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계대출 중도 상환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시장이 침체를 겪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부담이 커지자 수수료를 물면서도 상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18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 중도상환 건수는 33만740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신용대출 중도 상환 건수는 34만170건으로, 8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와 비슷한 규모의 중도 상환이 일어난 것이다.
월 평균으로 따져도 지난해 2만8347건에서 올해 4만2176건으로 149% 증가했다.
2018년 이후 월 평균 중도상환 건수는 4만 건을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올해 가계 신용대출 중도상환 규모는 50만 건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중도 상환 규모는 주는 추세다. 5대 은행의 가계 주담대 중도상환 건수는 2018년 42만1662건(월 평균 3만5138건)에서 2019년 39만6087건(3만3007건), 2020년 39만1889건(3만2657건), 2021년 27만2979건(2만2748건), 올해 1∼8월 16만1230건(2만153건) 등으로 감소세를 보인다.
이같은 추세가 나오는 것은 한국은행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자 당장 갚을 수 있는 빚부터 상환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의 경우 주택구입이라는 목적이 워낙 뚜렷한데다, 대출 규모가 크다 보니 상환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면서 “금리가 높아졌다고 갑자기 상환에 나서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보통 주담대보다 신용대출 금리가 1%포인트 이상 높다”면서 “요즘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당연히 고금리인 신용대출을 우선 갚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