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추석명절 연휴가 왜 이리도 길어 사람을 힘들게 하는가? 라고도
생각하며 맞이한 내게 특별한 무엇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평년작은
넘어선것 같다.
본갹 연휴 시작전엔 하루 날잡아 수락산 한바퀴 돌고 내려와 직장 사람 몇몇이서
수락산 골짜기 별내면 청학동에서 방 잡아놓고 새벽까정 고스톱 치다가 하루 쉬고
담날 아침일찍 차려먹고 큰집에 내려가는데 수락산 터널 및 호평지구 우회도로
개통으로 춘천까지 한시간 반도 채 안갈리게 도착하더라. 예전보다 약 4~50분이
단축되어 이젠 춘천 내려가는게 지겹지가 않은거 있지?
점심떄쯤 되어 형님과 김밥 세줄에 순대 2000원어치, 쐬주 1병 사가지고 강촌 골프장
뒷산에 버섯따러 갔는데 산을 두어개 넘어서 까지 버섯 구경은 한개도 못하고
더덕 큰놈 몇뿌리 캐고 어둑해서야 하산하여 후평동 집으로 돌아와서...
저녁차리는걸 보고 나 혼자 선철네 집으로 향했다.
종원이 혼자서 우두커니 앉아있길래 같이 말 동무하며 애들 오기를 기다림.
기다리기 지루하여 훈제 삼겹살에 쐬주 한잔씩 주고 받으며 이런저런 얘기로
안주를 삼다보니 친구들은 오지않고 선철이랑, 종원이랑 셋이서 거나하게
취해가고 있었다. 어제도 광희랑 용일이랑 선철이 셋이서 먹었다는데....
하여간 종진이 온다하고 진영이도 온다하고 전화는 와 싸는데 사람은 보이질 않고.
광희한데 전화 날리고 좀 있으니 봉렬이 전화오고..
전화로 수다떨며 먹다보니 낼을 생각해 다들 일어서고 싶은 심정인데 진영(헬로)이가
나타나 몇병을 더 쳐먹고 일어나 마무리 하고 헤어졌는데...
많지도 않은 식구가 모여 오붓하게 마시고 먹고하다보니 정말 참 좋더라..
안보이는 놈들 씹는 재미가 그리도 좋을수가 없단 말이여.ㅎㅎㅎ
경구, 재록이 뚱길이, 재기, 홍룡이 등 우리 칭구들 중에 시련을 겪고있는 애들
소식 주고 받을땐 가습이 찡하기도 하구...
봉렬이는 제주도에서 두 영감, 마누라 오붓하게 명절 보내는거 자랑하고 싶어
외로움을 빙자한 못된 고따위 짓 하지 말아라... 나두 요즘 애들 없이 근 1년을 살다보니
외로움 보다는 깨가 쏟아진다고 말 안하고 다니자나...
우리 칭구들 정말 좋은 사람들로만 가려서 뽑아놓은거 같아 참 좋다....
담날 차례 마치고 경강 부모님 산소 성묘 마친뒤 용인 큰 처남집에서 하루 묶고
오늘 아침 홍천사는 또 다른 처남집에 들렀는데 처남의 처남이 홍천강에 쵸크를 쳐서
팔뚝만한 눈치 몇마리와 손바닥 크기만한 모래무지 십여마리 차에 싣고 방금 서울에
도착하여 배따고 매운탕 해먹을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 컴앞에 앉아서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요번 연휴 같아서는 계룡산의 어느 도사도, 서울 한복판의 어느 재벌도 안 부러운
그런 나날이었던 것 같다. 삶이 별거 아니라고 했던 말들이 이런것들이 아닐까 한다.
선철이, 돈환이 등 여러 애들이 가끔 얘기하는 우리 늙어서 가끔 마주앉아 매운탕 끓여먹고
허드렛일도 같이하구 이러구러 살아가는 그런게 인생 아니겠냐?
연휴기간에 바쁘게 살아가고 힘들게 살아가는 애들한테는 미안하다.
이해해주리라 믿는다. 우리 모든 칭구들 보고 싶을 때 보고 만나고 싶을 때 마나고
그러면서 살고 싶지만, 그것이 맘대로 뜻대로 안된다는 것을 달 안다.
하지만 항상 맘 만은 똑같으리라 믿는다.
한가위 푸짐하고 커다란 둥근달처럼 항상 풍성한 우리네 인생이 되길..................................
도봉산 밑에서..
첫댓글 우매 부렁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