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나이아가라 6일
세계3대 폭포 나이아가라. 그곳을 중심으로 남부 온타리오의 윈저까지 구석구석 돌아보자
NIAGARA FALLS
박력만점의 나이아가라 폭포. 수량이 풍부한 여름부터 가을은 물론, 봄에는 꽃의 명소 빅토리아 공원과 보태니컬 가든도 함께 즐기고, 겨울에는 일부분이 얼어붙은 폭포의 모습에 감동한다. 마을에는 24시간 영업하는 카지노와 위락시설도 많다.
이번 여행에는 온타리오 남서부와 나이아가라 지역을 모두 돌아보기로 하고 친구와 길을 떠났다. 토론토에서 출발해 1시간 동안 서쪽으로 차를 몰아 세인트 제이콥스에 도착했다. 이 곳 온타리오 주 세인트 제이콥스의 메노나이트(Menonite) 사람들은 전기와 자동차, 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옛날 방식의 농업 생활을 고수하며 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는 파머스 마켓으로 향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북적거려 한국의 5일장 같은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졌다. 한켠에 자리잡은 벼룩시장도 구경할 만한 것들이 많아 시간가는 줄 모르고 돌아다녔다.
다음에는 10분거리에 있는 웨스트 몬트로스West Montrose를 방문했다. 여기는 일명 키스를 부르는 다리Kissing Bridge로 유명하다. 사진에서 본 것처럼 다리 전체가 지붕으로 덮여있고 전체를 붉게 칠해 놓았다. 다리 입구에 적혀있는 설명에 의하면 덮개가 있는 다리는 북미에서 예전에 유행했던 것으로 목재가 날씨로 인해 부식되는 것을 늦추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는 커플들의 은밀한 키스로 더 유명해졌다니 물건의 쓰임새라는 건 세월이 지남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가 잠시 머물던 이십여 분 동안에도 세 커플이 다리를 방문하는걸 목격할 수 있었는데 나중에는 꼭 각자 애인과 함께 다시 오기로 하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작은 마을 엘로라에 도착했다. 대부분의 건물이 1800년대에 지어졌지만 관리를 잘해서 보존상태가 훌륭했다. 그래서인지 캐나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오래전부터 토론토 지역 사람들의 휴가지로 많이 알려졌다. 우리는 이곳에서 미리 예약해두었던 액티비티에 참가했다. 익스트림 짚라인이 첫번째로 계곡물 위를 슈퍼맨 자세로 날아다녔다. 그리고 이동 중간에 라펠링도 있어서 더욱 신나는 체험이었다.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반나절이 아닌 종일 일정에 도전해보고 싶을 정도였다. 모든게 만족스러운 여행의 첫날, 시내 중심에 있는 민박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내일 일정을 확인하고 잠이 들었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튜브를 빌려 그랜드 강으로 향했다. 강 위를 부유하는 튜브에 몸을 싣고서 풍경을 천천히 감상하며 내려오는 이 체험은 방비엥의 튜빙과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게 누구도 방해하지 않아서 사색에 잠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튜빙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고서 온타리오 남서쪽으로 차를 몰았다. 스트랫퍼드와 런던을 거쳐 남서쪽으로 계속 내려가 세시간만에 윈저에 도착했다.
캐나다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대도시인 윈저는 강을 사이에 두고 미국의 디트로이트와 마주한 도시다. 우리는 숙소에 차를 세워두고 시내를 돌아다녔다. 우선 윈저 기차역부근에 있는 캐네디언 클럽 브랜드 센터에 들어가 투어에 참가했다. 투어가이드가 알카포네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해주었고 한시간 투어가 끝날 때 즈음 기대하던 위스키 시음식이 열렸다. 6년, 12년산 두 종류를 마셨는데 향과 맛이 가볍고 부드러워 부담없이 마실 수 있었다.
디트로이트 강변을 걸으며 산책을 즐기다 화려한 외관의 유명 카지노인 시저에 들러 슬롯게임을 즐겼다. 게임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독특한 내부 인테리어와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구경만 하기에도 충분히 재미있는 곳이었다.
느긋하게 브런치를 먹고 윈저를 떠나 레밍턴Leamington으로 이동했다. 포인트 필리 국립공원Point Pelee National Park에서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함인데 원래 이 공원은 나비들로 유명하지만 우리가 찾은 때에는 그 대신에 남쪽에서 날아온 철새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환상적인 철새들의 군무비행을 렌즈에 담고서 공원입구에 위치한 버디네 농어집Birdie’s Perch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나이아가라 폭포로 향했다. 아름다운 길을 따라 4시간을 달려 폭포에 도착했다. 맑게 갠 하늘 아래로 우뢰와 같은 폭포의 소리가 공기를 울리고 있었다. 그 소리에 이끌려 테이블 락에 도착해 나이아가라 폭포 중 홀스슈Horseshoe 폭포를 바로 옆에서 바라보았다. 난생 처음 느껴보는 대자연의 거대함에 두려움과 설레임이 동시에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우리는 한동안 말없이 폭포의 상단을 관람하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폭포 뒤쪽으로 내려갔다. Journey Behind the Falls라고 불리는 이 곳은 폭포 뒤쪽으로 뚫어놓은 터널을 통해 더 가깝게 폭포를 감상할 수 있게 해주었다. 입고 있던 우비가 날릴 정도로 강력한 바람이 폭포수가 흘러내린 곳에서 뿜어져 나왔다. 다시 지상으로 올라와 미리 예약해 두었던 스카일론 타워 Skylon Tower로 향했다.
스카일론 타워는 토론토의 CN타워처럼 나이아가라 지역의 랜드마크로 한 시간에 한 바퀴를 도는 회전 레스토랑이 유명하다. 우리는 타워2층에 있는 티켓부스에서 티켓을 교환하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창밖으로 보이는 나이아가라 지역의 모습이 마치 구름을 타고 올라가듯 순식간에 지상 158m높이 꼭대기에 다다랐다. 다행히 창가에 자리가 있어 나이아가라 폭포의 환상적인 경치를 식사내내 즐길 수 있었다. 푸근한 인상의 웨이터가 제공하는 정갈한 음식과 서비스 모두 만족스러웠고 분위기도 편안했다. 식사를 마치고 맨 꼭대기 층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 폭포를 사진에 담았다. 오늘의 마지막 일정으로 타워바로 옆에 있는 IMAX에서 영화를 관람하였는데 후반부에 항공촬영한 나이아가라의 모습은 실제로 날고있는 것 같은 생생한 느낌이 들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나이아가라 폭포를 다시 찾았다. 물안개가 자욱이 깔린 모습에서 어제와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거친 맹수의 모습이 아닌 신비함을 간직한 어느 우주과도 흡사했다. 우리는 명상에 잠긴 듯 한참동안 폭포를 바라보다가 식당으로 이동했다.
알맥스Al mac’s Buffet에서 아침뷔페를 이용했는데 $6.99로 저렴한 가격에 음식도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든든히 배를 채우고 예약했던 혼블로워 나이아가라 크루즈에 탑승하기 위해 Wego셔틀로 이동했다. 크루즈 매표소에서 예매번호를 알려주고 표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아침 일찍 서둘러 갔음에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차례가 되어 빨간색 우비를 받고 배에 올라 2층 갑판 앞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혹시나 위험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다행히 그 정도로 바람이 거세지 않아서 박력있는 물보라를 신나게 즐길 수 있었다.
젖은 옷을 갈아입고 최근에 오픈한 나이아가라 짚라인을 타러갔다. 엘로라의 짚라인이 숲과 계곡 사이를 날아다니는 기분이었다면 나이아가라 짚라인은 폭포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활강하다보니 마치 폭포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여세를 몰아 곧바로 나이아가라 헬기투어에 참가했다. 12분동안 나이아가라 폭포 주변을 비행했는데 IMAX에서 느끼지 못했던 진짜 폭포의 모습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땅에 내려오고 싶지 않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헬기투어는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미리 이륙가능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오늘의 마지막 일정은 쇼핑으로 결정했다. Outlet Collection at Niagara은 나이아가라 지역의 새로운 아웃렛이다. 다양한 이벤트와 할인 행사들이 열리고 있었는데 일반적으로 아웃렛에서 보기 힘든 브랜드들이 많이 입점해있었다. 하루 종일 돌아다녀 걷는 것도 힘들었지만 파격할인에 구하기 힘든 아이템들을 보다보니 어느새 힘이 솟아났다.
짐을 챙겨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로 향하는 길에 젯보트를 타기로 했다. 나이아가라 파크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가다보면 오른쪽에 선착장이 있다. 젖을 것에 대비해 방수 옷과 신발을 주지만, 젯보트를 타고 난 뒤에 깨달을 것이다. 소용없다는 것을. 배에 올라 안전장비를 확인하자 곧 배가 출발했다. 강한 엔진 소리와 함께 몸이 튕겨나가듯 앞으로 출발했다. 나이아가라 협곡을 지나 종점인 월풀까지 가는 동안에 엄청난 속도로 급류를 거슬러 오르는 젯보트는 그야말로 최고의 스릴을 선사했다. 특히 해밀턴 턴Hamilton turn이라 불리는 360도 회전은 모든 탑승객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했다.
아침부터 격렬한 액티비티를 즐겨서인지 우리는 금방 피곤을 느꼈고 그래서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잠깐동안 눈을 붙여야만 했다. 두어시간 후 숙소 호스트가 차려준 맛있는 가정식을 먹고 와이너리 투어에 나섰다. 우리가 방문한 와이너리는콘젤만과 펠러이다. 와인제조 시설과 농장을 둘러보고 4~5가지 와인을 시음했는데 그동안 알고 있었던 와인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품종마다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특색들은 평소 단맛을 즐기지 않던 내게도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다. 우아한 맛과 향기를 즐기다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고 있었다.
여행 마지막 날은 시내를 천천히 거닐기로 했다. 나이아가라 온-더-레이크는 캐나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뽑힌 적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보기에도 아기자기한 매력이 넘쳐났다. 프린스 오브 웨일즈 호텔에서는 전통깊은 애프터눈 티를 마실 수 있었고, 퀸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늘어선 가게들도 볼거리가 풍성했다.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손에 들고 밴치에 앉아 호수에서 불어오는 습윤한 바람을 맞으며 한가로운 오후를 즐겼다. 또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 여행도 이번만큼 다양한 재미를 한번에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하며 토론토 집으로 돌아왔다.
첫댓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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