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테일즈 #01 캔터베리 왕국 02
로레인은 마치 숙련된 레인저 마냥 희미한 몬스터들의 흔적을 보고는 몬스터들이 있을 법한 장소를 피해가며 나아갔다.
‘대체 뭐지?’
그런 로레인의 뒤를 쫓는 기사는 의구심이 점점 솟구쳐 올랐다.
“그 용병들은 아마 이 방향으로 갔을 거에요. 하지만 혼자 가는 것은 위험하죠…”
로레인은 바구니를 뒤적거리더니 무언가를 꺼내 기사에게 건내 주었다.
“이걸 받으세요.”
“이건… 전설의 은하계 시리즈 2…”
낡았지만 문제 없이 작동을 하고 있는 전화기였다. 로레인은 신형으로 보이는 반짝거리는 자신의 전화기를 꺼내 페이스 브레이크 친구를 걸었다.
“제 번호를 등록했으니까, 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제가 당신의 나비가 되어드릴게요!”
팔짝팔짝 뛰며 웃는 로레인을 기사는 아무런 반응 없이 바라보았다.
“….그런 표정 짓지 마시구요.”
순간 혀를 찬 듯 한 로레인은 기사를 떠밀었다.
“자, 어서 친구를 찾으러 가셔야죠?”
“로레인 씨는 어디로 가시는거죠?”
“저요? 따라갈건데요?”
‘….이상한 여자야 정말.’
기사는 로레인의 안내를 받으며 길을 걸었다. 공주를 납치한 3인조의 것으로 보이는 발자국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 기사 씨 그거 알아요?”
“네?”
“마검이요 마검.”
마검에 대해서는 물론 기사도 알고 있었다. 특수한 강철에 마법의 기운을 담아 제련한 검으로 사용자는 특별히 마법에 대한 재능이 없더라도 마검에 담긴 마법을 사용하게 해주는 장비. 하지만 굉장히 고가이고, 마검의 존재 자체가 드물기 때문에 대게 높은 집안에서 장식용으로 구매하거나, 대륙적으로 유명한 강자들이 들고 있다.
“사실 요 앞에 마검이 한 자루 있거든요. 기사 씨의 실력이 좋다지만 지금 검 상태로는 힘들거 같으니 챙겨가겠어요?”
“마검이 왜 이런 곳에 있는거죠?”
“음, 예전에 유명한 검사분이 말년을 보내려고 손님으로 오셨었거든요. 그분의 유품이에요…”
로레인은 조금 쓸쓸해 보이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런 물건을 제가 받아도 될까요?”
“꺄하하하, 뭘 심각해지고 있어요. 뻥이에요. 전에 열매를 따다가 봐뒀는데 고블린들이 너무 많아서 못 챙긴거에요. 아니었음 진작 팔아버렸을텐데.”
“…”
“그러니까 그런 표정 짓지 말라니까요? 이쪽이에요 따라오세요.”
로레인을 따라간 곳에는 고블린의 작은 부락이 있었고, 그 중앙에는 검이 한자루 바위에 꽂혀있었다.
“기사 씨라면 마검을 다룰 수 있을거에요. 고블린은… 20마리 정도 있네요. 마검의 힘이라면 단번에 쓸어버리겠죠?”
기사도 무인으로써 좋은 검에 대한 욕심은 있었다.
“좋아요, 한 번 해보죠.”
더군다나 그가 가지고 있는 검은 여기까지 오는 도중 여러 사건에 휘말리며 이가 다 나가고 검신이 살짝 휘기까지 해서 언제 부러질지 모르는 상태였다.
고블린들은 누군가 이 근처에 있을거란 생각을 못하고 느긋하게 늘어져있는 상태였기에 기사는 단숨에 부락으로 뛰어들어 검을 쥐었다.
“흡!”
“인간!”
기사가 힘을 주자 바위에 박혀있던 검은 부드럽게 빠져나왔다. 누군가 특별히 관리를 안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깨끗하고 반짝이며 예기가 느껴지는 검신, 정말 로레인의 말처럼 마검임에 틀림 없었다.
“이얍!”
기사는 검을 휘둘러 자신을 향해 뛰어든 고블린 둘을 베어버렸다. 그리고 무리지어 있는 고블린을 향해 검을 높이 치켜 올리고는, 멈춰섰다.
‘…마검은 어떻게 쓰는거지?’
찰나의 순간 당황하며 기사는 로레인을 바라보았다.
“버튼! 손잡이에 버튼 눌러요!”
“버…버튼?”
로레인의 말을 듣고 손잡이를 보니, 하얗고 동그란 버튼이 작게 있었다. 기사는 버튼을 눌렀고 그 순간 검을 타고 몸에서 힘이 솟구쳤다.
“오…오오… 휠 윈드!”
기사는 치켜올렸던 검을 지면을 향해 내리고 자신의 몸을 중심추로 빙글빙글 돌았다.
“… …”
고블린을 모두 처리한 후 로레인에게 다가가자 로레인은 엎드려 쓰러져 있었다.
“로레인 씨!”
놀란 기사가 가까이 다가가 보자, 그녀의 등 위로 조그맣게 경련이 일어나는 것이 보였다.
“푸…푸흐흐흐…”
“….?”
“푸하하하하 휠 윈드… 꺄하하하.”
숨 죽여 웃고 있던 로레인은 참지 못했는지 바닥을 뒹굴며 크게 웃었다.
“왜… 왜 웃어요!”
“흣..흐흐… 그…그거 마검 아니거든요.”
기사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버튼을 누르니까 분명히 뭔가…”
“그거 버튼도 아니구요.”
로레인의 말에 버튼이라 생각했던 것을 다시 눌러보니, 눌려지는게 아닌 그저 검의 장식일 뿐이었다.
“제가 서포트 마법을 조금 할 줄 알거든요.”
로레인은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내며 일어났다.
“재밌는 구경했어요. 그럼 검도 구했으니 다시 출발 할까요?”
기사는 입을 꾹 다물고, 로레인의 뒤를 따라 걸었다.
‘이 여자… 정말 싫어…’
길을 가던 중, 인기척에 기사는 언덕 위로 올라갔다. 그곳에는 아이 두 명이 저 멀리 캔터베리 왕국의 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왕궁은 불타오르고 있었고, 그 위로는 검은 구름이 가득했다.
“저거 봤어? 마족들이 캔터베리 왕국을 점령했어! 사람들 말에 따르면… 왕국이 나쁜 짓을 해서 공격받은 거래.”
“응? 왕국이 뭘 잘못했는데?”
“어… 그러니까, 그놈들이 더럽게 부자였고, 언니 말을 듣지 않았대.”
“누나도 아침에 큰 누나 말 안 들었잖아. 왜 마족들이 누나는 안잡아가는 거야?”
두 아이 중, 누나로 보이는 소녀가 소년의 머리를 쥐어 박았다.
“왜…”
“넌 그냥 나랑 언니 말만 들으면 돼. 말 대답하면 혼나!”
“…”
“또 할 말 있어?”
“… …”
“좋아, 착한 아이네.”
두 아이가 그렇게 떠드는 사이에 기사는 왕궁을 바라보며 슬픔에 잠겼다.
“가죠 로레인씨.”
그는 입술을 꽉 물고 뒤돌아 섰다.
‘공주님을…찾아야해…’
로레인은 심각해보이는 표정의 기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래도 다행이네요, 몬스터들이 많이 보이지는 않아서요.”
“그러게요.”
“혹시 동물 좋아하세요?”
뜬금없는 로레인의 질문에 가디언은 잠시 멈춰서 뒤돌아 그녀를 바라보았다.
“음… 네.”
“저 앞에 가디언 울프 새끼가 있네요”
그들이 나아가던 길목에 자그마한 가디언 울프가 있었다. 새끼 가디언 울프는 기사와 로레인을 발견하고는 털을 곤두세우며 이빨을 보였다.
“쉬버링 산맥에서 사는 아이일텐데,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요? 기사 씨, 한번 잘 해봐요. 가디언 울프는 까다롭긴 해도 주인으로 인정한 사람에게는 충성을 다한다고 하니까요.”
“어…”
기사는 새끼 가디언 울프를 보았다. 날카로운 이빨, 잔뜩 화가 난 듯 부풀어 있는 모습.
‘화내고 있지만 새끼라 그런지 귀여운데…’
기사는 조심스레 다가가 손을 내밀었고. 그 순간 새끼 가디언 울프는 기사의 품에 뛰어 들어 투구를 물었다.
“으아아아…!”
깜짝 놀라 발버둥치자 기사를 놓친 새끼 가디언 울프는 빠른 속도로 멀어졌다.
“기사 씨는요.”
“말하지 마세요...”
“저리가!!”
그 때였다. 저 멀리에서 공주의 목소리가 들리고 기사는 목소리를 쫓아 내달렸다.
“멈춰! 거기 서!”
“으악”
언덕 위에서 도망가는 공주와 그 뒤를 쫓는 3인조의 모습이 보였다. 공주를 쫓던 중 라쿤이 발을 헛디디며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이봐.”
“뭐야… 아까 그 애송이잖아. 어떻게 빠져나온 거야?”
기사는 분노를 삭이며 라쿤에게 다가갔다.
“마침 잘 됐어… 아저씨가 꼬맹이 덕분에 화가 좀 나있거든.”
라쿤은 다가오는 기사를 향해 고개를 치켜들며 말했다.
“화풀이 좀 하자!”
기사는 검을 뽑지도 않고 온 힘을 다해 라쿤을 쥐어박았다.
“꾸엑”
순간적인 충격에 라쿤은 기절했고, 기사는 라쿤의 멱살을 잡아 흔들며 그를 깨웠다.
“크윽… 모험가 시절 무릎에 맞은 화살만 아니었다면…”
라쿤의 혼잣말에 기사는 기가 차 한대 더 쥐어박을까 생각했지만 이내 참았다.
“이거 안놔! 뭐, 뭐! 노려보면 내가 뭐 말해줄 거 같아?”
라쿤은 겁도 없는 건지 오히려 기사한테 성질을 부렸다.
“어쩔 수 없네요 고문이라도 할까요 기사 씨?”
로레인이 다가오더니 바구니에서 못이 잔뜩 박힌 나무 몽둥이를 꺼내 기사에게 건내주었다.
‘대체 이게 어떻게 저 바구니에서 나온거지?’
우선은 공주의 행방을 알아내야했기에 기사는 궁금증을 뒤로하고, 라쿤을 내던졌다. 그리고는 위협적인 눈빛으로 라쿤을 바라보며 그의 얼굴 옆으로 몽둥이를 내리쳤다.
“어른한테 눈깔 부라리는거 아니다…”
털이 곤두선 것으로 보아 겁을 먹은 듯 보였지만, 라쿤은 여전히 건방진 태도를 보였다.
“말하고 싶어지면 꼭 큰 소리로 말해. 못들을 수도 있으니까.”
말을 마친 기사가 흉악한 몽둥이를 높이 치켜올리고 내리치려는 순간, 라쿤은 놀라 뒷걸음 치며 입을 열었다.
“이거 진짜로 미친거 아냐?! 알았어, 알았다고! 니가 찾는 꼬맹이는 캔터베리 유적 방향으로 갔어!”
혼신의 힘을 다해 소리 친 라쿤은 기운이 빠졌는지 주저 앉았다.
“이 짓도 때려치우던가 해야지…”
기사는 몽둥이를 로레인에게 돌려주었다.
“유적이면 저쪽 이에요.”
로레인은 몽둥이를 바구니에 쑤셔 넣으며 말했다.
‘눈 앞에서 봐도 못 믿겠네…’
“저기, 음… 저는 이 근처에 볼 일이 좀 있는 데요.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죠? 금방 돌아올게요!”
기사가 인사를 채 건네지도 못했는데 로레인은 수풀 사이로 떠나가버렸다.
‘뭐… 고마운 사람이지만 수상하기도 했으니 잘 된 일이지…’
그렇게 로레인이 떠나가고, 그녀가 안내해준 길을 따라 유적지를 향하던 기사의 앞에는 덫에 걸려 꼼짝 못하는 가디언 울프가 보였다.
“이런… 풀어줄게 잠깐만…”
가디언 울프는 기사를 경계하듯 이번에도 털을 바짝 세웠다.
“풀어만 줄 테니까 물지마…”
아까 전 가디언 울프에게 물렸던 공포가 남아있던 기사는 조심스레 덫을 풀어주었다. 그리고는 가디언 울프가 놀라지 않도록 천천히 뒤로 물러서서 가디언 울프를 쳐다보았다. 가디언 울프는 낮게 울며 위협을 하는가 싶더니 이내 꼬리를 살랑이며 기사에게 다가왔다.
“오…”
기사는 기쁜 마음에 손을 뻗어 가디언 울프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했으나. 그 순간 가디언 울프가 달려들어 기사의 손을 물어 뜯고는 도망쳐버렸다.
“후우… 사나운 멍멍이네… 정말…”
#보너스 단막극
#001
마검을 손에 쥔 기사, 그는 순식간에 자신을 덮쳐 온 고블린을 베어버리고는 무리지어 있는 고블린을 향해 검을 높이 치켜올렸다.
“엑스…. 칼리….”
“야!!!”
저작권을 위해 로레인은 급하게 소리를 질러 기사를 멈춰 세웠다.
#P.S.
최대한 모든 스토리를 그대로 넣고자 했으나...
공주를 찾아야하는 급한 상황이고, 기사가 떨어지고 공주와 다시 만나기까지가 단 2틀 정도의 시간차를 두고 생겼으며...
특별한 이벤트보다는 숲 속에서의 추격신 뿐이라
자꾸 OO했다 -> 길을 간다 -> OO했다 -> 쫓아간다 이걸 무한 반복하게 되는 것 같아...
과감하게 자를건 자르고 큰 것만 넣으면서 적었습니다.
써내려가지 못한 인물 등장이나, 이야기는 나중에 다른 방식으로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디언 테일즈 #00 Prologue 링크
http://cafe.daum.net/GuardianTales/ARz6/76021
가디언 테일즈 #01 캔터베리 왕국 01 링크
첫댓글 재미있당 아 처음 했을때가 떠오르네요...
추억돋는다아아ㅏ~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쉬워요 더 늦게 볼 걸
늦더라도 계속 써주세요 ! 감사히 읽겠습니다!
넵 쓰고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