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을 타보니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카메라는 모든 학생들이 지금의 스마트폰처럼 가지고 싶은 것 중에서 늘 1위.
어쩌다 소풍이다, 수학여행이라도 가면 카메라있는 친구들은 늘 인기였다.
그래서 나도 올림푸스 덕분에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
필림값이 비싸서 아끼고 아껴서 사진을 찍었는데....
올림푸스 하프팬은 무조건 필름매수의 2배로 촬영되니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았던 그 시절.. 인기 짱이었다.
36방 필름을 장착하면 72방까지 찍혔으니 아이들에겐 획기적인 장난감이었던....
단지 찍은 만큼 현상인화 수량이 늘어나서 부모님에게 잔소리를 많이 들었던 기억이....
지금의 똑딱이 디카처럼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올림푸스 하프팬 카메라.....
너는 정말 중고 시절의 많은 추억을 남겨 주었다.
*남산분수대에서 올림푸스 하프팬으로 한컷...
고2 때부터.. 공부한다고 주말이면 새벽에 남산도서관 가서 줄 서서 자리를 차지하고,
공부는 안 하고 도시락 까먹고 놀기만 했다는..
그때가 한창 나팔바지가 유행하던, 주머니엔 올림푸스하프팬..
*요렇게 한 손에 쏙 들어온다
오토포커스에 그냥 셔터만 누르면 o.k..
*운길산을 배경으로 한컷.
중앙선을 타고 양수역에서 하차해 운길산 수종사까지 걸어가야만 했던 시절.
지금은 수많은 다리가 양수리에 있지만 그때는 딱 하나, 오고 가고 할 때 군인들이 검문하는..
사진의 좌측에 보면 군트럭이 줄을 지어 달린다
고1 때 사진인데 이때부터 여행을 취미로, 그래서 전공도 사진으로 했었던 것 같아
지금의 운길산 수종사는 멋진 사찰로 변신했지만, 예전의 수종사는 암자정도의 잘 알려지지 않은 ~~~
가끔 예봉산~~ 운길산을 종주하면서 양수리 쪽을 바라보면 탄식이 나온다
"상전벽해"
*필름값을 아끼고자 종로 4가 카메라 부자재 점포에 가서 둘둘 말린 필름을 구입한 다음
간이 암실에서 더듬더듬 가위로 필름을 대충 잘라서 사용했었다, 그러면서 사진에 점점 빠져들었다
*사진 작업공간 암실을 없애면서... 모든 사진 기자재를 헐값에 정리하면서 그래도 하나정도는 기념으로 남겨두어야겠다고 생각해서 흑백 현상기 렌즈를
보관해왔는데 어느새 렌즈가 35년 되었다.... 포장케스는 낡아서 너덜대지만 렌즈는 아직도 쌩쌩하다.
지금 생각하니 하나쯤 남겨두길 잘했다고 생각된다...
지금 시대야 카메라가 넘 흔해서 누구라도 큼직한 카메라를 목에다 걸고 다니지만.
그땐 카메라가 정말 고가여서 아버지가 비상금을 다 털어
종로 사진기자재 골목에 있는 일본인이 운영하던 가게에서 나의 첫 카메라(페트리 FTX)를 사주셨는데
그 가게는 10여 년간 나의 단골이 되었다.
그 후로 카메라를 수시로 바꾸어(펜탁스, 미놀타, 마미야, 롤라이플렉스, 니콘, 케논..) 가면서....
암실에서 식초 냄새가 유난히 나던 현상약과 인화지, 빨간불을 통해 흑백의 논리를 알았다.
그 당시 유언비어가 있었는데... 뭔가 하니...ㅋㅋ...
사진 현상액 냄새를 많이 맡으면 애를 못 낳는다고. 근데 난 자식이 둘이나 있으니 ㅋㅋ...
.
*필카시대가 다시 온다고 하지만...
이제 필카는 이렇게 진열대에서, 소규모 필카 동호회가 있긴 하지만...
스마트폰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현재의 DSLR 카메라도
누구 하나 눈길 주지 않는 진열장으로 들어가고 있다네
스마트폰 기능의 다양화 그리고 카메라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의 화소가 내장되어서 나오니
나 역시 무거운 카메라 집어치우고 미러리스를 자주 사용하는데
이마저도 번거러워서 스마트폰을 애용할 시기가 예상외로 빨리 다가올 것 같아.
AI가 설쳐대는 세상에 적응을 못하는 발길 자화상입니다~~ㅎ
첫댓글 초저녁 잠으로 뒤늦게 잠못이루는 시간에 발길님의 카메라이야기가 이 시간의 무료한 시간을 잘 메꾸어 주시는군요.
참좋은 이야기에 공감백배 입니다.
주무시는줄 알았는데~~~^^
숙면을 방해 하지 않았나 모르겠습니다
시골뜨기 여고생
1년 연례행사로
해방촌 큰댁가면 구경가던 남산식물원...
그 분수대앞에서 폼잡았던 사진이 빛바랜 앨범 어딘가에 있을텐데.
변해가는 세월속 핸드폰의 갤러리로 인해 그 앨범조차 어디 있는지...
늦은 밤 발길님의 추억얘기속에 40년전이
그리워집니다.
예전엔 남산 아니면 창경원~~~ㅎ
이쁜 댓글 감사합니다
참 옛날 얘기하니 생각나네요
스무살때 친구와 태종대갔는데 카메라로 어떤남자분이 사진 을 찍어준 생생한 기억이 뜨올립니다
발길님의 멋진 취미 묵은 카메라가 더욱 고풍스럽고 값지게 보입니다
발길님 덕분에 한번씩 옛날을 돌아보니 재미있네요
감사드립니다.
태종대 소풍가서 사진 찍고 놀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들은 이렇게 추억을 먹고 사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