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울상…“내집 아니어도 편하게 살고싶어"
일부 신규아파트 전세가 분양가보다 높아
[금강일보 서지원 기자] #. 올 연말 결혼식을 잡은 직장인 최형준(38) 씨는 내집 마련은 엄두도 못내고 전세를 알아보고 있지만 고민이 깊다.
치솟은 전셋값이 너무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특히 새집은 언감생심이다. 최 씨는 “예비 신부가 새집을 선호하고 있어 알아보고 있는데 신축 대부분은 전세가와 매매가가 비슷한 가격이거나 분양가보다 높은 곳도 적잖다”며 “내집까진 아니어도 안락하게 지내고 싶은데 쉽지 않은 것 같다”고 착찹해했다.
가을 전세시장을 맞아 내달 대전에서도 큰 장이 열리지만 급등한 전셋값에 수요자들의 시름이 깊어만 가고 있다. 분양 이후 몇 년 새 매매가가 크게 뛰면서 전셋값도 올라 분양가를 추월하면서 마땅한 매물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7일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내달부터 1000세대 이상 대단지 아파트가 3곳에서 순차적으로 집들이에 나선다.
우선 대전아이파크시티1·2단지 2560세대와 갑천3블록 트리풀시티 레이크포레 1762세대, 동일스위트리버스카이 1757세대 등이다. 이들 아파트 단지는 전세가가 분양가를 추월하거나 비슷한 상황이다.
대전 서구 갑천3블록 트리풀시티 레이크포레 전용면적 84m²전세 호가는 5억 5000만 원까지 형성돼 있다. 가장 낮게 나온 전세도 4억 5000만 원으로 2년 전 분양가 3억 6000만 원을 크게 웃돈다.
내달 입주하는 또 다른 단지 대전 아이파크시티도 사정은 비슷하다. 2019년 3월 분양 당시 전용면적 85m²의 분양가는 5억 초반대였는데 현재 전세 매물은 4억 5000만 원에서 7억 5000만 원까지 나왔다. 이 같은 사례는 원도심에서도 나타났다.
내달 입주 예정인 대덕구 동일스위트리버스카이 전용면적 85㎡는 분양가가 2억 9000만 원대였지만 현재 전세 매물 대부분이 3억 5000만 원에서 4억 원대에 형성돼 있다. 이처럼 대전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신축 아파트의 전셋값이 분양가보다 높아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에다 지난해 임대차3법 이후 각종 실거주 규제, 보유세 강화 등이 맞물린 결과로 부동산 업계는 보고있다. 임대료 인상이 사실상 4년간 묶이면서 신규 계약 시 집주인들이 최대한 보증금을 높게 받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사 수요가 몰리는 가을 전세시장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 신축 아파트 입주는 모두 11월에 몰려 있어 연초부터 전세 매물 품귀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내달부터 원도심과 신도심에서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줄줄이 시작되지만 가파르게 높아진 전셋값에 수요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내년 2월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직장인 이상호(37·대전 둔산동) 씨는 “전세구하기가 정말 힘들다”며 “집주인은 전세가를 수천만 원 올려달라고 하니 다른 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적당한 매물 찾기가 마땅치가 않다”고 씁쓸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