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로봇수술 장비를 이용한 전립선암 수술 | ||||
|
지난 7월 우리 병원 수술장에 다빈치 로봇수술 장비가 도입 설치된 이후, 환자들뿐 아니라 많은 의사, 직원들이 이에 대한 관심과 궁금점을 개인적으로 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는 주 4~5건 정도 수술이 시행되고 있지만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다빈치 로봇수술 장비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기계만 설치하면 수술의 모든 과정을 로봇이 자동으로 진행한다고 생각하는 점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수술자가 콘솔이라고 하는 조종석에 앉아서, 한 개의 내시경 렌즈와 3개의 로봇팔을 움직여서 수술을 하는 것이다. 즉 수술자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서 팔이 움직이는, 소위 ‘master-slave’ 기술로써 조작이 되는 것이다. 콘솔(조종석)은 가로 1미터, 세로 2미터, 높이 1.5미터 정도의 상자 모양이며, 수술자가 그 좌석에 앉아서 환자 몸 속에 들어간 양안렌즈를 통해 만들어진 3차원 입체영상을 보게 된다. 3차원 영상이므로 깊이를 알 수 있는 입체영상이며, 장점이 2차원적인 복강경 영상과 가장 큰 차이가 된다. 또한 10배까지 확대되어 보임으로써, 전립선암 수술 시에는 육안으로 보기 힘든 신경과 혈관을 잘 볼 수 있게 되어 성기능 보존을 위한 신경보존수술이 좀 더 용이해진다는 이점이 있다. 그 아래에는 수술자의 양손으로 로봇팔을 움직일 수 있는 조종간이 있다. 수술 시에는 주로 2개의 로봇팔을 각 손으로 조종하며, 제3의 로봇팔로는 수술을 돕기 위해 주변을 잡아당기는 등의 역할을 한다. 이때 수술자 손의 움직임을 디지털화함으로써 손의 떨림도 보정이 되고, 축척 기능을 통해서 손 움직임의 5분의 1까지 로봇팔이 움직이게 할 수가 있다. 즉, 손이 10cm 움직이면 로봇손은 2cm만 움직이기 때문에 복잡하고 세밀한 동작도 수행할 수 있다. 왼발 쪽에는 카메라와 제3의 로봇팔을 움직일 수 있는 페달이 있고, 오른발 아래에는 수술중 지혈을 위한 단극성 및 양극성 보비를 위한 페달이 있다.
다빈치 로봇 본체는 높이 2미터 정도의 크고 튼튼한 기둥에 4개의 팔이 연결되어 있다. 여기에는 1개의 카메라와 3개의 로봇손 장치를 장착하게 되며, 이들 각각은 콘솔에 있는 수술자의 동작에 따라 상하좌우뿐 아니라 전후방으로 움직이게 된다. 로봇손은 골반과 같이 좁은 공간 안에도 쉽게 들어갈 수 있으며, 사람보다 훨씬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골반 내 깊숙한 곳에서도 봉합수술을 할 수가 있다. 또 하나는 비디오와 조명 장치가 실려있는 카트이며, 수술장면은 DVD로 녹화가 된다. 이 같은 다빈치 로봇수술 장비는 현재 미국에 600여 대가 운용되고 있으며, 국내에도 우리 병원을 비롯하여 현재 7대가 도입되어 있고,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분야는 전립선암 수술이지만, 흉부외과, 산부인과, 일반외과 등 여러 영역에서도 시도되고 있다.
이처럼 다빈치 로봇수술 장비를 이용한 전립선암 수술(정확하게는 ‘로봇보조 복강경 전립선 절제술’)의 장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기존의 새로운 기술들은 복강경 수술처럼 수술하는 의사는 좀 더 힘들더라도, 환자는 상처를 적게 절개하는 등 환자입장에서의 장점이 부각되어 왔다. 다빈치 수술도 개복수술의 경험이 많아야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은 있지만, 수술하는 의사 입장에서의 장점이 크다. 즉 확대된 시야에서 수술하므로 발기신경보존 및 괄약근 보존이 좀 더 용이하고, 로봇팔이 자유롭게 회전하므로 방광-요도 문합수술이 쉽다. 또한 복강경과 마찬가지로 가스를 복강 내에 채우고 수술하므로 가스의 압력 덕분에 출혈이 줄어들며, 수술자가 편안한 자세로 앉아서 수술하므로 수술 후 피로감도 훨씬 덜하다. 전립선암 수술 후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요실금과 발기부전인데, 로봇보조 수술 후 요실금은(요실금의 정의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대개 6~12개월째 10~24%를 보인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개복수술과 정확한 비교연구는 없지만, 실제 수술을 해보면 요실금이나 발기부전의 합병증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된다. 이 외에도 직장손상이나 방광-요도 문합부 협착이 적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1~2% 환자에서는 개복수술로 전환될 수도 있다. 1965년 인텔사의 공동창업자인 고든 무어는 유명한 무어의 법칙을 남겼다. 그에 따르면 컴퓨터의 능력은 매 18~24개월마다 2배가 된다는 것이었고, 이 법칙은 지금까지 적중하여 왔다. 이 같은 컴퓨터 기술의 빠른 발전은 향후 로봇수술장비의 발전에도 더욱 영향을 끼칠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의사뿐만 아니라 환자들도 새로운 기술, 새로운 장비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에, 이 같은 수술 술기의 보급과 발전이 어느 나라보다도 빠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