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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과 11월 보름에 이르는 시간동안 라이딩 횟수가 랠리를 포함해서 고작 두 차례라서 해발 700m에 이르는
고개를 넘는 번개 라이딩에 굉장한 갈등을 했더랬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오래전 YMCA 두바퀴 구례구 정기라이딩에서 굉장한 한계도 체험한데다가 이번 라이딩에 총님의
댓글 후기처럼 '민폐'나 끼치지 않을까 걱정이 되서였습니다.
느그막히 휴식지점에 올랐을 때 이미 도착하여 삼삼오오 모여계신 회원분들의 밝은 얼굴을 뵈니
'아이고... 인자 도착했구나...'라는 생각보다는 '아... 사람들과의 함께함이 이리도 좋구나...' 생각이 듭니다.
불편하실 슈퍼맨과 원더우먼이 계실리 없겠지만 계시다 하셔도 안면몰수하고 틈나는대로 '함께' 달리고 싶습니다.
자전거(노력)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 또 언젠가는 생기있는 회원분들의 모습을 곱게 찍어 고이 남길 날이 있겠지요.
문득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생각을 해보니 '세월'이라는 녀석도 참 얄밉게도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고작 서른줄에 세월이라니 어른들이 웃으시겠네요. 한해 한해 다르게 느껴지는 아쉬운 몸과 마음인만큼
세월은 야속하지만 그 야속함 때문에 더 빛나는 지금 이 순간이 아닐까합니다. 지금이 '최고'입니다.
세월이 야속하신 '인샬라'님 힘내십시요... ㅎㅎ
그런 의미로다가 라이딩 끝날즈음의 정신적인 회춘은 좋은 보약이 되시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항상 그렇듯 제 사진에는 회원분들의 사진이 없습니다.
따로 [뒷테 및 엉덩이 앨범]이 생기지 않는 한 당분간은 계속 사진이 없지싶습니다.
추후 능력이 되면 뭐 그때는...
아침 출발이 8시 30분 이었습니다. 예전에 지각을 하는 바람에 참가를 못했던 기억이 있어서 오늘은 채비를 서두릅니다.
XXL의 엉뽕바지가 미어터질것 같은 비대한 몸뚱아리를 생각해서 아침은 초간단으로 해결을 합니다.
자전거 전용 바지를 구입할 때 한 번 입어봤는데 굉장히 작아서 샾 사장님께 이거 괜찮은거냐고 여쭤봤더니
"좀 작은가..."하시다가 발목에 지퍼만 잠궈지면 괜찮다고 하셔서 무작정 샀더랬죠.
이어서
"앞으로 살은 빼실거죠?"
아 예 그러믄입죠. 옷이 터지거나 살이 빠지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
누구 드릴 자유시간을 사러갔는데 생각보다 귀한 과자더군요. 편의점에서 안팝니다.
그냥 자기 먹을 것만 사먹습니다.
막걸리를 사서 가야한다는데... 그것도 5병이나...
논일 할 때 어른이 주전자 주면서 술 받아오라고 하면 논 한마지기 지나고 한 모금, 또 한 모금...
딱 제가 그럴 것 같아서 막걸리는 사지 않았습니다.
사실 막걸리 이야기는 이번에 처음 들었습니다. 농담일겁니다. 아니! 농담이어야 합니다.
이게 아침 7시 42분 사진인데 정말 비 쏟아질 것 같았습니다.
기상청 체육대회 때도 비가 온다는 그 유명한 믿거나 말거나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 늦게부터 비 소식이 있긴 있습니다.
지난 봄에도 비가 왔다고 하시던데 겉옷을 두개나 챙겨서 다행입니다. (물론 단풍놀이를 하기 좋은 아주 맑고 좋은
날이었습니다. 부득이하게 참여를 못하신 분들은 눈소식도 벌써 들리고 하니 어서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길동무에 도착하니 셔터는 내려가있고 털뭉치가 반겨줍니다. 잠시후에 길동무님께서 나오셔서 안으로 들어가니
털뭉치가 새침하게 저를 피하네요. 나중에 들으니 암컷이라고 합니다.
'하아...암컷들이란...'
외도에서 만났던 이 곰도 암컷이었거든요...
마지막에 도착하신 인XX님까지 해서 세 대의 차량에 자전거와 몸을 싣고 하동으로 향합니다.
삼거리에 우체국 앞에 주차를 하고 아스팔트길을 따라서 쭈욱 올라갑니다.
도중에 다리 오므리란 소리를 계속 듣습니다. 계속 의식을 하고 타야지 안그러면 활짝 펼쳐진 다리를 날개삼아
하늘로 날아갈 것 같습니다. 클릿이 하체 자세교정에 좋다고 하는데 조만간 자전거와 삼위일체가 되어 자빠져봐야
겠습니다. 회남재 오르는 길에 잠시 쉬었는데 볼테르님이 주신 귤이 뀰맛이었습니다.
귤이 너무 달아서 뀰...... 다니까 뀰......(죄...죄송)
뀰 먹을 때 찍은 '하후니'님 차남, 새열(?)이 사진이네요.
오늘 처음 참석하신 '여불위'님께서 "미국대"라는 별명을 지어주셨다고 합니다.
자전거하고 아이비리그하고 무슨 관계가 있나 생각을 했는데 "미래 국가 대표"의 줄임말이라고 하네요.
돌아오는 차안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본인도 맘에 들었는 모양입니다.
여담이지만 하후니님과 아들을 보고 있으니 자식 키우는 것도 보통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부모는 참으로 위대합니다.
학창시절부터 사고도 크게 안치고 조신하게 살았던 저를 보고도 늘 한숨을 쉬시던 부모님의 마음이 아주 약간은
이해가 됩니다. 지금도 서울에 가면 아니나다를까 한숨 쉬십니다. 독립을 한지가 십수년인데 부모님께는 늘 물가에
내어놓은 꼬마일 뿐입니다.
검은 도시길이 끝나고 본격적인 임도가 시작되기전 가을을 담았습니다.
재주가 뛰어나 아무리 멋지게 보정을 한 사진을 본다고해도 얼굴에 와닿는 가을바람과 흩날리는 낙엽의 향을 함께하는
가을정취에 비하겠습니까. 어서 시간을 내시어 가을의 끝자락을 잡으시길 바랍니다.
산을 수놓은 가을의 색이 피부로 느껴지는 늦가을의 쌀쌀함조차 잊게만드는 따뜻한 색입니다.
까치밥이라고 하나요? 제가 시골이 나주 노안인데 시골에도 샘에 큰 감나무가 있었습니다.
할머니께서 감나무는 잘 부러진다고 절대 올라가지 말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태생이 촌놈은 아닌데 얼굴이 촌놈이라 시골 분위기를 무척 좋아하나 봅니다.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향이 짚이나 장작 태우는 향인데 유년시절 방학동안에 늘 할머니댁에 있어서 그런 것 같네요.
새벽녘 동이 트기 바로전 대문앞에 나가면 낮게 깔린 논안개와 부뚜막에서 피어오르는 짚타는 향이 참 좋았습니다.
전혀 엉뚱한 이야기지만 동네 어르신들이 서로 부르실 때 저희 할머니를 보고 "쌍암떡~쌍암떡~" 그러셨는데
너무 어릴 때라서 그게 할머니 성함인 줄 알았더랬죠. 쌍암에서 시집 오셨다고 해서 쌍암댁이라고 한 거였다는...
식당 건너편 닭장을 지키는 누렁이 입니다. 누가 닭잡아가면 짖어야할텐데
사람들이 많은 길목이라서 그런지 낯선 사람을 봐도 경계를 하지 않습니다.
상황이 바뀌면 들여놓을 반려동물 1순위! 개 입니다. 예로부터 '마루 밑에서 사는 동물'이라고 해서 굉장히 친근한
동물입지요. 어느 꼬마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사람은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친절하게 대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 태어나는 반면에 개는 이미 그런 것들을 다 알고 태어난다고 하죠. 개는 '선'만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가을산같은 사진이네요. 개인적으로 참 보기 좋은 사진 같습니다.
식사에서 시간을 꽤 허비해서 다른길로 회남재를 거쳐 다시 출발지점으로 복귀를 했습니다.
식당 바닥도 따땃하고 창살로 내리쬐는 볕도 기분좋아서 다시 일어설 마음이 싹 사라졌습니다.
백숙에 닭죽까지 싹싹 긁어먹고 다시 회남재 가는 길에 저는 완전히 퍼졌습니다.
먹었던 닭이 솟아오를 지경이더군요. 입에서 병아리 튀어나오는줄 알았습니다.
시간이 지체되어 호수는 돌아보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은 있었지만 거기까지 들렀다가 왔으면 여수일정이 완전히
엉망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딱 점심이후로는 한계인가 봅니다. 다른 분들은 반주를 하시고도 씽씽 잘 올라가시던데
하긴... 약주가 입으로 들이키지 다리를 담궈 마시는게 아니니까요.
좋은 가을 라이딩을 이끌어주신 '무게중심'님과
좋은 가을 사진을 남겨주신 '시나브로'님과
좋은 자리에 참여해주신 회원님들께 정말 고마운 마음입니다. "고맙습니다."
회춘을 하신 '인샬라'님께서 댓글에 남겨주신 "독만권 싱만리"라는 글귀를 보니 직접 가서 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따로 검색을 해보니 "독만권서 행만리로"라고 해서 중국 문인 동기창이 자신의 저서에서 이야기한 내용이 있네요.
서로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 모르겠지만 정석이란 것이 없는 '인생'에 대한 생각을 하기에는 다 좋네요.
다음 라이딩이 기다려집니다.
다음에는 막걸리 5병에 미리 몸이 쫙 퍼지는 약을 좀 타서 매고 가야쓰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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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읽었어요
근디 안그래도 침침한 눈 아파죽것네
이럴때는 따땃한 비대가 왜이리고마운지 ㅎ
글중간에 니주노안 이라해서 오타인줄알고 침침한눈 부릅뜨고 봤는데 아마도 지명인듯
세끝님 한동안 어디갔나 했더니 설마하니 이 긴 장문을 준비하느라고?
계획연재 부담갔지 말고 자주 참석해 늙은 할배들에게 젊은기운 불어넣어주길 ...
다른분께 드릴 기운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ㅋ
폰트를 좀 키워야할까요? 폰으로 보시면 굉장히 눈이 아프실겁니다
세끝님 전부터 보면 글을 참 잘 쓰던데 마치 문학가 같습니다. 입에서 병아리가나온다고라?
번라에 참가하여 멋진 가을 산하를 함께 내달리고 싶었는데 사정이 그러지 못했네요.
이 다음에 그럴 수있겠지요?
덕분에 가보지 못한 곳 사진 잘 보았고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 "산을 수놓은 가을의 색이 피부로 느껴지는 늦가을의 쌀쌀함조차 잊게만드는 따뜻한 색입니다." ~
다음에는 꼭 함께 라이딩 가시지말입니다.
나주, 쌍암 두바퀴 회원들 시끌하겠구만...ㅋㅋ
세끝님 글을 보면 겸손이 묻어나는게 정감이가요
두바퀴 회원들의 특징은 과장된 농을치며 진담을 던집니다 막걸리5병이 부담스러우면 농축시켜 고량주 1병이 현명하죠 ㅋㅋ
ㅋ 누가 그랬을까요?
나마스테님도 안보인데.ㅋ
저가 시켰다고 말 못하겄는디요 ㅎ
맛점하세요
막걸리도 증류하면 맑은 소주가 나올까요?
제대로 산뜻한 화면이 보이네요! 청학동 가을빛이 안구를 맑게 합니다.
멋진 글도 두바퀴카페에 따뜻한 가을볕이 되는 느낌입니다.
제가 나주가 고향인디 노안은 예비군훈련 받으러 가봤네요!
이깔나무의 노란 빛을 보니 인월의 삼봉산임도와, 바래봉 임도, 일림산 임도가 생각나네요!
곧 다 떨어져 불것다. 가보고 싶은데는 많은디 이놈의 시간은 쫴끔이라!
두바뀌는 다들 다재다능하신분들이 많네요. 글이면글 사진이면 사진 자전거면자전거.
근디 난 머여?
먹는거면 먹는거가 있잖애~~~~
내조... 아니겠습니까?
그나저나 3만원 범칙금은......
ㅋ 랠리 위원회 청구하고싶은디 것도 틀린건 같고 화목지기님 알바 세탕 뛰라고 해야것네요.
이글 읽을려면 실명되것네요..
암튼 후기 감사합니다^^
아직 얼굴도 보질못했는데 막걸리말고 잎세양으로 부탁해요?
DIY 막걸리나 제조를 좀 해봐야것습니다.
한 사발만 들이켜도 줄줄줄 쏟아지는 녀석으로다가...ㅎㅎ
입에서 병아리 튀어나오는줄 알았습니다에 한표 ㅋ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멋진중년님 또 어느 라이딩에서 뵙겠지요?
저랑 같은 나무줄기만 있으시네요. 봄은 멀었지만 열심히 활동해서 서리내리는 와중에 새싹을
틔워보고 싶습니다 ㅎㅎ
역쉬! 세끝(세치)세바닥은 무거워도 오지
글빨은 멋져부러.
신간이 언제 나올까 했는데 맛나게도 올렸네. 잘 읽고가네.
혀는 좀 힘들지싶고 손꾸락으로 패달을 비비믄 더 잘타지않으까 생각만 해봅니다 ㅎㅎㅎ
쌍암댁에서 완젼반가움. .
울친정도 쌍암이라예~~
세끝님 말수가 없는편이라 생각했는데 글로 푸시나봐요.
세끝님 라이딩후에는 항상 후기가 기다려지니. .
중독인가봐요.ㅎㅎ
나주 나마스테님도 계시고 쌍암 모리스님도 계시고 건너건너 다 알겠네요?
즐겁게 또 봐주시니 저또한 즐겁습니다. 앞으론 말도 좀 하고 그러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