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09년 한국문인협회 예산지부에 가입했습니다. 그동안 “예산문학”카페 『투덜투덜』란에 게재한 글을 모아 다시 올려 보려합니다. 20년 넘게 공직생활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면서기입니다. 공직생활을 하게 되어 많은 사람을 접합니다. 더러는 슬픈 일과 기뿐 일들이 저의 주변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글이 전혀 감동적이지는 않습니다. 짧은 글이지만 예쁘게 읽어 주었으면 고맙겠습니다.
노부부의 아름다운모습 보다.
오늘은 고덕면사무소에서 당직근무를 했습니다. 저녁 7시 20분경 나이가 80정도 보이시는 남자분이 허겁지겁 면사무소에 들어 오셨습니다. 가족관계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를 발급 받으러 오셨습니다. 이미 업무가 끝났는데 발급해드릴 수 없었습니다.
"무슨 용도 그것이 필요하냐!" 며, 여쭈어 보았습니다. 신부님이 세례를 주신다며 오늘 저녁까지 발급해 오라고 하신 것 같습니다. “저녁 늦게 일을 하다가 잃어 버렸다가 갑자기 생각나 지금 왔다.”며 좌불안석하셨습니다. 조금은 제 자신이 당혹스럽더군요. 도저히 발급이 안 되고, 발급해 주어서는 안 되는 열람용 [본 열람용 문서는 열람 후 반드시 파기하여 주십시오.(관서 외 유출금지]으로 면장 직인 대신 저의 이름으로 발급해 주었답니다.
할아버지는 호주머니에서 만원을 꺼내 사례비라며 주기에 저는 받지 않았답니다. 면사무소 바깥을 내다보니 봉산면에서 일을 하다가 경운기에 부인을 태우고 온 것 같았습니다. 바쁘게 사시는 노부부 모습이 오늘 따라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밤늦게 고덕면사무소 방문해주신 할아버지, 할머니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그리고 두 분께서 신부님한데 세례 받기를 염원해 봅니다. (2009.06.22)
고소한 참기름 나누어 주다.
오늘아침 오가면 원천리 매형이 운영하는 오가자동차 운전학원에 갔습니다. 여름 방학이 되어 대전에서 내려온 딸이 운전면허취득을 위해서 아침 8시까지 가야 한다하기에 그곳에 대려다 주었습니다. 고덕면사무소 출근하기에는 시간이 남았습니다. 고덕면 구만리 구만교 다리 도달하기 전 신암면 별리 마을에 들렸습니다. 그전에 없었던 새집이 신축되어 있어 가보았습니다. 음료수도 준비되지 않지 망설이다 그 집에 들르니 아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신암면사무소에서 2년간 산업계장 하다 고덕면사무소에 온지 또 1년이 지났습니다. 사실 3년 전 새집주인을 무허가 축사 신축하여 농지법 위반으로 예산경찰서에 고발했습니다. 대전지방 홍성법원에서 0년의 실형과 집행유예 0년, 사회봉사명령 000시간을 그분에게 가혹하게 내려지더군요. 그런 것이 인연이 되어 그 분은 1년에 두 번씩 찾아오는 명절에 꼭 선물(술)등을 사서 고덕면에 온답니다. 저도 두 번씩 그 집을 방문한답니다. 오늘도 신암면 젖소아주머니는 우유 짜기에 바뿐지 남편에게 "식탁 위에 참기름 병이 있으니 저에게 주라."하고는 우유 짜기에 열중하셨습니다. 출근길에 받아온 피티 병에 가득 찬 참기름은 오늘따라 저의 어머님이 주시는 것보다 맛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참기름이 필요 하신 예산문학 카페 회원 여러분이 연락 주시면 한 종자기 담아드리겠습니다. (2009.06.24.)
세상에 이런 일이
어제는 저녁 5시가 다 되어 "예산00민간교류협의회 부회장 자녀 교통사고 사망, 명지병원" 라는 메시지가 왔습니다.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광시면 산업계 직원입니다. 청양대학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습니다. 충남도립대학의 혜택을 받아 공무원 특별채용 되어 예산군청에서 수습을 받았습니다. 수습기간이 끝나자 광시면사무소로 발령 받았습니다. 나이가 만 22세, 참으로 어이가 없었습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고덕면에 부친은 건설업을 하는 관계로 면에 자주 왔습니다. 비가 갑자기 많이 내려 휴일 반납하고 광시면사무소 근무하러 나와서 농작물피해조사하고 귀청하다 덤프트럭 운전수한테 죽음을 당했습니다. 잘잘못은 사후에 밝혀지겠지요.
사망한 직원은 올해 방송통신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습니다. 내년이면 공직생활 2년이 되어 행정 8급으로 승진할 예정 이였습니다. 승진하면 군대 갈 예정이었습니다. 새벽에 문상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하염없이 내리는 비가 정말 원망스럽게 느껴집니다. 이승에서 이루지 못한 꿈들이 하늘나라에서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009.07.14)
나의 마스코트 딸기코 덕분에 살맛납니다.
어제 모임이 있어 예산읍 산성리에서 저녁식사 하였습니다. 노래방에서 2차도 했습니다. 집으로 귀가하기 전 김밥나라에 들렀습니다. 간식을 사서 그 집을 나오는데 점원이 군만두 포장해서 1개를 더 주더군요. 두 달 전 비닐봉지에 담을 때 계산한 군만두를 빠트려 혹시나 하고 기다렸다며 추가로 드리는 것이니 가져가라 하더군요.
그 당시 택시타고 집으로 돌아와 보니 한 가지가 빠졌더군요. 술이 취해 택시 안에다 군만두 놓고 왔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제서야 그때의 의문점이 풀려 참으로 다행스럽습니다. 그보다도 어떻게 제 얼굴을 알아보고 두 달도 넘었는데 김밥 집에서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기억했다가 챙겨주시는 주인 마음씨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제 코가 잘생겨서 김밥주인이 기억했나 봅니다. 아니면, 제가 인물이 출중하여 기억했나하는 착각속의 생각을 감히 가져봅니다. 요즈음 예산에서 좋은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흐뭇해집니다. (2009.08.13.)
시인이 부럽다.
어제 저녁 숙직하면서 예산문학 카페에 접속하고는 밤이 가는 줄 몰랐습니다. 아침 5시30분에 예산군청 당직실에서 한 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삽교읍 수촌리에서 홍북 방향으로 가다 보면 수촌교 다리가 무너지고 창고가 무너져 차량들이 통행 할 수 없다."는 다급한 내용이었습니다. 다행이 아끼고 사랑하는 대학교 후배가 전화를 하였기에 망정이지, 다른 직원이 왔으면
"알았어! 마! 나가 보면 알게 아냐!"라고 평소대로 말을 했을 것입니다. 오늘 따라 그렇게 하지 않아 다행입니다. 예산문학 카페 가서 자주 지키다 보니, 이제는 언어의 순화가 많이 된 것 같습니다. 삽교읍사무소 도착하여 환하게 불을 지폈습니다. 그러고 나서 예산문학 카페도 돌풍피해로 이상이 없나 세심히 살펴보았습니다. 읍장, 부읍장, 산업계장, 담당자 4명에게 차례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다행히 1명만 전화를 받더군요. 그곳으로 달려가는 도중에 장대비가 주룩 주룩 내렸습니다. 천둥번개가 쳐서 걱정이 많이 되더군요. 그곳에 도착해 보니 수촌리 이장님 한 분만 돌풍피해 현장에 나와 있었습니다. 19년 전 정부보조금을 받아 신축한 농산물 간이집하장이 돌풍이 불어 지붕이 10m 이상 바람에 날려 도로 중앙에 살며시 앉아 있었습니다. "어이 민원계장 왔어! 왔으면 빨리 치워야지"하며 저를 무척 반기더군요. 부실공사 하신 분은 이마에 머리털이 없으신 분인데, 이미 사망하셨다는 말을 이장님한데 들었습니다. 그 사람이 정말 원망스럽더군요. 홍성에 있는 고물상 집게 차 2대 출동했습니다. 읍장, 읍장, 환경미화원, 직원 여러 명이 비상근무하며 일한 결과 차량통행이 가능한 시간은 아침10시40분이 넘었더군요,
3시간 동안 집게 차 일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황홀했습니다. 기사는 차량에 앉아서 기계를 이리 저리 돌리며 능수능란한 모습을 시로 표현하고 싶더군요. 하지만 저는 워낙 시에는 소질이 없습니다. 아직 “갈등”이란 습작 시 1988년도에 한편밖에 쓰지 못했습니다. 시를 쓰시는 분들이 오늘따라 한없이 부럽습니다. (2009.10.17)
예산문학 26집 나누어 주다.
어제 예산군청 12월중 월례회의(예산문예회관)참석했다가 한용수 사무국장을 만났습니다. 그곳에서 예산문학 26집 10권을 받았습니다. 책을 받는 순간 고민거리가 생겼습니다. 나누어 줄 사람은 많고, 책은 한정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2009년 제1회 예산어린이 편지글쓰기대회에서 삽교초등학교 4학년 홍성민 학생이 동상을 받았습니다. 오늘 출근길에 그 집에 들러 예산문학 제26집을 학생 어머님에게 건네주었습니다. 그 학생의 어머니는 그녀는 청각장애자였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5년 전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삽교읍 두리 중국집에서 일하면서 오토바이로 배달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았습니다. 처음 접한 저는 그 학생의 어머니는 조선족인줄 알았습니다. 말을 못하여 가격을 물으면, 손으로 숫자를 표시하곤 했습니다. 삽교읍사무소에 근무하는 동료직원이 알려주어 그 학생의 어머니 언어장애자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길거리에서 그녀를 만나면 신문에서 나의 기사와 사진을 봤다는 제스처로 의사표현을 하곤했습니다. 나는 그녀의 말을 알아듣고는 엄지손가락으로 알았다는 무언의 표현을 하곤 했습니다. 한용수 사무국장님은 어린이글짓기 심사위원님과 심사하던 날 어린학생들의 글을 읽으면서 눈물을 펑펑 흘렸답니다. 진솔한 글 482편 응모되어 심사하는데 고생하였다는 후일담도 들었습니다. 예산문학 26집을 내일 입상한 예산군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소포로 보내 주려합니다. 내일 오후 5시 천안시 두정동 <떳다횟집>에서 고등학교 동창모임이 있습니다. 그날 사회도 보아야 하고, 감사패도 만들어 전달해야하는 사무국장 중책을 맡고 있답니다. 내일 천안에서 고등학교 졸업한 친구들이 나에게 욕을 하더라도 땡땡이 치고 싶습니다. 예산문학 제26집 발간 기념식에 참석하려합니다. 예산문학 26집을 더 달라고 애원 좀 해 보아야겠습니다. (2009.12.02)
첫댓글 참 소중한 이야기들이네요
훌륭한 수필이 되어 입가에 미소감돌게 합니다
피천득님의 <인연>에 나오는 "아사꼬"라 인물은 금아 피천득이 애타게 보고 싶어했던 여인이 아니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가공인물이라 문학사적으로 소설로 분류되어한다.
그의 작품 <수필>도 시로 분류 해야 한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솔솔 나오고 있습니다.
그 만큼 수필은 붓가는 대로 쓰는 글이 아니고, 수필쓰는 일은 힘든 작업같네요.
이모저모 갈고 닦아 더욱 진솔한~~ 주옥같은 작품 낳는 예산문학 님들을 기대합니다 오늘도.....^^*
지난 글이라 송구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