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가는 가을을 찾아 남으로 남으로..
위드 코로나 정책과 절정의 단풍시즌에 넘쳐나는 단풍객들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토요일 오후 하행선 고속도로는 승용차로 꽉 차있지만 고속버스는 말 그대로 고속으로 달린다.
일요일 상행 KTX는 두 시간도 안걸려 우리를 서울에 데려다 주었다.
운전의 수고도 덜고 빠르게 안전하게..
대중교통의 잇점을 제대로 이용했다.
전 주부터 일요일 오후 비소식이 있어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정작 날짜가 임박하니 비 소식은 월요일로 미뤄지고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가을하늘이 펼쳐졌다.
고창은 고창읍성(모양성)과 판소리를 정리한 신재효의 고장이다.
고창 문화의 전당 벽에 두 가지 상징물이 빛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고창읍성(모양성)의 정문인 공북루.
문을 사수하고자 옹성으로 둘러져 있다.
밤에는 조명을 밝혀놓아 성벽이 아름답기까지..
돌 하나를 머리에 이고 성벽을 따라 걷는다는 모양성 답성놀이.
건강을 추구하고 실제 성벽을 보수관리하는 방법이라고.
1.6키로 정도 되는 성벽을 돌면 건강해질 수 밖에 없을거고
머리에 인 돌로 그때 그때 성벽에 부족해진 부분을 채워 넣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맑은 공기 마시며 하룻밤 잘 자고 일어나니 티 없는 하늘로 태양이 떠 오른다.
오늘의 코스는 지난 9월 초 축령산 라이딩 시 돌지못한 고창 쪽 축령산 임도 라이딩과 방장산 임도 라이딩이다.
장성 쪽 편백나무 숲도 울창하지만
고창 쪽 편벽 숲도 만만치 않다.
장성 쪽은 편의 시설이 많아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지만
고창 쪽으로 접근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 라이딩 즐기기엔 오히려 더 좋다.
편백나무들의 밀도나 둘레 또한 장성 쪽 보다 더 촘촘하고 굵어 보이기도..
축령산 임도를 돌다보니 오후에 갈 방장산이 머리를 빼꼼히 내민다.
본시 축령산 한 덩어리지만 고창 쪽에선 청량산 또는 문수산이라고 불린다.
백제시대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된 1500년 고찰 문수사가 들어서면서 그렇게 불리워진다는 설이..
이곳엔 수백년 된 단풍나무가 군락지를 이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단풍나무 숲이 있다.
우리는 단풍나무 단풍이라 하면 빨간 단풍나무 잎을 연상하지만
이곳은 처절한 빨강 보다는 훨씬 정서적인 단풍이다.
녹주황 잎에 햇살이 영롱하게 비치는 모습이 마치 알록달록 꼬마전구 수만 개를 밝혀 놓은 모습니다.
단풍잎과 햇살이 연출하는 콜라보가 연등보다 더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산사와 어울려 보이며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준다.
다시 축령산 임도를 달려 고창 방향으로 돌다보니 시야가 뻥 뚫리며
발 아래 펼쳐진 고창읍과 방문산(방장산 짝꿍)이 반긴다.
고럼 이 맛에 라이딩을 즐기는거지..ㅎㅎㅎ
방문산 등산로 입구에 비치된 대나무 지팡이.
등산객들을 위한 배려심에 땡큐땡큐..
방장산 휴양림이다.
지나는 사람과 차량이 거의 없지만 양식있는 라이더로서 살짝 끌바를..
사실은 휴양림 초입 경사가 만만치 않아서리..
이곳의 단풍은 그야말로 핏빛 단풍이다.
방장산 임도에 들어서니 단풍라이딩에서 낙엽라이딩으로 바뀌었다.
어머니가 새로 빨래해서 바느질 중인.. 풀 먹여 버석거리는 새 이불 홑청 위를.. 저리 비키라는 핀잔에도 불구하고 그 위를 깔깔대며 구르던 기억이 있다.
이곳 낙엽라이딩 느낌은 딱 그것이다.
버석이는 낙엽 위 쿠션을 느끼며 완만하게 뻗친 임도를 나아간다.
부드러운 방장산임도를 마치고 나오니 정읍 경계선이다.
단풍하면 떠 오르는 내장산을 품고있는 정읍은 길가의 가로수 마저 시뻘건 단풍나무다.
옛날 동학이 일어난 고장, 고부의 대부분이 지금의 정읍에 속하고
그 고부를 지도에서 찾어보니 거의 평야로 이뤄진 곡창지대이다.
물산 풍부하던 고부에서 양민들 피 빨아먹던 조병갑을 원망해서 핏빛인가???
속으로 그런 억측을 해가며 정읍에서 라이딩을 마친다.
정읍 시내에 '전설의 쌍화탕 거리'가 있다.
아홉가지 약재를 푹 고아 우려낸 쌍화탕로 이번 라이딩의 피로를 풀어낸다.
뜨거운 곱돌잔 속 한방향 가득한 쌍화탕에 왠지 몸이 건강해지는거 같고
곁가지로 내오는 누룽지와 떡구이 약과가 주전부리로 재미있다.
말미에 저녁식사로 찾아간 양푼돼지갈비로 남도의 감칠맛에 흡족해 하며 KTX에 오른다.
어제 오늘 사진 살펴보며 라이딩 되새김하다 보니 기차는 어느새 한강을 건너고 있다.
임도 25키로 도로 30키로의 적당한 라이딩 거리와 편안한 교통편..
넘쳐나는 단풍객을 피해 고창의 옛 모습과 호젓한 임도의 단풍라이딩을 즐긴 1박2일이었다.
첫댓글 정서적인(?) 단풍과 핏빛 단풍을 덕분에 구경 잘했고, 더불어 역사 공부도 했으니 고마운 마음에 댓글을 달았습니다^^
단풍 색도 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달라보이는 것이겠지요..ㅎㅎ
감사합니다..^^
점심시간...양푼 돼지 갈비 땡기네요.
즐감했습니다.^^
여기서 그 맛은 안날겁니다.
파김치와 졸여 먹는 맛이 그만이라는..
이제야 열어 봅니다
축령산 방장산 임도를 사진이나마 접하니 고맙습니다
맨 마지막 쌍화탕에 눈길이~~ 주천면 다재다향의 쌍화차 생각이 나네요
가을의 낙엽은 쌓이는 만큼 추억의 크기인가?
이렇게 여행다닐 때마다 자전거 타기를 잘했다 생각을 하지요.
아주 짙은 가을향을 느끼고 왔습니다.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가지 모르겠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이해 하려고 하니 힘이 다소 버거요.
오늘도 낯선 그림을 볼수 있다는 것에 대하여 감사를 드립니다.
왜 사진을 안올리는지 긍금하였는데....
사진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다이어그램이 인간관계 풀이해 놓은거 같군요.
이런걸 이해하려고 하니까 머리가 아프지요.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거라 생각만..
일요일에 만나요..~~
혹시 이건 인공구조 딥런닝?
@뽀빠이 보기엔 복잡해 보이지만 이건 그렇게 고차원 문제가 아닙니다.
그냥 쥐 다섯마리를 경주시켜서
금 은 동메달 차지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겁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