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마음 / 김민부
딸기 밭에서 / 김민부
1 가만히 바람으로 분만(分娩)되어 가는 이 황홀한 한 성숙 속에서 내 목숨의 그림자를 흔들어 들리어 오는 음향
꽃망울을 터뜨리는 그때쯤 그 주위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기억하고 있을는지도 모르는 그런 소리를
2 나는 무엇을 생각할 때마다 무엇인가 하나씩 잃어버리고 있었다
......그래서 나날이 가벼워지는 나의 슬픈 체중이여 중량을 잃은 나의 육체 위에서 나의 고운 피부를 바래는 눈부시게 찬란한 햇발의 향그러운 물결속에서
3 차라리 아름다운 정적의 형상으로 항상 내 안에서 들을 수 있는 그 화창한 언어의 행방을
<기도는 표정 표정은 호수 위의 달빛처럼이나>
바다 속의 음악은 벌써 잊어버린 그 시절의 풍경에서 기억 해 낼 수 있는 너의 얼굴이었다
4 이 울타리 안에 그윽히 차고 넘치는 맑은 공기를 호흡하고 있을 때 가만히 내 밖으로 풍화되어 가는 나의 고백
그러나 나는 지금 내가 누구를 보고 고백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그것이 가장 은은한 내 영혼의 회화인줄을 모르고 있었다
* 1957년 (당시16세) 부산일보 제 1회 전국학생 문예작품 콩쿨 시 부문 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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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를 모르는 한국인은 아마 없을 것이다.
여기에 장일남이 곡을 붙이고 테너 박인수가 불러 국민적 애창가곡이 되었다. 사람이 외로워도 그냥 저냥 사는 것은 기다림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기다림을 이토록 쉬운 말로, 이토록 절절하게 풀어낸 시가 또 있을까. 망부석의 슬픈 사연이라고 해도 좋고, 이산가족의 아픈 애환이라고 해도 좋다.
기다림이 소중한 것은 기다림이야말로 '없는 자'나 '잃어버린 자'에게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한 번 주었다가 도로 빼앗지 못할 명시이다. 드러났지만, 그 천재성을 다 드러내지 못하고 31살의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사고인지 자살인지 모를 화재로) 그의 대학 동기생인 이근배 시인(전 한국시인협회장)은 그는 시의 진실에 가까이 갔던 시인이다.
김민부는 1941년 3월14일 부산 수정동에서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8월 첫 시집『항아리』를 내었다.
저음의 목소리, 이국적인 마스크를 한 이 소년은 실은 코흘리개로 누런 코를 닦지 않고 윗입술로 받치고 다녔다고 그의 옛친구 조용우(전 국민일보 회장)씨가 회고한 적이 있다.
그는 영남의 명문 부산고교 2년 재학시절에 동아일보
신춘문예(1957년)에 시조 <석류>로 입선, 3학년 때 한국일보 신춘문예(1958년)에 시조 <균열>로 2년 연속 당선되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천재다.
그는 고교시절 부산시내에서 한다하는 문학지망생들을 모아 <죽순> 동인 (뒤에 <난> 동인으로 개명)을 만들어 박응석, 임수생 등이 그들이다.
그는 고교시절 부산·경남은 물론 전국의 문예콩쿨을 휩쓸어 이 땅에 불란서의 천재시인 랭보 같은 존재가 되었다.
기다리는 마음 - 김민부詩, 장일남曲, Ten 엄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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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淸韻詩堂, 시인을 찾아서 원문보기 글쓴이: 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