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키우는 엄마들, 새벽기도 꼭 해야 합니다 / 법륜 스님
-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애가 백일이 지나서 남편과 사별하고 지금 일곱 살 될 때까지
친정에 들어가서 같이 살고 있습니다.
근데 처음에는 세상에 대해서 두려워서 혼자 살았고
지금은 그냥 그러고 싶지는 않은데
세상이 저를 좀 그렇게 보는 것 같더라고요, 아이 딸린 혼자 사는 여자..
아이를 키우면서 '세상에 혼자 설 수 있을 때 까지는
길라잡이가 되어 줘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크거든요..
근데 저도 아직 젊은지라 남자도 만나고 해보면
그 사람은, 상대방은 아이를 빼고 저 딱 한 사람만 보는 거에요.
과연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가?
그런 정체성이라기에는 좀 그렇지만 흔들리거든요..
처음의 굳은 의지와는 다르게 좀 요새 고민이 되고 그래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생활을 해야 되는지 스님께 여쭙고 싶어서 왔습니다.
▒ 답
아이가 사춘기가 될 때까지는.. 사춘기라는 것은,
자기가 자기 눈으로 세상을 보기 시작하는 나이인데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우선순위를 굳이 정한다면
나보다는 아이가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여인으로서 보다는 애기엄마로서가 우선 순위가 돼야 합니다.
남편이 먼저 돌아가셔서 그런 게 아니라,
엄마로서의 기본적인 책임
아이에게 믿음을 줘야 하는 것.. 그런 것을 말하는 겁니다.
연애를 하고 싶고 하더라도 그런 건 정말 최소한으로 해야 하고
온통 정신을 아이에게 쏟아야 합니다.
그리고 남자들이야.. 처녀인 줄 알았다가
아이 딸린 거 알면 안 좋아하겠지만
아이 있는 걸 숨기면 안 돼요. 그게 무슨 잘못입니까?
당당해야 합니다. '예, 저는 결혼 한 번 했었습니다. 애도 있습니다.'
열등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직장에서나 어디서나 당당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뭐 남자가 접근하자마자
'나 애기 있어요' 그러라는 게 아니라
얘기할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하라는 겁니다.
아이 있다는 걸 숨긴다는 건 뭐예요? 애 입장에서 보면
엄마가 나를 버린다는 겁니다,
엄마가 나를 귀찮게 여긴다는 겁니다.
내가 엄마 인생에 방해가 된다고 엄마가 생각한다고 할 때,
그것보다 아이에게 더 큰 상처는 없습니다.
아이 엄마는 아이를 위해서 희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애기 엄마로서 꿋꿋이 사세요.
우선적으로 엄마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건 피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애기 있는 게 뭐 흠이예요? 자신이 없는 거 같애..
어떤 경우에도 '아이를 제외하고' 이런 건 상상도 하면 안 돼요.
아무리 좋은 자리, 아무리 좋은 조건이래도..
'아이와 나는 한 몸이다. 그러니 같이 가줘야지 떼고는 안 된다.'
이렇게 딱 책임을 져줘야 한다니까.. (웃음)
그리고..
아빠 없는 건 아무 문제가 안 됩니다.
아빠가 없다고 엄마가 늘 심리적 상처를 안고 살면
아이에게 큰 상처가 됩니다.
엄마가 용감하면 아빠 없는 거 아무 문제 안 돼요..
'너의 아빠 참 좋았어. 네 아빠랑 오래 살진 못했지만
정말 훌륭한 분이셨어..그런데 이래 이래 돌아가셨어..'
이렇게 늘 자랑스럽게 얘기해 줘야 합니다.
아이는 엄마의 그 사랑과 자랑을 먹고 자랍니다.
그래야 훌륭하게 됩니다.
그런 자세로 살면 아무 문제 없어요. 울 일도 없고..
옛날에 조선시대 때야 남편 없이 혼자 살 길이 막막하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뭣 때문에 문제가 돼요?
그리고 아이를 할머니한테 너무 오래 맡기지 마세요.
그러면 아이 의식 속에 엄마가 불분명해..
아이 의식에 엄마가 뚜렷하게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가능하면 아빠 얘기 많이 해주고..
엄마 아빠의 사랑얘기..
사랑이 있었는지 없었는진 모르지만.. 만들어서라도 해주고.. (웃음)
그리고 아빠에 대한 자랑스러운 얘기..
제사는 같이 지내요? (예)
제사날 잊지 말고.. 산소에도 가고..
그래면 늘 아빠가 마음 속에 살아 있습니다.
일체가 유심조라고 그랬지? 마음에 살아 있으면 살아 있는 거여..
사람들 마음 속에도 부처님이 살아 있고 하느님이 살아 있잖아?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면서.. (웃음)
그런데 하물며 나를 낳아준 아빠가
내 마음 속에 살아 있으면 살아 있는 거지.
그러나 육신이 살아 있어도, 아이가 아빠를 부정적으로 보면
그건 살아 있는게 아녜요.
'굳세어라 금순아' 그런 영화라도 좀 보지 그랬어? (웃음)
굳세게 사세요~ 기도 열심히 하고..
애 키우는 엄마들, 새벽기도 꼭 해야 합니다.
애가 어쨌든 자다가 오줌이 마려워 눈을 뜨면,
엄마가 딱 절하고 있는 모습을 보거나
엄마가 기도하고 있는 모습을 보거나 하면..
아이 뇌리 속에 영상이 다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심리적으로 안정이 탁 됩니다.
그러니까 아이 있는 엄마들은,
아이 사춘기 때까지 늘 새벽기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