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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 갇힌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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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아뜨리에,.. 애송시 스크랩 기다리는 마음 외 / 김민부
동산 추천 0 조회 53 15.09.20 10:4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기다리는 마음 / 김민부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
월출봉에 달뜨거든 날 불러주오
기다려도 기다려도 님 오지 않고
빨래 소리 물레 소리에 눈물 흘렸네

봉덕사에 종 울리면 날 불러주오
바다에 바람 불면 날 불러주오
기다려도 기다려도 님 오지 않고
파도소리 물새 소리에 눈물 흘렸네

 

 

 

 

 

 

딸기 밭에서 / 김민부

 

 

1

가만히 바람으로 분만(分娩)되어 가는 이 황홀한

한 성숙 속에서 내 목숨의 그림자를 흔들어 들리어 오는 음향

 

꽃망울을 터뜨리는 그때쯤 그 주위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기억하고 있을는지도 모르는 그런 소리를

 

2

나는 무엇을 생각할 때마다 무엇인가 하나씩 잃어버리고

있었다

 

......그래서 나날이 가벼워지는 나의 슬픈 체중이여

중량을 잃은 나의 육체 위에서 나의 고운 피부를 바래는

눈부시게 찬란한 햇발의 향그러운 물결속에서

 

3

차라리 아름다운 정적의 형상으로 항상 내 안에서

들을 수 있는 그 화창한 언어의 행방을

 

<기도는 표정

표정은 호수 위의 달빛처럼이나>

 

바다 속의 음악은 벌써 잊어버린 그 시절의

풍경에서 기억 해 낼 수 있는 너의 얼굴이었다

 

4

이 울타리 안에 그윽히 차고 넘치는 맑은 공기를 호흡하고 있을 때

가만히 내 밖으로 풍화되어 가는 나의 고백

 

그러나 나는 지금 내가 누구를 보고 고백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그것이 가장 은은한 내 영혼의 회화인줄을 모르고 있었다

 

* 1957년 (당시16세) 부산일보 제 1회 전국학생 문예작품 콩쿨

   시 부문 특선작

 

 

 

 

*********************************************

 

이 노래를 모르는 한국인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 시는 <기다리는 마음>이라는 김민부의 詩다.

 

여기에 장일남이 곡을 붙이고 테너 박인수가 불러

국민적 애창가곡이 되었다.

사람이 외로워도 그냥 저냥 사는 것은 기다림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기다림을 이토록 쉬운 말로, 이토록 절절하게

풀어낸 시가 또 있을까.
그 기다림은 외로운 산모퉁이에 홀로 서 있는

망부석의 슬픈 사연이라고 해도 좋고, 이산가족의

아픈 애환이라고 해도 좋다.

 

기다림이 소중한 것은 기다림이야말로 '없는 자'나

'잃어버린 자'에게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이 시는 그리움과 기다림에 지친 사람에게는

한 번 주었다가 도로 빼앗지 못할 명시이다.

요절한 우리 시대 국민적 시인

김민부는 타고난 서정시인으로 어릴 때부터 그 천재성이

드러났지만, 그 천재성을 다 드러내지 못하고 31살의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사고인지 자살인지 모를 화재로)

그의 대학 동기생인 이근배 시인(전 한국시인협회장)은
"버릇없이 신의 영역을 침범하여 시의 천기를 누설했기에
신이 질투하여 그를 일찍 데려갔다." 고 할 정도로

그는 시의 진실에 가까이 갔던 시인이다.

 

김민부는 1941년 3월14일 부산 수정동에서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부산 성남초등학교를 거쳐 고교 2학년 때인 1956년

 

8월 첫 시집『항아리』를 내었다.
본명은 "병석"(炳錫)인데 일제시대 호적 잘못으로
중학시절부터 "민부(敏夫)"라고 불렀다.
스스로 "아이노꼬"(혼혈아)라고 할 정도로 깊숙한 눈에

저음의 목소리, 이국적인 마스크를 한 이 소년은

실은 코흘리개로 누런 코를 닦지 않고 윗입술로 받치고

다녔다고 그의 옛친구 조용우(전 국민일보 회장)씨가

회고한 적이 있다.

 

 

 

 

 

그는 영남의 명문 부산고교 2년 재학시절에 동아일보

신춘문예(1957년)에 시조 <석류>로 입선, 3학년 때

한국일보 신춘문예(1958년)에 시조 <균열>로

2년 연속 당선되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천재다.

 

그는 고교시절 부산시내에서 한다하는 문학지망생들을

모아 <죽순> 동인 (뒤에 <난> 동인으로 개명)을 만들어
그 대장노릇을 하고 다녔다.
그보다 2년 뒤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시인이 된
박태문(경남상고), 장승재(경남고), 권영근(부산상고),
오영자(경남여고), 박송죽(남성여고), 황규정(부산고),

박응석, 임수생 등이 그들이다.

 

 

그는 고교시절 부산·경남은 물론 전국의 문예콩쿨을

휩쓸어 이 땅에 불란서의 천재시인 랭보 같은

존재가 되었다.
고교생이 일반 무대에서 신춘문예로 당선된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기다리는 마음 -  김민부詩, 장일남曲, Ten 엄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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