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궁중요리인 간장 떡볶이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국민 소울푸드 '떡볶이'!
지금은 밀떡이나 쌀떡에 매운 고추장 소스와 어묵, 파, 양파, 다진 마늘 등을 넣고 요리한 붉은 고추장 떡볶이가 가장 흔하고 선호되는 떡볶이이죠. 1953년 신당동에서 '마복림 할머니 (1921-2011)'께서 처음 개발하여 판매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 고추장 떡볶이 외에도 라면 사리를 넣은 '라볶이', 고추장 떡볶이 위에 치즈를 얹은 '치즈 떡볶이', 원조 떡볶이이자 궁중요리에서 시작된 '간장 떡볶이', 그리고 식당의 각자 테이블에서 바로 끓여 먹는 '즉석 떡볶이', 국물의 양이 많아 마치 국처럼 먹는 '국물 떡볶이' 등 다양한 종류의 떡볶이들이 각자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습니다.
카르보나라 소스를 베이스로 한 '카르보나라 떡볶이'나 크림과 토마토 소스를 기본으로 한 '로제 떡볶이' 등의 퓨전 떡볶이나 정말 매워서 눈물이 쏙 빠지게 하는 '엽기 떡볶이'같은 떡볶이 역시 직접 식당이나 길거리에서 맛보거나 배달 음식으로도 많이 선호되고 있는 떡볶이들입니다.
여전히 학교 앞 분식집이나 시장의 노점에서 저렴하게 접할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의 최고봉인 '떡볶이'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분식의 제왕으로 항상 서민들의 가벼운 지갑을 달래주고 있는 소울 푸드일 것입니다.
분식집이나 노점에서 어묵 국물과 함께 먹는 떡볶이가 떠오르는 클래식 음악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음악의 성인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이 1797년에 작곡한 4번째 피아노 삼중주 작품 '거리의 노래 (Piano Trio in B flat Major, Op.11 <Gassenhauer>)'는 어떨까요?
오스트리아 작곡가이자 지휘자 '요제프 바이글 (Joseph Weigl, 1766-1846)'가 1797년에 초연을 올린 2막의 오페라 선원의 사랑 (L'amor Marinaro)'은 '해적'이란 이름으로 많이 알려진 작품입니다. 이 오페라에 등장한 아리아 '약속하기 전 (Pria Ch'io L'impegno)'은 초연 당시 큰 호응을 얻으며 비엔나 거리 곳곳에서 '거리의 노래'란 이름의 유행가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베토벤은 이 아리아 '약속하기 전'의 멜로디를 자신의 피아노 트리오 4번 중 3악장 변주곡의 테마로 사용하였고, 그 테마를 따라 이 피아노 트리오에도 '거리의 노래'란 제목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원래 베토벤은 이 작품을 클라리넷, 첼로 그리고 피아노의 구성인 '클라리넷 트리오'를 위하여 작곡하였습니다. 현재는 원래의 클라리넷 트리오의 버전 외에도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의 구성인 '피아노 트리오'로 많이 연주되고 있습니다.
베토벤의 트리오 '거리의 노래'는 1악장 '알레그로 콘 브리오 (Allegro con brio)', 2악장 '아다지오 (Adagio)', 그리고 3악장 '테마 콘 바리아치오니 (Tema con Variazioni)'의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베토벤의 다른 트리오 작품들과 달리 마지막 4악장이 빠진 미완성의 작품입니다.
베토벤의 제자였으며 피아노 교본으로 유명한 '체르니 (Carl Czerny, 1791-1857)'는 베토벤이 사망한 후에 그가 이 트리오의 마지막 '피날레 (Finale)' 악장을 작곡하여 후대에 남기지 않았다는 점에 매우 안타까워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페라 '해적/선원의 사랑'의 작곡가 '요제프 바이글' [출처: 위키피디아]
베토벤의 '거리의 노래'의 마지막 3악장은 왁자지껄한 거리의 부산하면서도 즐거운 분위기가 물씬 풍겨져 나오는데요. 정겨우면서도 흥겨운, 그리고 한번 들으면 계속 머릿속에서 맴도는 매혹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인 '거리의 노래' 테마는 떡볶이와 매우 잘 어우러지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