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ㅡ레니안,굉장해!"
가넨과 로아,아틴의 감탄사.흠,나쁜 기분은 아니다.흠흠.솔직히 기분 째진다.
"뭘~너희들도 굉장히 멋있는걸?"
내 말엔 일말의 거짓도 없었다.다들 꾸며놓으니 정말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하지만…이것도 마지막이다…그지?"
아틴,또 눈물을 글썽인다.쟨 남자 맞아?
"하핫,아틴.걱정마.이래뵈도 이깟 족쇄쯤은 마력만 조금 주입해도 쉽게 깨져."
"뭐?거짓말!노예 감옥에서는 7클래스 이하는 깰 수 없는 족쇄만을 사용한단 말야!"
흠,그런가?난 겸손을 취할 필요가 있겠구나.
"아…그래?잘 몰랐어.2클래스밖에 안되서 그런지 기본 상식이 잘 없거든."
나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어쨌든…이제 마지막이구나.여러 의미에서 말이야.하핫.다들 열심히 살아.어디로 가고 싶어?"
"난…타렌 왕국."
"나두…."
"나도…."
셋은 이미 뜻을 결합했나 보다.이구 동성으로 말하는 걸 보니.
"그렇구나.얘들아!"
나는 빠르게 가넨,로아,아틴의 순서대로 차례차례 뺨에 뽀뽀를 해줬다.
"이건 다음에 다시 만나자는 약속이야,친구들.그럼 다음에 레니안을 찾아줘."
키잉ㅡ
내 몸에서 세 명의 몸으로 빛이 이동하며 그들의 몸을 서서히 감쌌다.일부러 서서히 감쌌다.족쇄
는 내 마나에 그다지 영향을 끼치지 못하지만,부서지지 않게 내 마나로 잘 감쌌다.
"유시은을…."
나를 믿고 나를 위해 웃어준 이들.너무 고마운 이들,친구.
그리고 그들은 곧 사라졌다.
타이밍에 딱 알맞게 메이드가 들어와 나를 경매장으로 안내했다.
나는 지금까지 올라온 계단의 2배는 더 되는 계단을 걸어 도착할 수 있었다.웬 웅장한 무대같은
곳이 있었는데,그 중앙에는 노예를 세워두는 곳 같은 거대한 곳이 있었다.학교로 말하면 강당같
은 곳이랄까?
"아닛!뭐야?나머지 사람은 어디 가고 너 혼자 왔어?"
"…글쎄요.제가 그들의 몸값을 방불케 하는 값을 받으면 되잖아요?"
나는 상종하기 싫은 얍삽이에게 힘들게나마 미소를 지었다.
뭐야?그 얼굴의 홍조는?기분나빠!!
"네ㅡ다음은 저희 업소 최고의 자랑거리입니다.신비한 은백색의 미소녀ㅡ라넬!"
라넬?그건 누구야?
"라넬…내 이름이에요?"
"그래!빨리 올라갓!!"
저건 첨부터 끝까지 맘에 안 든다.아오…그냥 칵….
나는 울화를 목구녕으로 계속 삼키며 중앙 홀로 올라갔다.
수군수군ㅡ
가면 쓴 사람들이 서로 귓속말으로 수군거리니까,더 변태같다.왜,은백색 머리 첨 봐?!나도 처음
엔 놀랐지만 말이다.
"그럼 1500부터 시작하겠습니다."
한 남자가 기다렸다는 듯 입을 떼었다.
"1700."
다른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하더니 일체 입을 떼었다.
"1800."
"1900."
"1950."
호오라ㅡ이거 꽤 흥미진진한데?경매가 이렇게 재밌는 것이었나?
"2000."
수군수군ㅡ
내가 이만큼 가치가 있다니.정말 놀랍군.내가 집안일 좀 잘하게 생겼나?그것도 사실이지.그리고
최종 가격을 부른 사람이 가장 부자일테고.
"2000 나왔습니다!더 없습니까?"
사회자,분위기를 잘 맞추는구나.그럼 나도 슬슬 본격적으로 몸값 올리기(?)에 들어가 볼까?
[Ver.1ㅡ예쁜 미소]
[Ver.2ㅡ낭랑한 목소리]
[Ver.3ㅡ마음씨]
[Ver.4ㅡ몸매(!)]
이 세 가지 조건은 미스코리아의 조건이다.옛부터 잘 봐서 안다.특히 Ver.4는 매우 중요하다.
아차,이건 노예경매니 하나 더 추가해야겠군.
[+추가 항목:Ver.5ㅡ가치]
좋아.이제 슬슬 시작해 볼까?
나는 나를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싱긋 웃어 주었다.거울 보고 연습한,눈꼬리는 살짝 쳐지게,눈
은 살짝 감기게,입은 약간 상방향을 위로 하는 웃음.개중 제일 나은 미소.욕실에서 그거한다고
메이드가 빨리 나와라는데 시간 끌었던 것이다.
싱긋ㅡ
순간 조용.뭐야?그렇게 시끄럽던 곳이 일순 조용해 졌다.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건 생각보다 좀더 심한 결과가 나왔다.다들 넋이 나간 표정…그렇게 징그러운 거야?시무룩….
다른건 안 되는데.지금 할 수 있는게 없잖아?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제길…앞으로 다시는 안 웃으면 되잖아!!
"2500!!"
순간 한 남자가 입을 떼자 다른 사람들이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
"2600!"
"2800."
헐…뭐냐?
"4000."
조용ㅡ.
나는 파란 장발 남자를 멍한 표정으로밖에 쳐다볼 수 없었다.지가 무슨 왕이야,귀족이야?!돈이
썩어 나냐?!사람 하나 사는데 4000페니?
"…에,4000나왔습니다.더 없습니까?"
역시 침묵.
"그럼 4000으로 낙찰 보겠습니다.대단하군요.이 가격은 경매 역사상 가장 높은 가격입니다."
철컥ㅡ
옆에 있던 경비원이 내 손에 채워져 있던 족쇄를 빼주었다.
"따라와라.이제부터 넌 내 소유다."
누가 파란 대가리 아니랄까봐 성격도 쌀쌀맞기도.재수똥이다.
나는 슬쩍 중지를 세워준 후 조심스레 다시 접고 그 재수똥을 따라갔다.
제길,내려오는데 그렇게 힘들었는데.어떻게 다시 내려가?정말 이 경매에 참가하려면 등산을 열
심히 해야되겠군.
"어디로 가는 거냐?이쪽으로 와라."
재수똥은 계단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향하였다.
그리고 그 방향으로 걸어가 본 결과….
허허…이럴수가.
마법으로 유지되는 뚜레박 비슷한 것으로 내려갈 수 있었다.내려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 것
을 보면,상당히 높은 층수가 분명하다.
엘레베이터(?)놔두고 계단으로 혹사시킨건….죽일 놈!!
"나이트 메어."
나는 작게 속삭였다.그리고 오늘밤 그 얍삽이는 깰 때까지 계단을 수 없이 걷는 꿈을 꿀 것이다.
"타라."
파란색 장발의 남자는 호화스러운 마차를 내 앞에 둔 채 명령했다.
씁.아무리 미성이면 뭐해?!내가 순순히 탈 것 같아?
타야지….
털썩ㅡ
나는 아무렇게나 마차의 시트에 주저앉았다.
에휴…내 팔자야.얼른 계획을 실행하든 해야지.고생의 연속이군.
"…라넬."
라넬?누구지 그건?마차 안에는 나와 재수똥 밖에 없는데.그럼 재수똥이 헛소리를 한 건가?
"넌 벙어리냐?"
뭣?!나같은 미성의 소유자를 보고 벙어리?이건 실로 모욕적인 발언이 아닐 수 없지 않은가!!이
런 정신나간 사람은…무시하는 거야.속된 말로 씹는 거지.
달각ㅡ
그 파란 장발은 가면을 벗었다.가면 속에서는 절세 미남이라고 해도 아까울 듯 한 얼굴이 나
왔다.그러면 뭐하냐?네놈이 헤이린느보다 잘 생겼어도,싸이코는 무시하는 게 최고다.미남 밝힘
증은 3년전부터 헤이린느의 얼굴에 단련(?)되어 이젠 별로다.
나는 창 밖을 쳐다보았다.우와…멋지다.가을도 아닌 여름인데 구름이 어우러진 파란 하늘,푸른
산.이런 절경은 실제로는 처음 본다.아아…한국에 있을때는 차와 건물밖에 없더니…여긴 왜 이렇
게 살기 좋은 거냐?하여간 대한민국의 환경 문제는 정말 심각하군.세나힐은 공기가 얼마나 맑은
데.좀 세나힐 반만 본받아 봐.차량 10부제 실시하고,가까운 거리 걸어다니는 게 힘드냐?합성 세
제 덜 쓰고,일회용품 쓰지 않는게 죽을만큼 힘들어?!우리도 이런 자연 가지면 좀 좋아?!앙?!
…응?근데 왠 시선이 느껴지는 것 같다.
스윽ㅡ
고개를 돌렸다.그러나 나는 금방 그 행동에 후회했다.나를 빤히 주시하는 재수똥의 파란 눈과
딱 마주치고 말았다.
그래,잠깐이면 이해가 가.계속 쳐다볼 건 뭐냐?눈싸움 하자는 거지?좋아,나도 눈싸움은 자신있
어.기괴한 파란 눈은 무섭긴 해도,누가 질 쏘냐?!
2분 경과.
눈따가워!저 인간은 어떻게 미동도 없냐?어떻게 저럴 수 있어?!인간 맞긴 맞아??안 아프냐고!!
으윽…더이상 못 참겠다.
투둑!
눈을 깜빡임과 동시에 눈에서 눈물 한방울이 툭!하고 떨어졌다.두 방울인가?여하튼 진짜 많이
참았네.
"…왜 그러는 거야?"
조금 놀란 듯 한 눈빛으로 물어보는 재수똥.왜 그러냐고?!넌 눈도 안 아퍼?!니가 했잖아,니가!!
투둑ㅡ투두둑ㅡ
이놈의 눈,아프긴 드럽게 아픈가 보다.계속 눈물이 떨어지는 걸 보면.
스윽ㅡ
내 눈물을 하얗고 긴 손가락으로 닦아주는 재수똥.이거 많이 해본 솜씨다.고수 아냐?흠칫!
"울지 마라.내 이름은 루이스.네 이름은 뭐냐?"
얼굴을 가까이 들이미는 루이스.확실히 미남이긴 하군.흠,흠….
"…말을 해 봐."
"…유시은."
"유시은?뭐 그런 이름이 다 있나?"
앗차차!더이상 내 이름은 유시은이 아닌데,습관이 되어서 그만 말 해 버렸다.
"레니안."
아악!!이름을 알려주면 어쩌자는 거야?!차후 계획이!!지명 수배?원티드?안돼!!저 놈의 잘생긴 얼
굴에 말려들어서!!제길!!
"다 왔습니다."
마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 마차는 되게 좋은가 보다.미동하는데 전혀 흔들림이 없으니.
"따라 오거라."
역시 웬 귀족의 성 같은 곳에서 멈췄다.
물주.기다려라,돈아.내가 간다.푸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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