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침산 공원으로 더 잘 알려진 대구 시내에 있는 꽤 이름이 있는 산이지만 대구에 무려 이십년 넘게 살면서도 거짓말 같이 처음 가 보는 경치가 빼어 나고 아기자기한 공원이었는데 오봉 오거리에 내리니 공원 입구에는 차가운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봄이라 아직 가동 되지 않고 있는 폭포가 때만 되면 시위를 하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자리를 잡고 떡 하니 버티고 있었으며 폭포 옆에는 바늘 가는데 실 가듯이 아름드리 정자가 앙증맞게 앉아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고 옥류정이라는 이름이 운치를 더 하고 있었으며 마치 평양의 유명한 식당 옥류관을 연상 시키는 기분을 안겨 주었고 동네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서 낭만을 즐기기도 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등산로를 따라 보기 좋게 나 있는 계단을 타고 올라 가니 한쪽에는 골프 연습장이 있어서 조금은 을씨년 스럽기도 했고 물고기 투망 같은 그물이 쳐져서 주변 미관을 흐리게 하는것 같아서 서운 하기도 했으며 계단이 끝나는 봉우리 정상에는 정방형으로 된 꽃밭이 있고 꽃밭에는 앙상한 가지만 남은 백일홍이 객을 반기는듯이 팔을 벌리고 있었으며 한쪽에서는 수줍은 듯이 몸을 낮추고 있는 영산홍이 퍽이나 애증 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봉우리가 다섯개나 있어서 오봉산이라고 하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다음 봉우리를 바라 보며 걷노라니 길 양쪽으로 군데군데 돌탑을 쌓아 놓은 돌 무더기가 있어서 심심 하지 않게 눈 요기를 시켜 주었으며 자연의 신비감과 신선미를 선물 하는것 같았고 듬성듬성 산죽이 나 있어서 그저 반갑고 정답기만 했다
침산에 대한 유래를 적은 돌로 된 안내판이 있어서 상세한 내막을 알수 있는 것이 무척이나 좋았고 올라 가는 길에 뜻하지 않게 맹호 용사 제행 거사님을 만나서 너무 반갑기만 했고 즐겁고 행복한 해후였으며 공원 약도가 그려져 있는 휴식 광장을 지나 가니 보기 좋은 빨간 열매가 달린다고 하는 탱자 나무 처럼 가시가 있는 나무들이 길 양쪽으로 마치 개선 장군을 도열 하는 병사들 처럼 죽 늘어서 있는데 터널 속을 지나는 기분이어서 상쾌함을 맛보기도 했으며 나무 이름을 몰라서 아쉬운 마음에 지나 가는 사람들 보고 몇번 물어 봐도 평소에 관심이 없는지 하나 같이 모른다고 해서 끝내 이름을 알아 보지 못하고 올수 밖에 없는 것이 안타깝기만 했다
오봉 가운데 마지막 봉우리에 오르니 침산정이 보라는 듯이 우뚝 버티고 있었고 누각 위에는 올라 가지 못하게 자물쇠를 채워 놓아서 오르지 못했으며 누각 앞에는 옛날 조선 초에 이 지방에 살았던 향토 문인 서거정이 읊었다고 하는 아름다운 경치 열곳 가운데 하나인 침산 만조 라는 시를 적은 큰 돌이 있는데 한쪽에는 시가 적혀 있고 반대쪽에는 노산 이 은상 선생이 해석을 했다는 설명이 있고 해설문이 적혀 있어서 쉽게 읽어 보고 깊은 뜻을 조금이나마 음미해 볼수가 있어서 참 좋았다
탑돌이를 하듯이 누각을 몇바퀴 돌다가 망배단이 있는 쪽으로 내려 갔는데 계단이 무척이나 길었으며 망배단에 가니 그곳에도 폭포가 있고 망향의 재를 올린다는 망배단이 있는데 우리가 사는 동네 달비골 평안 동산 처럼 이곳에도 이북 출신 실향민들이 단을 짓고 쌓았다는 애절한 글귀와 상황 설명이 안내문에 상세 하게 적혀 있었고 언젠가 마라톤으로 임진각 망배단에 갔을 때를 머리에 떠올리며 잠시나마 추억 속에 잠겨 묵념을 하면서 상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망배단과 폭포를 뒤로 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 계단을 오르고 다시 침산정을 거쳐서 내려 오는데 운동 기구를 의지 하고 건강을 찾는 사람 들을 보니 땀 흘리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였으며 공원 구석구석을 한바퀴 훑어 보고 잊고 있었던 아름다운 추억의 장소를 새삼 발견한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시간이 나면 다시 한번 찾아 오리라 혼자 다짐 하면서 발길을 돌리니 별로 크지 않은 공원이요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오래된 친구를 만나고 돌아 가는것 같은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첫댓글 여고때 친구가 그곳부근에 살고있어 한번올라가본기억납니다...오래된친구가 생각나는 인호님의글 감사히 잘 보고갑니다..^^*
관세음보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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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호님 의 글 읽으면서 저도 오봉산에 다녀온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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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오거리옆아파트에 몇년살아서 아침운동코스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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