 소문났단다
작품마다 정성이 베어나와 구입자 또한 많다고한다
후덕한 주인장께서 오목조목 친절한 설명과 더불어
미소 가득 담은 차한잔에 한겨울 마음이 녹아내린다
고운글 문학회 행사도 흔쾌히 수락해 주셨으니 더욱
고마운 일이요 머릿속에선 벌써 행사가 구상중이다
그것뿐일까 또 한번의 놀라자빠질 일이 벌어졌다
바로 옆집에 살고 있는 동생분이 곱게 인사를 한다
도자기 공방을 한다는 문과출신 재주꾼 여동생이다
문을열고 들어선 도자기공방 전시실의 놀라운 광경
1층 2층 가득 메운 독특한 문양의 도자기들
정형의 틀을 벗어난 오직 자신만의 창작 세상
보고 또 봐도 놀라움에 나자신을 제어할수가 없다
도자기에 문외한 필자는 그저 탄복할 수밖에..
일반 가게에서는 구경할 수도 없는 수작들이다
시인이 시상을 자아내듯 제각기 순수 창작품이요
한켠에 제자를 길러내는 작품도 눈에 들어오고
주인장까지 가마골 시인처럼 과묵한 여인이다
두집을 오가며 느낀것은 칠형제의 독특한 손재주
분명 이유가 있을것이라 느낀 것을 확인했다
놀라운 부친의 유품, 친필 한시 모음집을 본것이다
기막힌 필체에 의미가 부여된 한시 창작품이다
시대를 잘못 선택해 세상에 태어나셨을까..
초야에 묻혀사는 기인을 세상이 외면한것일까..
가족 부양에 가난이 문학계 진출을 막았을까..
읍사무소 공직생활 몇년이 모두였다니 허허 참,
가마골 시인을 처음 만났을때 단번에 알아봤다
필자와의 만남이 우연이 아니라 천우신조인것을..
부친의 뛰어난 유전자를 칠형제 모두 물려받았으니
시인이 된것이고 이름 그대로 갓관(冠)을 쓴것이다
가마골 시인 형제들의 이야기를 모두 쓸려면
아마도 수필집 한권으로도 부족하리라 생각한다
저마다 가진 독특한 재주들이 그저 부럽기만 하니
글쟁이라 자부하던 나자신이 초라해지는 것이다
준비되지 않은 방문이라 카드만 달랑 들고 왔으니
빈지갑에 충동적으로 욕심나는 것을 살수도 없고
순수 창작품인 빛깔 고운 작품에 카드를 내밀수도
없으니 어찌할까 그저 감탄만 했을 뿐이더라
세상사 견문을 넓혀 가며 자기 발전을 이루기 위한
배움에는 끝이 없는게 진정한 삶인가보다 싶다
기어코 본명 사용과 얼굴 사진찍기의 극구 사양에
재방문 인사를 뒤로하고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이 글은 즉흥적으로 쓴 기행수필이라 이해도가
다소 떨어질수도 있으니 사진을 찬찬히 살피시면
도움이 될 것이요, 광고성도 아닌 꾸밈도 없는
순수한 체험적인 글임을 밝혀두는바입니다.
*기행수필이라 사진이 많으니 천천히 살펴보세요*
*백화 문상희, 가마골 이관희, 고두밭 참꽃 우순화*
*궁금하시면 위, 아래 naver 검색해 보시와요*
*카페 해후, 나련도예공방*
*가마골 이관희 시인 부친 친필 한시집 및 붓글씨*
*돌에 새겨 넣은 이관희 시인 부친 친필 붓글씨*
*전통차 카페 해후 동영상*
*나련도예공방 동영상*
*위는 천통차 카페 해후, 아래는 나련도예공방 사진*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강호엔 참 고수들이 많군요.
그렇습니다 백수광부님~!!무림천하
강호가 아니라 재주천하 입니당~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