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대표하는 디저트로 알려진 '마카롱 (Macaron)'은 이탈리아에서 유래된 것이 정설입니다. 791년 프랑스 중부의 '코르메리 (Cormery)'란 작은 마을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는 자료도 남아있으나, 공식적으로 1500년 전 이탈리아 수도원에서 마카롱의 중요한 재료 중 하나인 '아몬드 페이스트'가 개발되었기에 이곳에서 마카롱의 역사가 시작된 것으로 봅니다.
1533년 이탈리아 메디치 가의 상속녀였으며, 프랑스의 왕 '앙리 2세'의 부인이자 후에 프랑스의 섭정을 하였던 '카트린 드 메디시스 (Catherine de Medicis, 1519-1589)' 왕비가 처음 프랑스로 시집을 올 때 화가, 무용수, 요리사 등을 이탈리아에서 대거 데리고 가며 많은 문화가 프랑스로 전파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때 그녀가 데려간 이탈리아의 요리사들이 지금 현재 프랑스를 대표하는 요리문화의 토대를 대부분 만들었습니다. 이 때 '아몬드 페이스트' 역시 프랑스로 넘어가 새로운 요리들의 재료가 되었으며 그 중 하나가 바로 마카롱이 되었습니다.
형형색색의 마카롱 [출처: Guido Manigiamondo]
'마카롱'이라는 단어는 르네상스 시대의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 라블레 (Francois Rabelais, 1893?-1553)'가 썼으며 그의 사후에 출판된 소설 '제5거 (Cinquieme Livre)'에 최초로 등장합니다.
마카롱은 달걀 흰자에 설탕을 넣고 단단한 상태가 될 때까지 저어 하얀 거품을 내어 만드는 '머랭 (Meringue)'과 아몬드 가루를 섞어 만든 바삭한 '꼬끄 (Coque)', 그리고 크림이나 초콜릿, 잼, 과일 등 다양한 개성의 맛을 첨가하는 필링인 '가르니뛰르 (Garniture)'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차 한 잔과 어울리는 마카롱 [출처: Thirsty for Tea]
예전에는 '껍질'이란 뜻의 프랑스어를 쓴 '꼬끄' 부분만을 마카롱으로 칭하고 먹었으나, 20세기 이후 프랑스의 대표 디저트 제과점인 '라 뒤레 (La dure)'에서 햄버거 빵처럼 꼬끄 두개를 위 아래로 두고 중간에 다양한 재료로 만드는 '가르니뛰르', 즉 '필링 (Filling)'을 넣어 먹는 머랭 쿠키 마카롱을 개발하였습니다.
이렇게 탄생하여 지금은 달콤함과 알록달록한 예쁜 모양 덕분에 전세계적으로 인기있는 디저트로 자리매김한 마카롱과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베버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는 어떨까요?
독일 낭만 가극의 선구자로 알려진 '카를 마리아 폰 베버 (Carl Maria Friedrich Ernest von Weber, 1786-1826)'는 '사냥꾼의 합창'으로 유명한 오페라 '마탄의 사수 (Der Freischhuetz, Op.77, J.277)', 마지막 오페라인 '오베론 (Oberon, K.306)'을 포함한 10개의 오페라와 후에 베를리오즈가 관현악을 위하여 편곡하여 더욱 유명해진 피아노 독주곡 '무도에의 권유 (Aufforderung zum Tanz, Op.65, J.260)'과 같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카를 마리아 폰 베버 [출처: 위키피디아]
베버가 한창 작곡에 열을 올리고 있던 1810년, 24세의 나이에 작곡한 '6개의 진취적인 소나타 작품번호 10번 (6 Sonatas Progressves, Op.10, J.99-104)'는 1811년 독일 본에서 출판된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모음곡입니다.
그 중 첫 번째 소나타인 '소나타 1번 바장조 (Sonata for Violin & Piano in F Major, Op.10-1, J.99)'는 전형적인 소나타 형식의 3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악장 '알레그로 (Allegro)', 2악장 '로망스 (Romaze, Larghetto)', 3악장 '론도 (Rondo, Amabile)'로 작곡된 이 곡은 수많은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중 유일하게 '로망스'가 악장에 포함된 작품입니다. 달콤한 마카롱이 생각나는 매우 밝고 가벼운 느낌의 소나타이기도 합니다.
쫀득한 식감이 살아있는 달콤하고도 예쁜 디저트의 대명사 마카롱과 닮은 느낌인 베버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진취적인 소나타 작품번호 10번 중 1번'을 마카롱과 함께 즐긴다면 달콤한 후식 시간을 휴식처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