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무실에 슬라이드 형태의 유리문을 설치해 공간이 넓어 보이는 효과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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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그래피 포토그래퍼 김성연의
모노톤 수납
스튜디오와 포토그래퍼의 주거공간을 겸하고 있는 206그래피는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업체 스페이스 리타 김재화 실장이 시공한 공간답게 설계가 잘되어 있다. 외국 사이트를 뒤져 시안을 모으고 원하는 디자인을 직접 스케치해서 인테리어를 맡겼다는 김성연 실장은 수납 인테리어에도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냈다.
“일을 하면서 살림도 하는 공간이라 다른 사람의 두 배가 되는 수납공간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어요. 아파트 복도 쪽 창문을 없애 선반으로 활용하고, 아예 옷장을 비롯한 전문 수납공간을 구비한 수납방을 만들었어요. 카메라 관련 용품이나 생활용품을 놓고, 손님들이 오면 귀중품을 놓기도 하는 공간입니다.”
사진 작업을 위해 무채색으로 통일한 인테리어는 군더더기 없이 세련되고 깔끔하다. 인테리어 콘셉트에 맞춰 가구나 가전도 모두 무채색으로 골랐고, 에어컨이나 에어컨 호스를 숨기기 위한 수납장까지 마련하는 완벽주의자다운 면모를 발휘했다.
깔끔한 공간을 유지하는 수납의 팁은 여백과 정리다. 넓어 보이기 위해 선반 형태로 수납하는 공간이 많으므로 물건을 너무 빼곡히 두지 않도록 하며, 물건이 많을 땐 바구니를 최대한 이용해서 수납공간을 활용하는 것이다.
“집을 스튜디오처럼 시크하고 넓어 보이게 꾸미고 싶다면 고정관념에서 탈피해보세요. 옷장 대신 캐비닛을 이용하고 창문이나 싱크대, 그리고 필요할 때는 벽까지 과감히 없애고 수납공간을 설치하는 겁니다. 있는 공간만 활용하는 것이 수납이 아니라 없는 공간도 창조해서 그 어떤 공간도 깨알같이 이용할 줄 아는 게 진정한 수납이 아닐까요?”
2 욕실과 수납방에도 슬라이딩 형태의 문을 설치했고, 문은 깨알같이 잡지를 수납할 수 있도록 활용했다.
3 사무실의 수납장에는 인테리어 소품을, 캐비닛에는 사무용품과 공구용품을 들여놓았다.
4거실의 작업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사무실에서 김성연 실장이 업무를 보고 있다.
5 욕실의 벽에 수납 선반을 달아 모노톤 인테리어에 부드러움을 더했다. 6 벽의 못 쓰는 공간을 활용해 안방 욕실 옆에 수납장을 만들었다. 7 수납장 안에 넣은 에어컨은 사용하지 않을 때는 안 보이게 했다.
8 캐비닛에 넣어둔 옷을 입고 수납 선반에 있는 화장품을 바른 뒤 바로 나갈 수 있도록 꾸며진 옷방 겸 수납방.
미술관옆작업실 디자이너 김소연의
블랙 & 화이트 수납
일을 하기 위해 청운동에 왔다가 그 동네의 매력에 빠져서 아예 서촌 박노수미술관 바로 옆에 작업실 겸 디자인 숍을 연 미술관옆작업실 김소연 대표. 직접 촬영한 여행 사진들과 각종 문구 제품을 판매하는 숍과 개인 작업실로 구성된 공간은 블랙 & 화이트의 깔끔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블랙 & 화이트는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꾸미기 위한 선택이었어요. 가구는 줄이고 수납박스나 선반을 많이 활용했죠. 이케아가 한국에 론칭하기 전에 직수입한 블랙박스는 물건이 정말 많이 들어가거든요. 중요한 점은 분류를 잘 해놔야 한다는 점이에요. 모든 박스에 어떤 내용물이 있는지 라벨을 붙이고, 제일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위에 두었어요.”
김소연 대표는 박스나 바구니 안 수납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크기별로, 종류별로, 비슷한 사이즈로 물건을 통일하면 죽은 공간이 줄어들고 많은 양의 물건을 수납할 수 있다고. 독특한 인테리어를 위해 그녀는 직접 땀을 흘리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책상은 스스로 디자인해서 만들고 선반 인테리어를 위해 벽돌을 블랙 & 화이트 컬러로 칠했는데, 지금은 보는 사람마다 예쁘다고 칭찬하는 베스트 공간이 되었다. 또한 포스터는 구겨지지 않게 큰 바구니에 넣어두고 작은 물품은 유리병에 넣어 잃어버리지 않도록 했다.
“저의 수납 모토는 ‘구석구석, 사이사이, 센스 있게!’입니다. 냉장고 위도 버려두지 않고 선반으로 활용해서 물건을 디스플레이했고, 참기름병을 재활용해서 식물을 장식했어요. 그리고 작업실 문 말고 제가 개인적으로 드나드는 문이 있는데, 나무에 블랙 컬러를 칠해서 그 문을 가리고 여행 사진들을 전시해놓았습니다. 말하기 전에는 아무도 모르는 감쪽같은 저만의 수납공간이죠. 공간이 작다고 투덜거릴 필요 없습니다. 센스 있는 활용과 아이디어면 얼마든지 넓고 근사한 공간으로 탄생시킬 수 있으니까요.”
1 약통에 알파벳 장식만 하나 넣어도 지루한 수납공간을 꾸며주는 앙증맞은 소품이 된다.
2 손님이 아닌 개인이 드나드는 문 앞엔 블랙 컬러를 칠한 나무를 세워 여행 사진으로 장식했다.
3 튼튼한 블랙 수납 박스 안에 지저분한 서류들을 넣고 그 위를 장식하면 다른 인테리어 가구가 부럽지 않다. 4 김소연 대표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5 공사용 벽돌에 흰 천을 장식해 작업실 바깥에 디스플레이했다. 6 흰색 유텐 실로를 벽에 장식하고 화이트 수납 박스를 켜켜이 쌓은 공간. 박스 위에 있는 블랙 통은 레고 수납통이다. 7 문 위 공간까지 선반을 달아 자투리 수납공간으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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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c 디자인 디렉터 초지혜의
작은 집 수납
h&c 디자인은 국내외 패션 브랜드 디자이너로서 오랜 기간 일해온 홍성찬·초지혜 부부가 자신들의 이니셜을 따서 만든 토털 라이프스타일 회사로, 패션과 리빙에 관한 디자인과 컨설팅 등을 하고 있다. 현재는 도곡동에 위치한 리빙 숍인 인포멀웨어 운영에 주력하고 있지만, 곧 패션 브랜드도 론칭할 계획.
세인트 마틴에서 여성복을 공부한 덕에 남다른 스타일 센스를 발휘하는 초지혜 대표는 아이가 생겨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인테리어와 수납에 관해서라면 그 어떤 전문가에 뒤지지 않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 부부가 직접 설계에 참여한 아파트는 센스 있는 인테리어만큼이나 유니크한 수납공간으로 가득 차 있다.
“너무 밝고 알록달록한 컬러는 눈이 피곤하니까 무겁고 차분한 톤으로 스타일링했어요. 보통은 집에 맞춰서 가구를 사고 그 가구에 물건을 수납하잖아요. 그러나 저희 부부는 집을 꾸미는 단계에서 마음에 드는 가구나 물건을 정하고 그것에 맞게 집 인테리어를 손봤어요. 가구 스타일과 사이즈에 맞춰서 집의 인테리어가 좌지우지된 셈이죠. 저희 숍 제품 외에는 무지 제품을 좋아하는데, 일본에서 직접 가져온 제품도 많아요. 그렇게 철저히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보니 못 쓰는 공간 없이 집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그녀 역시 수납을 위해 선반을 많이 이용했고, 부엌은 스테인리스 선반으로 채웠다. 이렇게 보이는 수납을 하면 물건을 살 때 예쁜 것만 사게 되고, 물건 위치를 스스로 바꿈으로써 자신만의 작은 갤러리로 활용하기 좋다고. 책장에 선반과 거울을 달아서 만든 화장대 겸 수납장은 동선을 최소화해주고 욕실에서 바로 나와 이용하기에도 좋다. 욕실 앞에 파우더룸이 따로 없지만, 주어진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것이다.
“인테리어 시공을 할 때 공간 구성을 미리 계획하고 가전을 최소화한 덕에 공간을 구분해서 생활할 수 있고, 자투리 공간 없이 정말 많은 수납공간이 생겼어요. 모든 수납공간의 공통점은 장식이 함께 이루어진다는 거예요.”
그녀는 수납의 필수 아이템으로 바구니를 꼽았다. 바구니를 이용해 유닛 형태로 수납하면 좋은데, 구분하기 힘든 잡동사니들은 세로로 긴 바구니에 몰아넣은 다음 천으로 덮어놓으면 좋다고.
“감추고 숨기려는 수납 말고 보여주고 정리하는 수납을 한번 해보세요. 자연스레 집도 깨끗해지고 공간을 활용하기도 좋을 거예요.”
1 격자식으로 짠 방 안 책장 겸 수납장은 남편인 홍성찬 대표가 목수와 같이 직접 만들었다.
2 선반 위 액자나 소품을 자주 바꿔 갤러리처럼 꾸며주면 기분전환이 된다. 바닥엔 잡동사니를 담고 천으로 덮어둔 바구니가 있다.
3 욕실에 앙증맞은 나무 수납장을 설치해 포인트를 주었다.
4 책장에 선반과 거울을 달아서 만든 화장대 겸 수납장은 동선을 최소화해주고 욕실에서 바로 나와서 이용하기에도 좋다.
5 가구와 가전을 최소화하고 선반과 액자를 최대로 이용해 수납과 장식을 겸했다.
6 거실 선반을 정리하고 있는 초지혜 대표. 소파 뒤 유리 책장은 리빙룸과 다이닝룸을 구분하는 용도이자 책 수납을 위한 것이다.
7 대부분의 집에 있는 TV장이 없는 것도 집을 독특하게 보이게 하는 요소다. 대리석 선반에 책과 모니터를 올려놓고 피카소 그림으로 장식했다.
8 싱크대 대신 스테인리스 장식장과 우드 선반을 설치한 주방. 우드 선반 밑에는 조명과 칼을 꽂는 공간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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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퍼샌드 가죽공예가 임형찬의
내추럴 우드 수납
이태원 우사단 마을에 자리한 조그마한 가죽공방 앰퍼샌드. 아메리칸 스타일을 지향하는 가죽공예가 강인종과 재패니즈 스타일을 추구하는 가죽공예가 임형찬이 운영하는 이 공간은 가죽으로 만든 가방, 지갑, 잡화를 주로 취급하는데, 주문 제작을 통해 오토바이 시트나 칼 케이스 등도 만날 수 있다. 쇼룸과 가죽 공예 클래스를 겸하고 있는 이곳은 나무와 가죽이 빚어내는 고급스러운 하모니 때문인지, 작은 공간이지만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적당히 어두운 브라운 톤이 고급스럽고 클래식한 분위기를 준다고 생각했습니다. 클래식한 것을 워낙 좋아하거든요. 또한 공방이기에 바로 공구를 찾아 쓸 수 있도록 하는 데 신경을 썼습니다. 원래는 재단부터 작업과정 하나하나에 맞는 테이블과 그에 맞는 수납공간이 있어야 하지만, 넓지 않은 공간을 활용해야 하니 일하는 사람이 찾기 쉽고 손님이 들어왔을 때 보기 좋은 것에 초점을 맞췄어요.”
모든 수납공간은 직접 만들거나 주문 제작한 나무와 가죽으로 이루어졌다. 가죽 작품을 디스플레이할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나무 박스는 직접 만들었고, 간단한 인테리어는 DIY로 완성해 실용성과 개성을 모두 살렸다.
“와인박스를 모티브로 해서 만든 나무 박스는 디스플레이와 수납을 겸하는 아주 유용한 아이템이자 앰퍼샌드의 아이코닉한 인테리어 요소랍니다.”
수납이나 디스플레이를 할 때는 동일한 아이템을 통일해서 채워 넣어 간결해 보이게 했다. 이렇게 꾸민 공간은 사진을 찍어도 백화점 디스플레이처럼 고급스러워 보인다고. 부자재는 잘 보이게 유리병에 수납해서 사용하기 편하게 했다. 그는 수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수납의 기본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수납의 효과가 빛을 발하려면 한 번 쓴 물건을 제자리에 두어야 해요. 여긴 여러 사람이 드나드는 공방이다 보니 더욱 그렇고요. 물건을 사용한 자리에 두는 것과 물건의 위치를 사용 빈도에 따라 구분해서 두는 것은 수납 잘하는 사람들의 기본입니다.”
1 디자인 도면이나 관련 물품을 옷걸이에 걸듯 걸으면 공방 분위기를 내는 데 한몫한다.
2 공방에서 작업 중인 임형찬 공예가.
3 나무 수납장에 나무 박스를 올려 클래식한 분위기를 냈다.
4~6 디스플레이를 할 때는 수납장에 주로 동일한 아이템을 통일해서 채워 넣어 간결하고 고급스러워 보이게 했다.
7~8 작업할 때 물건을 바로 찾아 쓸 수 있고 손님이 들어왔을 때 보기 좋은 것에 초점을 두어 수납공간을 디자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