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 이라는 시간은 어떻게보면 길고 때론 너무나 짧게 느껴진다 짧게 바라보게 만드는것이 人間이 세상에서 삶의 흔적을 지우는것 으로 불구덩이 화로에 들어간 시신이 ' 한줌' 재가 되는 시간이다 동시에 극에 달한 슬픔이 해체되고 유족(遺族)과 고인(故人)간에 이별을 받아들이는데 필요한 치유의 시간이다. 떠난 자와 남겨진 자. 그 사이에 공유할 수 없는 공간이 오늘날의 , 장례식장(葬禮式場)이다
안치실(安置室)엔 시신을 부패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 냉장보관 한다. 나도 장례지도 사 들이 시신이 있는 입관 실(入棺 室)에서 퀴퀴한 냄새와 함께 서늘함이 얼굴에 와 닿는데도 입관(入棺)하는 것을 많이 보고 만져보게 되니 아무렇지도 않다 염습(殮襲)·죽은 사람의 몸을 닦고 수의를 입히는 일)을 하는 것을 보면서 같이 도와 주다보면 부모나 자식 같은 마음이 든 다 조그만 크기의 입관 실은 싱크대와 찬장이 딸려 단출한 주방(廚房)처럼 보여 진다 불과 얼마 전에 처남이 익사(溺死) 사고로 주검을 보게 되었는데 몸집이 한배반이 커졌고 배가 너무나 많이 나온 것을 보게 되었다. 얼굴을 보니 피부가 파랗고 물속에서 나오질 못하고 얼마나 허우적거렸는지 짐작이 간 다
나무토막처럼 몸이 딱딱하고 축 늘어진 팔과 다리를 보게 되니 생로병사(生老病死)가 뭔지 실감이 간 다 대개 시신 한 구를 염습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시간으로 장례 지도 사들이 궂은일을 마쳐놓고 유족들을 불러 마지막 가는 고인의 얼굴을 보라고 한 다 그 사람들이 준비를 끝내고 나면 유리벽 밖 참관실로 상복을 반쯤 걸친 유족들이 들어오는 것 이다 염습과 입관이 끝나야 유족은 상복을 입고 조문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처가 집 집안들과 내가 보는 가운데 그들이 본격 염습에 들어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예전엔 입관 하는 것을 남자들이 많이 했는데 요즈음엔 젊은 여자들도 하는 것을 보니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처남(妻男)의 시신(屍身)을 알코올에 솜을 묻혀 몸 구석구석을 정성껏 닦아 내려가는 것을 보니 간간이 들리는 유족의 흐느낌 외엔 정적이 흐르는 기분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두 사람은 망자를 맨손으로 닦고 주무르고 있었다. 더 정성스럽게 하기위한 아슬아슬한 자기희생이다. 장례지도 사들에게 가장 곤혹스러운 경우는 사고사를 당했거나 심하게 부패한 시신을 대할 때다. 특히 익사자는 몸이 평소의 배 가까이 불어나 수고도 배 이상 든다고 한 다 몸을 모두 닦고 수의를 입히니 고인의 모습이 갈수록 화사해져 가니 처가댁 집안들의 흐느낌도 잦아드는 것 같았다 메이크업 박스를 꺼내 스프레이를 뿌려 머리를 뒤로 넘기고 얼굴에 로션을 발라주는 것 이다
숨죽이며 지켜보던 처가댁 집안들의 표정에도 안도감이 깃들다가 처남의 얼굴에 복건을 씌우고 마무리 하는 것을 도와주는데 이제 입관 하겠다"는 장례지도사의 짧은 말에 또 다시 유리벽을 두드리며 오열하게 만든 다 다음날 이른 아침에 어수선한 기분이 드는 승화원에 도착을 하게 되었다 화장장 안에는 23기의 화로가 길게 늘어선 곳을 보니 장중하면서도 엄숙하다. 화로 안으로 공기를 불어 넣는 송풍기 같은 소리가 귓전에 들린다. 운구 대를 밀어 화로 앞에 멈춰 세우는 것을 보니 묵직한 무게감이 전해진다. 마치 세상과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처남의 몸부림 같다. 조그만 엘리베이터를 닮은 화로 문이 열리고 관을 밀어 넣더니 문이 닫히고 곧 파란불이 점등 하는 것을 보니 화장으로 들어가나 보다
여기 근무하는 직원에게 화로 내부 온도를 물어보니 1300도 가량 된다고 한 다 그 많은 화로에 쉴 새 없이 운구대가 움직이는 것을 보며 화장하는 시간표를 보니 80구가 넘었다 90분이 흐르고 보니 침묵을 깨고 화로 문이 열렸다. 한 평이 채 안되는 좁은 화로 안. 내화벽돌 위에 수북이 쌓인 잿빛의 유해. 고열과 높은 압력으로 인해 몸집이 크던 처남의 모습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색즉시공, 불가의 단어가 머리 속에서 맴돈다. 마스크를 낀 채 작업도구를 들고 수골에 들어가는 것을 보니 문화재 발굴하듯 조심스레 솔로 털어가며 유해를 쓸어 담는 것이 보였다 처남의 유해는 한줌보다 훨씬 많은 서너 움큼 이상이다. 들어보니 같은 체격이라도 여자보다 남자가, 젊고 건강할수록 양이 많다고 한다. 삶의 흔적을 영원히 지우는 화장장 이란 게 누구나 거쳐야하는 이곳이다 ... 南 周 熙
첫댓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잘모셨으니 좋은곳으로 가셨을겁니다.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
인간이라면 반드시 한번은 필연적으로 무조건 거쳐야할 마지막 관문입니다,쓰라리고 아픈마음 이해합니다,,문학인 이라서 그런지 글도 남들이 이해할수 있겠금 잘쓰셨네요,, 좋은나라로 가셨을겁니다 비룡님 더욱힘을 내시는길만이 지하에서나마 처남도 바랄겁니다,,,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 좋은 주말이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