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영화의 추억을 / 홍속렬
그날 친구들과 대한극장 앞에서 모였다. 서로 돈을 모아 영화 구경을 하기로 했는데 난 돈이 없었다. 1961년 가을 . . .
한 친구가 내 몫까지 돈을 내 영화를 보았다. 웅장한 음향의 영화 음악영화.
세상의 모든 음악을 자주 듣는데 가끔은 그때 그 당시 남태평양 중에서 나오는 곡을 들을 때마다 나는 그 당시 내 몫의 돈을 내어준 친구를 생각는다.
가슴 아프게 조여 오는 그때 그 당시 영화 볼 돈도 없었던 가난을 그러면서도 그 영화를 볼 욕심에 모임 장소로 나갔던 철없던 날 생각해 본다.
친구들은 다 고등학교에 진학 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난 공부를 해 볼 염원을 안고 고학을 해 보려 시도하고 있던 중이었다.
영화남태평양 중 삽입곡만 나오면 그 당시가 떠올라 가슴이 미어지게 아파오며 눈에서는 하염없는 눈물이 솟아나온다.
이제 내 나이 일흔의 딱 중반. 그때 내 몫의 영화 관람료를 내 준 친구는 벌써 저 세상에 먼저 가 자리를 잡고 앉아있다.
난 그 친구가 너무 보고 싶다. 가슴 미어터지게 보고 싶고 그립다.
딸이 있다. 장례식 때 봤는데 그때 서른 살이었다.
이제 귀국하면 딸이라도 찾아 작고 예쁜 케익이라도 선물해야겠다.
남태평양의 삽입곡들만 나오면 그때 그리운 추억 아름다운 영화를 보여준 그 친구의 아픈 사연을 그리며 눈물의 바다를 이루어 험한 세상에서 작은 위로라도 받는 이 기쁨을 선물해준 그 친구의 피붙이를 만나 작은 선물이라도 전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