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나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가정 불화와 아버지의 가정 폭력을 이겨낼 수단으로 방 문을 걸어잠그고 노래를 부르며 상처를 치유했다. 그의 할머니는 어렸을적부터 노래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던 아길레라의 가능성을 찾아냈고, 어린 시절 다니던 유치원에서 주최한 장기자랑을 시작으로 아역 신인들을 발굴해내는 <스타 서치>에 등장해 TV 데뷔를 했다.
처음 크리스티나의 오디션 테입을 <스타 서치>에 보낼때 스타 서치 관계자는 "립싱크 테입을 받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크리스티나의 목소리는 남달랐다. 이후 그 일대에서 가창력을 뽐낼 수 있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야말로 어린 스타의 탄생이었다.
그러던 1993년, 미키 마우스 클럽(청소년 탤런트들이 출연하는 인기쇼) 오디션에 합격하여 브라운관에 등장한 아길레라는 같은 시즌에 등장한 브리트니 스피어스, 라이언 고슬링,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과 함께 10대 틴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후 쇼는 후속 시즌을 방영하지 않고 취소되었으며 크리스티나를 비롯한 10대 출연자들은 모두 각자의 길을 걸어간다.
브리트니가 1997년 자이브 레코드와 계약을 맺고,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엔싱크의 멤버가 되었을때 크리스티나는 탁월한 가창력을 겸비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빨리 데뷔 앨범을 발매하고 싶었지만 좀처럼 이루어지지 못했고 여러 공연을 해가며 자신의 이름을 알려야 했다. 이때 크리스티나를 눈여겨 본 한 매니저는 그에게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고 크리스티나 측과 의견 조율에 성공한 매니저는 여러 가지 스케쥴을 제시하며 크리스티나를 관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크리스티나는 데모 곡을 준비하며 신인 가수 쇼케이스에 참여했고 가끔 규모있는 무대에 설때마다 신인치고는 좋은 가창력을 선보여 업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한다. 그리고 얼마 뒤 아길레라의 데모 테이프를 들은 RCA 레코드의 프로듀서 론 페어는 처음 크리스티나의 목소리를 들었을때는 감흥이 없었지만 이후 <Obvious>라는 데모곡을 들었을때 그녀의 목소리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
론은 크리스티나를 직접 만나보고 싶어했고 신인 가수와 유명 프로듀서는 98년의 어느날 아주 운명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이미 수많은 가수들을 만나본 론 페어는 금발의 어린 여가수에 대한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았지만 크리스티나는 TV 스타가 되고 싶어하는 여느 10대 소녀들과는 달리 아주 당당하고 자신이 가야할 길을 정확히 알고 있는 미래의 디바같은 모습이었다. 론은 아길레라에게 만나자 마자 즉석으로 아카펠라를 요청했고 이내 잠시 고민하던 크리스티나는 곧이어 자신의 아이돌이었던 휘트니 휴스턴의 <I Believe In You And Me>를 멋드러지게 불렀다고 한다.
RCA 레코드 사장에게 전화해 "이 아이를 무조건 계약시켜야 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작은 소녀의 당당한 태도에 가히 악마적인 느낌까지 받았다고 말할 정도로 론은 미래의 스타가 될 크리스티나를 RCA 레코드에 영입시켰다.
고대하던 음반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기대에 부풀어 있던 크리스티나는 며칠 뒤 론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론은 또 다짜고짜 크리스티나에게 "크리스, 잘들어. 너 진성으로 높은 미 음정(E5)를 부를 수 있니?"라고 물어왔다. 크리스티나는 천진난만하게 뒤에 있던 엄마를 보고 "엄마 나 그 음정 부를 수 있어?"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이후 론은 크리스티나에게 그 음이 들어간 노래를 찾아서 데모 테이프를 만들라는 지시를 해왔고 아길레라는 집에 있던 아주 낡은 녹음기를 들고 화장실로 가져갔다.
E5 음정은 아주 높은 음이어서 곡을 고르는데 쉽지 않았지만 마침내 그 음정이 들어간 노래를 찾고 어머니 쉘리는 크리스티나에게 그 곡의 반주를 피아노로 쳐줬다. 그 곡은 바로 역시나 휘트니 휴스턴의 <Run To You>였고 크리스티나는 좋지않은 환경이지만 무사히 불러냈다. 겨우 데모 테이프를 만든 크리스티나는 론에게 택배로 전했고, 론은 자신의 오랜 친구였던 매튜에게 이 데모 테이프를 보냈다. 당시 매튜는 뮬란 사운드 트랙을 작업하고 있었는데 주제곡을 부를 가수를 찾고 있었지만 가수중에 이 음을 소화할 가수가 드물었기에 론에게 이 음을 올릴 수 있는 가수가 있냐고 자문했던 것이었다.
데모 테이프를 들은 매튜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으나 테이프의 음질이 너무 열화되었기 때문에 직접 만나보고 싶어했다. 크리스티나는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고 그 자리에서 매튜는 <Reflection>의 악보를 보여주며 불러보기를 원했고 크리스티나가 이 곡을 부르기 시작한지 2~3 소절도 채 안되서 매튜와 스탭들은 이 곡의 주인공으로 크리스티나를 낙점했다. RCA 레코드와 계약을 체결한지 채 1주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였다. 어머니 셸리는 그 일주일이 크리스티나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했던 한 주였다고 회상한다.
크리스티나는 매튜와 함께 <Reflection> 녹음을 하기 위해 작업실에 모여들었다. 그러나 이 E5 음정은 아주 어려운 음정이었고 결국 이 음을 노래를 완창하면서 부르는데에 실패하자, 보컬 코치까지 대동하여 3~4일 밤을 연습해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 음을 정확하게 때린 크리스티나와 스탭들은 안도의 한 숨을 내쉬며 기뻐했고 크리스티나의 첫 싱글이자 뮬란의 사운드 트랙으로 발매될 이 곡은 1998년 여름에 완성되어 발매가 결정된다. 이 싱글은 아길레라의 스타성을 파악하기 위한 아주 중요한 싱글이었다.
크리스티나는 뮬란을 홍보하기 위해 여러 언론에 등장했고 열렬히 <Reflection>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Reflection>을 처음 무대에서 부를 어느 날은 아침 7시에 시작하는 CBS This Morning이었고 모두 걱정했지만 다행히 별 실수없이 소화해냈다. 이후 몇몇 방송과 쇼케이스를 하며 <Reflection>을 세상에 공개했다.
많은 프로모션에도 <Reflection>은 크리스티나를 스타를 만들지 못했다. 적당한 히트는 했지만 그저 그런 수준이었고 기대했던 차트 성적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실력은 인정받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쇼 비즈니스 세계에서 아길레라는 시험대에 올려졌다. 그러나 이후 <Reflection>은 여러 버전으로 커버되었고 이듬해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되며, 잠깐의 부진이 결코 전부가 아니었음을 보여줬다.
크리스티나는 <Reflection>이 발매되고 바로 자신의 데뷔 앨범을 만들고 싶어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곡을 녹음하고 있던 와중 앨범의 11곡을 완성한 뒤 마지막 한 트랙을 남겨놓고 있을때 여러 레이블을 돌아다니던 데모 곡을 발견한다. 이 곡은 병속의 요정 <Genie In A Bottle>이라는 제목이었고, <Reflection>에서는 느낄 수 없는 R&B 창법을 많이 요구하고 있었다. 처음 아길레라는 자신의 가창력을 크게 뽐낼 수 있는 발라드 곡을 리드 싱글로 발매하길 원했기에 이 곡을 부르기까지 고민이 있었지만 한번 불러보자는 식으로 <Genie In A Bottle>을 녹음하기로 한다.
그렇게 작업진들의 걱정 끝에 녹음실에 들어간 아길레라는 <Genie In A Bottle>이 요구하는 R&B 테이스트를 너무 과할 정도로 완벽하게 소화해냈고, 아길레라는 완전히 그곡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렇게 애초 기획과 달리 R&B와 틴팝 요소가 가미된 <Genie In A Bottle>은 가장 마지막에 녹음되었음에도 크리스티나의 첫 데뷔 싱글로 결정되었고 1999년 여름, 세상에 등장한다.
<Genie In A Bottle>
발매 5주만에 빌보드 HOT 100 1위 석권, 5주간 1위를 기록하여 1999년 최장 기간 1위곡.
그리고 이것은 1999년 팝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혜성같은 등장이었다.
Look at me
날 바라봐요
You may think you see
아마 내가 어떤 사람인지
Who I really am
단번에 알거라 생각하겠죠
But you'll never know me
그치만 진짜 내가 누군지는 모를 거에요
Every day, is as if I play a part
하루하루가 마치 광대 같은 일상이에요
Now I see
그렇지만 이제 알아요
If I wear a mask
가면을 쓰고
I can fool the world
세상은 속일 수 있을지언정
But I can not fool my heart
제 자신은 속일 수 없다는 걸요
Who is that girl I see
뒤에서 날 바라보고 있는
Staring straight back at me?
저 소녀는 누구죠?
When will my reflection show
내 모습이 비출 때
Who I am inside?
누가 제 안에 있을까요?
2019년 5월, 자신의 첫 라스베가스 레지던스 쇼에서 19년만에 <Reflection>을 부르는 아길레라
아길레라 진짜 왕왕왕팬이라서 영어시험은 50점이면서 앨범은 통째로 다 외우고 다녔었어요!!! 특히 리플렉션은 제가 처음 외운곡인데 안 올라가는 고음 해보겠어!!!!! 할꺼야!!! 라는 맘으로 겁없이 많이 부르고 다녔었네요 근데 잘되든 안되든 저는 그렇게 부르고나면 너무 시원한 기분이 들어요ㅎ
클쓰 팬이지만 이렇게 세세한 이야기까진 저도 처음 듣네요. 흥미로운 글 감사합니다 ㅎ.ㅎ 중1 때 학교에서 아침 시간에 Reflection 뮤비를 틀어주면서 가사지를 나눠줬었는데 친구가 저 가수 노래 진짜 잘한다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덕분에 오랜만에 리플렉션 들으러 갑니다
첫댓글 제가 클쓰팬이 되게 한 것도 뮬란 OST에 있던 클쓰의 리플렉션이었죠. 그러다가 지니로 빵터져서 곧바로 1집 구입했던 기억이. 1집이 아직도 개인적으로 최애앨범이예요.
저도 1집 참 애정하는 앨범이에요^^ 그 당시를 체감하신 분들이 부럽네용
와 넘 잼써요ㅋㅋ
감사합니다♥♥♥♥
전 근데 크리스티나 보고 얼굴이 너무 예뻐서 노래 찾아 들었음 ㅋㅋㅋㅋ
저는 처음에 너무 비현실적인 외모라 예쁜지 몰랐는데 어느순간 미친 비쥬얼이라는걸 깨닳은 케이스....
진짜 사랑해요 내년에 한국와주라 ㅠ
내한와줘......😭
저는 솔직히 어릴때 이노래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는데 오랜만에 들어서 그런지 옛날 생각 나고 좋네요ㅠ 작성자님 글 감사합니다.
감사해요^^ 이 곡이 유독 추억을 회상시키는 곡인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ㅎㅎ
클쓰 박정현버전 둘다 넘조음,, 지니인어보를은 물론 넘사벽이죠ㅋㅋㅋ 갠적으론 지니인어보를이 클쓰 노래중 젤 제취향!!
박정현 버전도 댓글 보고 오랜만에 듣는데 좋네요!!!
Reflection은 뮬란빨 클쓰빨이지 딱히 엄청 좋은 곡인지는 지금도 모르겠네요. 그저 그냥 흔한 발라드. 오히려 I turn to you가 명곡
이 때의 보컬과 2집 때의 보컬을 비교해보면 클쓰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잘 알 수 있죠!! 진짜 이 때 클쓰랑 브리트니 등장으로 팝계가 아주 핫했던 기억이!!! 팝 가수 세대 교체 시기였죠!!!
2집 이후 보컬은 정말 깊이있어졌죠ㅋㅋ 린다 페리와의 만남의 신의한수 였던것 같네용.
Reflection 되게 좋아하는데 그간 라이브 영상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드디어 불러줬네요 ㅠㅠ 너무 좋다... 근데 주변에 관객들 왜 자꾸 악악 거리는거
근데 저 영상에 등장하는 중국 코스툼 여자가 마가렛 초라니 ㅋㅋㅋㅋㅋ 진짜 돌고 도네요 신기방기하다 저 영상에서 진짜 노래 잘하네요 헐 원곡 피치 그대로 부른듯 ㄷ
https://www.youtube.com/watch?v=NXA5wIWbDS8
이 영상에서 연기하고 있는 동양인 주인공.. 김숙같지 않나요?ㅋㅋ 저만 그렇게 느끼나봐요.. 또르르
PLAY
아길레라 진짜 왕왕왕팬이라서 영어시험은 50점이면서 앨범은 통째로 다 외우고 다녔었어요!!! 특히 리플렉션은 제가 처음 외운곡인데 안 올라가는 고음 해보겠어!!!!! 할꺼야!!! 라는 맘으로 겁없이 많이 부르고 다녔었네요 근데 잘되든 안되든 저는 그렇게 부르고나면 너무 시원한 기분이 들어요ㅎ
오잉 지니가 데뷔싱글이 아니였군요
클쓰 팬이지만 이렇게 세세한 이야기까진 저도 처음 듣네요. 흥미로운 글 감사합니다 ㅎ.ㅎ 중1 때 학교에서 아침 시간에 Reflection 뮤비를 틀어주면서 가사지를 나눠줬었는데 친구가 저 가수 노래 진짜 잘한다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덕분에 오랜만에 리플렉션 들으러 갑니다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