素雲의 普洱茶 紀行(03-14) - <茶馬古道를 따라서 – 다시 쿤밍(昆明)으로>
2016년 6월 6~7일
또다시 중국 운남성(雲南城) 쿤밍(昆明)공항이다. 이젠 쿤밍공항(昆明长水国际机场)이 낯설지 않다. 쿤밍(昆明)공항에서 짐을 찾을 때마다 마주하는 어느 차창(茶廠)의 선전 광고가 이제 제법 익숙하다. 지난 2월, 4월에 이어 올해 벌써 세 번째 배낭을 메고 雲南에 왔다. 2월은 춘차(春茶)를 위한 예비 茶山 탐방이었고, 4월은 본격적인 茶 생산에 참여하면서 유명 茶山들을 탐험하고, 잘 알려진 茶 시장을 탐방하는 여정이었다면, 이번 雲南행은 茶와 관련은 있지만 직접 茶를 생산하거나 茶山을 탐방하는 것과는 다른 여정이다. 茶人이라면 꼭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 차마고도(茶馬古道)를 따라 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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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두 번의 여정은 거의 오지탐험 수준의 힘든 과정의 연속이었다면, 이번은 여유롭고 럭셔리한 여행으로 컨셉을 정했다. 지난 여정은 현지인처럼 현지의 교통편을 이용하고, 걷고, 얻어 타는 고행의 연속이었다면, 이번은 가능하면 게으르고 느리게 이동하고 많은 휴식을 취하면서 여행을 즐기기로 했다. 특히 다예촌(茶藝村)의 나촌장(羅村長)님과 함께 온 스님 한 분이 동행하기로 하였으니, 여행 도중 틈틈이 법문도 듣고 인생에 대한 가르침도 받으면서 느긋하게 이동하는 특별한 여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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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밍(昆明)까지 오는 과정부터 지난 두 번의 여정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경제적인 절약을 위해 쿤밍(昆明)으로 오는 도중 중국의 다른 공항을 경유해 항공편을 환승하는 원칙을 지키기로 한 것은 같았지만, 이번은 인천공항 출발부터 공항에서의 소소한 일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만큼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우리 일행만을 위해 모든 수고를 대신해 줄 젊은 가이드가 동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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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 항공편을 환승해야 할 심천공항(深圳空港)에서도 이 젊은 청년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공항의 국제선에서 짐을 찾아 다시 중국 국내선으로 이동해 짐을 부치는 과정을 물 흐르듯이 매끄럽게 처리하는 것을 보며 4시간의 여유를 한껏 즐길 수 있었다. 이 젊은이는 쿤밍(昆明)에서 합류하기로 한 여행사 김사장의 아들로 중국의 명문 청화대학(淸華大學)을 졸업한 수재이다. 청화대학(淸華大學)은 중국의 대학을 대표하는 北京大學과 쌍벽을 이루고 있는 세계 초 일류대학이 아닌가! 淸華大學에 입학하기 전에는 호주에서 유학생활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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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게 쿤밍(昆明)의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한 우리는 아침 늦게 일어나 김사장의 게스트하우스가 속해있는 아파트 단지를 어슬렁거리는 일로 雲南의 일과를 시작했다. 게스트하우스는 쿤밍(昆明) 시내 서북쪽, 웅달차성도매시장(雄達茶城都賣市場)이 있는 진스쇼치(金實小區)의 북쪽에 위치한 시설 좋은 아파트이다. 먼 이국땅 이곳 쿤밍(昆明)에서 우리 虎巖茶道의 조춘(早春) 반펀차(班盆茶)를 한가히 마시면서, 우리 일행만을 위해 특별히 마련해 준 게스트하우스를 독채로 사용하는 여유로운 호사를 누렸다. 문득 눈에 들어온 게스트하우스의 벽에 적힌 문구가 제격이다. 앞으로의 여정을 미리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듯했다. 그래 살짝 미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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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장(麗江)에서 달려온 김사장과 합류해 시내에 나가 신선한 열대 과일과 필수품을 구입해 숙소로 들어왔다. 지금까지는 雲南에 올 때마다 마주하는 풍성한 열대 과일을 촉박한 이동시간과 빠듯한 일정 등으로 마음껏 즐기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실컷 즐겨보자. 김사장과 앞으로의 일정을 논의했다. 김사장은 리장(麗江)에서 허텐샤(和天下)라는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분이다. 가족이 한 팀이 되어 소수 여행객들만을 위한 맞춤식으로, 주로 茶馬古道를 안내하는 전문팀이다. 번잡함을 싫어하는 나에게는 적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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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장과 인연을 맺은 것은 우리 호암다도(虎巖茶道)의 순고수보이차(純古樹普洱茶) 때문이었다. 올봄 雲南 탐방 때 비행기 내에서 인연이 되었단다.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가던 중 우연히 다예촌(茶藝村)의 나촌장(羅村長)님과 普洱茶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단다. 우리가 茶山에 직접 가서 普洱茶를 만든다고 하자 관심을 표했던 것이다. 본인도 雲南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면서 많은 여행객을 상대로 普洱茶를 판매도 하고, 나름 普洱茶에 대해 고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리 虎巖茶道의 茶를 마셔보고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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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표현대로 <이런 고급스런 普洱茶가 세상에 있는 줄 몰랐단다>. 이런 인연으로, 김사장이 한국에 왔을 때 어려운 시간을 내어 화순에 있는 나촌장(羅村長)님의 다예촌(茶藝村)까지 내려와 우리 虎巖茶道 고수차(古樹茶)의 내력과 茶山 등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직접 茶를 마셔보고 다른 茶와 확실히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단다. 羅村長님의 후한 대접을 받고 돌아가면서, 그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본인이 운영하는 리장(麗江)의 茶馬古道 여행에 답방하는 형식으로 이번 탐방이 이루어진 것이다.
지금까지 雲南의 茶 산지에서 직접 普洱茶를 만든다는 한국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茶를 마셔보았지만, 우리 虎巖茶道의 茶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진정한 순고수보이차(純古樹普洱茶)를 마셔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虎巖茶道의 茶를 마셔보기 전까지 마셔본 茶 중 제일 좋다고 생각했던 茶는, 중국에서 상당히 영향력이 있는 어느 유명 인사의 집에 초대되어 마셨던, 한 편(片)에 삼천만원 정도의 普洱茶였는데, 그 茶도 우리 虎巖茶道의 茶와는 비교가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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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장이 상당히 비싸게 구입한 좋은 普洱茶라고 게스트하우스에 소중히 보관하고 있던 茶를 선보였다. 마셔보니 절대 고수차(古樹茶)는 아니었다. 고수차(古樹茶)가 아니라고 하니, 약간 의아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리장(麗江) 수허고성(束河古鎭)의 차마고도박물관(茶馬古道博物館)에서 본인이 직접 구입했다고 한다. 난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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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판단으로는 좋은 茶는 아닌데. 다른 곳도 아닌 차마고도박물관(茶馬古道博物館)에서 구입했던 것이라니... 자세히 살펴보았다. 포장지에 생산일자가 2003년으로 적혀있었는데, QS마크가 버젓이 찍혀있었다. 이 茶는 분명 문제가 있는 茶임이 분명했다. QS마크가 普洱茶에 도입된 것은 2006년 이후부터이다. 2003년에 생산되었다고 주장하는 차에 QS마크 찍혀있다는 것은 일단 이 茶가 정직하지 못한 제품임을 반증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니 한숨만 내쉬었다. 다른 많은 여행객들도 비싼 가격으로 여러 편(片) 구입해 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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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장의 권유로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와 자리를 옮겼다. 편한 휴식을 취하면서 음식도 무제한 제공되는 편히 쉴 수 있는 장소였다. 편한 마음으로 茶에 대해 좀 더 심도 있는 이론과, 실제 차산(茶山)에서의 경험담을 중심으로 한 참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布朗山, 班盆, 老班章, 老曼峨, 帕沙, 南糯山, 景邁... 哀牢山 者竜, 南澗. 景東, 鎭沅, 普洱市 등 등... 시간 가는 줄 모르고 普洱茶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우면서 앞으로의 여행 일정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여행의 본류는 茶馬古道 탐방이지만 앞으로 우리가 원하면 언제든지 필요한대로 계획을 변경하기로 했다. 그곳의 벽에 걸린 현판의 글처럼. 『事事如意』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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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나온 김에 내일은 졘수이(建水)에 다녀오기로 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내일 리장(麗江)으로 출발해 주위의 古城들과 茶馬古道를 따라가 보는 일로 시작하기로 했지만, 지난 봄 吳선생님과 자도(紫陶)를 구입하기 위해 탐방했던 졘수이(建水)에서 버스시간 때문에 놓치고 온 紫陶가 몇 달이 지난 지금도 눈에 밟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 素 雲 -
첫댓글 차마고도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계속 좋은 글 기대하고 있습니다.
틈틈이 옛 기억을 더듬어 가보겠습니다...
잘 보고 나갑니다
게으른 탓에 이제야 답글을 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