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트럼프의 ' 미치광이 독트린 '
'트럼프가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에 손을 쳐들게 하려면 자신이 미치광이임을 납득시킬 필요가 있다.'
미국 뉴스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런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뛰어난 거래 해결사임을 자부하는 트럼프가 시진핑을 대하는 최선의 방책은 '내가 한번 돌아버리면 무슨 짓도 저지를 수 있다'는 걸 각인하는 것"이라는 요지다.
"중국은 이번에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시늉만 할 테니 정책을 바꾸도록 하려면 북한 군사 공격이라는 극도로 위험하고 끔찍한 행동도 할수 있다는 '광기(狂氣)'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이 북한과 모든 경제적 유대를 단절해 정권에 막대한 압력을 가해주기를 원한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의 안정을 지켜줘야 미국과 사이에 완충 지역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자국 이익에 근거해 줄곧 회피해왔다.
중국도 북한의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달가워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안보리 결의안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을 희석하고 있는 이유는 북한 내 불안을 야기해봐야 중국에 결코 유리할 것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의 역대 행정부는 이처럼 현상을 유지하려는 중국을 다그치지 못했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에 없이 김정은 정권에 대한 군사 행동을 공개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은 더 이상은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시진핑은 정상회담에서 만날 트럼프의 독특한 성격에 긴장하고 있다.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했던 역대 미 대통령과는 영 딴판이기 때문이다. 어디로 튈지 무슨 짓을 할지 예측 불가능해서다. 트럼프의 '미치광이 독트린'이 의외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을 만나서는 일부러 더 미친 듯한 언행을 할지도 모른다.
윤희영 기자
*오늘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호화리조트 마라라고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여린다. 회담이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와중에 열리면서,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와 관련한 빅딜을 성사시킨다면 한반도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릴 수도 있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할 이유이다
정상 상황이라면 미·중 정상회담 전에 한·미가 중국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단을 놓고 대화를 나눴을 것이다. 지금은 모든 것을 미국에 맡겨놓고 기다리는 것 외에 할 게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번 회담을 우리 없는 자리에서 한반도 운명이 결정된 얄타 회담에 비유하기도 한다. 미국과 중국은 세계 지도를 놓고 얘기하는 대국이다. 한반도 운명이 어느 순간 바뀔지도 모른다. 이번처럼 중대한 회담을 넋 놓고 지켜봐야 한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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