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수철에서 성심원으로
2022년 9월 27일 화요일 날씨: 가을 햇살이 눈부셨던 날
그리움의 시선이 닿은 그 곳
가을 햇살은 익어가고
옛 사람 숨결의 흔적을 찾아 고개 돌려 바라본 곳엔
먹음직스럽게 익어간 열매가 수확을 기다리며‥…
수철에서 지막으로
지리산 동부능선을 바라보며 이제 방향을 동쪽으로
느티나무와 정자를 지나 아스팔트 길로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들 바라보며 논길로
지막마을은 넘어온 쌍재 방향으로
아늑하게 자리하고
남명 조식선생과 덕계 오건선생이 정담을 나누었다하는
‘춘래정’과 ‘춘래대’
술이라도 한 잔 한 날이면 두분이 서로 이 길을 오가며 배웅을 반복했다는
정겨운 이야기를 뒤로 한채
지막마을을 지나 왼쪽에 위치한 해동서원으로
작은천이 흐르고 평촌교를 지나
성수스님이 폐교에 불상을 조성해 놓고
세상 모든 일에 선 아니 것이 없다는 가르침을 펼치고 있는 곳이란다.
폐교에 들어선 순간 커다랗고 웅장한 불상들보다
아직도 남아 있는 이순신장군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이 옛 추억을 생각나게 했다.
잠시 휴식의 시간도 갖은 후
평촌마을로
작은 물줄기와 주홍빛으로 익어가는 감나무가 많이 있었다.
평촌마을은 금서면으로 들말, 서재말, 제자거리, 건넌말등 네 개의 동네로
‘들말’로 불러오다 한자로 ‘평촌’으로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그 둘레길에서는 옛마을의 모습은 전혀 가늠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안내도 없었다.
시멘트농로 따라 걷다보니 코스모스꽃들과 가을꽃들이
그나마 삭막한 길에서 반기고 있었다.
대장마을로
‘옛날국수’ 라 쓰여진 커다란 간판이 보이기 시작
농공단지가 즐비하게 있었다. 경호강의 물줄기도
대장마을은 벽화가 예쁘게 그려져 있고
감나무와 석류나무 밤나무의 열매가 수확을 기다리고
마을회관경로당에서는 멸치육수 국물 냄새가 구수하게 내 코를 자극하고 있었다.
들어가 얻어 먹고 싶었다.
야트막한 담장으로 온 집안의 모습을 다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대장마을는 선인 출장이란 풍수설에서 유래
신라 때 어느 대장이 쉬고 간 곳이라 해서 불린 마을이름이란다.
사람소리, 차소리, 농공단지도
살아나는 듯한 마을의 기를 느끼며
대장교를 지나
경호강 물줄기를 따라 내리교 방향으로
경호강을 수놓은 오색 찬란한 청사초롱은 바람에 휘날리며
유혹하고 있었다.
‘산청한방약초축제’를 알리는 현수막도
‘오늘 산청에 오길 잘했어’ 라는 환영의 글도
9월30일부터 10월 10일 까지란다.
대전통영고속국도를 달리며 한 번도 들린 적 없는 산청을
오늘 함께한 산님 덕분에 첫 발걸음이 되었다.
산청인증센터가 있었고 산청약초식당에서 맛난 점심 식사 후
내리교로
산과 물이 아름다운 곳 산청에는
신의 류의태와 의성 허준선생의 추모제가 봉헌된다고 한다.
약초와 명의는 지리산이 준 자연의 보고이다.
축제기간 중 다시 둘러봐야겠다.
내리교 가던 중 소녀상도 있었다.
머리숙여 잠시나마 아픔을 돌아보며
내리1교를 지나 지곡사 방향으로
경호강(남강)의 물줄기를 멀리하며 웅석봉 깊은 골짜기로 향하여
내리2교를 지나
지성 녹색농촌체험마을을 지나며
웅석봉 곰의 형상이 그려진 굴다리도
따끈따끈한 햇살을 받으며 시멘트길 따라
지곡으로
곰지산마트를 지나며 꿈틀꿈틀한 등뼈 줄기가 느껴지는
웅석봉 봉우리가 웅장하게 솟아 있었다.
산행 할때는 느끼지 못했던 웅장하고도 살아 꿈틀거리는 곰의 형상처럼
또 다른 모습이다.
지곡사지라 벅수는 안내하고
웅석봉에서 흘러내린 물은 내리저수지를 담아놓고
한폭의 산수화처럼
흐르는 세월과 함께 지곡사지는 흔적만 남았지만 바로 위로 오늘의 지곡사가 있었다.
안내판에는 지곡사에서 멀리 황매산을 바라보면
산이 마치 부처님이 누워 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신비감을 더해준 곳으로
고려시대에는 제법 큰 절이었다한다.
지곡사로오는 내내 황매산의 모습도 찾아보며
선녀탕으로
웅석봉에서 흘러내려오는 곰골? 계곡의 물은 까만바위사이로 졸졸 흐르며
선녀탕 물줄기 힘차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명수 100선 원류 계곡44곳 중 한 곳으로 선정 보전해야 할 곳이란다.
웅석봉 곰이 선녀를 훔쳐간 곳인 줄 알았는데…‥
스탬프가 위치한 곳으로
꾹꾹 눌러 찍은 후 바람재 숲길로
걷기도 편안하고 오늘 걸어온 길 중 참 아름다운 길인 것 같다.
바람재에서는 오늘은 바람이 불지 않았다.
잎사귀 끝엔 조금씩 가을빛이 물들고 내리저수지가 보이며 십자봉가는 등산로도 안내되고
대나무 숲으로 조성된 숲길도 ‘산청힐링민박집’도
‘바람재’ 덕산장을 보러가기 위해 넘었던 고갯마루
난 오늘 그곳에서 곶감 맛 같은 스탬프를 다시 찍은 후 성심원으로
딱딱한 시멘트길이다. 지루함도 있었지만 떨어진 모과 주워들고 향기 맡으며
길가에 피어있는 예쁜 들꽃이 지친 발걸음에 힘을 준다.
산청군 내리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을 지나며
경호강 물줄기 따라
오늘 멈춰할 성심원이다.
성심원 행정지명은 풍현마을로
웅석봉을 뒤로 하고 앞으로는 맑고 깨끗한 경호강이 흐르고 있어
배산임수 지형으로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곳이지만
아픔의 상처가 많이 있는 곳이다.
카톨릭프란체스코회(작은형제회)에서 운영하는
한센인 생활시설과 중증장애인시설이 하나로 통합 운영되는 사회복지시설로
한센인에 대한 사회의 차별과 편견이 그들에게는 많은 상처와 아픔으로
오늘날 정착자립마을이 되기까지는 외국의 원조와 후원회 비롯한 여러 은인들의 도움이 컸다한다.
오늘날에는 한센병은 두려움이 있는 병은 아니지만
미래에는 그보다 더한 바이러스에 의한 병들이 창궐하지 않을까…‥
코로나19를 겪으며 이 또한 시대병이 지나고 있듯이
과거에 있었던 일들이 다시 회자 되며 알수없는 내일로 가는 길에서
오늘 서성이다
내 발등에 떨어진 밤톨에 깜짝놀라 주워든다.
가을이네!
웅석봉에서 곰 한마리도 떨어졌다.
함께 걸어주신 산님께 감사하며
성심원에서 운리구간 어떤 모습으로 기다릴까?
떨어진 웅석봉 곰이 살아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