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에 띄는 글이 있었다
금별님의 생일자축 글 속에 장미가 만발~^^
아 지금 장미의 계절이지!
안 그래도 간만에 산행을 해야겠는데
어디로 갈까 산행공지글들을 뒤적이다가
가까운 계양산의 장미원이 생각났다
장미철이 아니어도 그 곳에 정말로 많은 종류의 장미가
지천으로 피어있곤 했다
내가 주로 다니는 최애의 운동코스는 아니지만
오늘은 가보기로 한다
차없이 집으로부터 걷기 시작해서
내 최애코스를 갔다가 그 곳까지 둘러서 오면
다섯시간은 족히 걸을 터
예전에 내가 가장 애정하던 산행시간에 부합하기도 ㅎ
물 한 병만 간단히 들고 가려면
일단 커피와 계란정도로라도 요기는 해야징~
그런데 계란만 먹기는 허전하니 야채 좀 곁들여
만들며 생각하니
어제 두 탕의 만남이 있어
점심 때 2인분
저녁 때 1.5인분을 먹었기에
아직도 배가 부르다는 걸 깨달았다
요즘 집에서 혼자 밥 차려 먹기가 귀찮기에
나간 김에 다음날 식사분량을 미리 채우려는 심산이었다 ㅋ
할 수 없지 가져가서 산에서 먹기로~
해서 언젯 적 싸 봤는지도 모를 라이스페이퍼에 싸기로 했는데
나 혼자 먹자고 하는 일치고 너무나도 커져버린 일을 하는 내가
너무나도 대견해서 카메라 샷을 날리다 ㅎ
어제 언니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그냥 사는 거라고
20여년 전부터 알고 지낸 언니는 요즘 말로 원싱이다
우리 둘다 그닥 다정한 성격을 드러내는 편이 아니어서
어떨 때는 해를 넘기도록 서로 못 보고 지낼 때도 있다
그러다 생존확인 차 연락하면 바로 상면하곤 하는데 ㅎㅎ
언니 나 요즘 언니 생각 때때로 많이 해
언니는 혼자 그렇게 오래 잘 살고 있는데
난 왜 이렇게 견디기 힘든지
나처럼 가족이 있다가 없어지는 것과는 다르겠지만
옆의 지인이 거든다
삶에 꼭 의미가 있어야 되는 건 아닐 거예요
그렇지!
사는데 굳이 의미를 부여하는 건 쓸데없는 강박관념일 수도 있다
그리고 난 왜 그 의미를 내 밖에서 찾으려 했을까
왜 누굴 위해 하는 일만이 의미있다고 생각했을까
날 위해 음식을 만드는 일도 유의미하다
그래 그 누구보다 날 위하고 사랑하자
고 사랑의 대상을 나 자신으로 바꾸고 나니
그 누구보다 더 좋은 사랑의 대상을 찾은 거 같아
바로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데다 나같이 괜찮은 사람 찾기는 정말 힘들지 암! ㅋ
기분 좋은 김에 오늘은 시원한 숲에서 책도 읽자
빌려온 책은 소중하니 깨끗하게 보기위해
비닐랩을 잘라 표지를 감싸고
사랑하는 나를 위해 커피도 내리고
이미 시작된 여름이라 더울 테니 냉커피로~
근데 아이스커피를 좋아하던 애가 떠난 후
더 이상 얼리지 않은 얼음통이 바닥을 보이기에
나를 위한 얼음을 얼리기 위해 물을 부으며 뿌듯 ㅎ
다른 때 잊곤 하던 독서용 돋보기안경에 썬캡까지
잘 챙겨서 나섰는데
날씨가 흐려 뜨거운 해도 없고
바람이 살랑살랑 시원해서 더 상쾌해 룰루랄라 하다가
아차차!
폰으로 일기예보를 보니
헐~ 비소식이 있다
설마~~
내가 뜨거울 낮산행에 대비 얼마나 철저히 준비했는데
해서 다음 예보로 더블체크
근데 달라도 너무 달라 헷갈린다
믿고 싶은대로 이걸로 믿기로 하고
일단 고고
숲길로 들어서서 업업되는 기분은 말해 뭐해
일단 지나가는 길의 몇송이 장미도 보고 ㅎ
땅에 죽 깔린 꽃잎들이 발밑에 느껴질 때마다
아카시아향이 솔~솔~
아!! 이 맛이지
첫 오르막이 힘들어 고개를 쳐박고 걷는데
왠 맨발이 앞에 턱 나타나며
곧 비올건데 산에 올라가시려구요?
여자가 비맞아 옷이 젖으면 좀 그러실텐데요
라며 왠 사내가 참견을 한다
이미 이슬같은 비가 흩뿌리고 있었다
아 네 조금만 더 가 보려구요
모야모야
혼산치고 이렇게 많이 준비했는데
그냥 돌아갈 순 없지
일단 먹고 보자~~
고 했지만 별 맛이 없어 중단하고 커피만 꿀꺽꿀꺽
돌아서 걷기 얼마지 않아 비가 쏟아진다
그래 돌아서길 잘 했구나
다행히도 잠시 내리다 소강상태로 접어든 비
토로로록 빠른 걸음으로 서두르는 하산길에
아까 그 참견남이 기척을 듣고 돌아서서 아는 척을 한다
아니 벌써? 왜 계속 가시지 돌아오시나요? (빈정거림? ㅎ)
돌아갈 길이 멀어서요
집이 어디신데요?
라고 물을 때 난 이미 저 앞으로 내달리고 있었고 ㅋ
되돌아 오는 길에 억수를 만나
남의 집 주차공간에 슬쩍 들어서서 비를 긋다가
이슬 맞는 기분으로 걷는 도로도
싱그럽고 상쾌 통쾌
비를 맞아 더 싱그럽게 살아나는
초록들을 보며 하여가를 떠올린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
나(우리)도 이같이 얽어져 백년까지 누리리라
준비했던 계획은 실패했지만
아니 계획대로는 안 됐지만 실패가 아니지
기분전환은
완전 성공이었다!
어차피 준비했던 것 먹어야할 터
그대로 짊어지고 왔다갔다했던 거
주욱 꺼내 늘어놓고
안주 삼아 조금 더 보충해서
뒷풀이는 국룰이고
소맥은 기본이렸다ㅎㅎㅎ
얼음까지 넣어 시원하게 말아서
원샷!
사랑해 널!
하이 널 사랑해~^^
첫댓글 일요일 하루
비와 함께 멋진 시간을 보내셨군요.
저도 오늘 저녁
소맥 한잔 하렵니다.
킴볼~ 널 사랑해라고 외치면서....
사랑해!
라고 외치면 정말로 사랑이
막 피어오릅니다 ㅎㅎ
오늘 저녁 킴볼님 댁에
사랑이 넘쳐날 걸로 믿습니다!
삶의 이야기에 올리겠다고 쓴 글이
엉뚱하게도 다른 카테고리로 가서 당황~
아마도 나는 어디?를 읽다가 끄적거렸나 봐요ㅎ
확인도 안 하고 되는대로 막
충동적이고 덤벙대는 거 증말 못 고치네요 ㅋ
@하이
삶의 이야기가 바로 내가 있는 곳이니
그 곳이 그 곳입니다. ㅋ
때론 되는 대로 사는 것도 방법입니다.
화이팅~~!!
@킴볼 빙고!
내가 있는 자체가 내 이야기
아마도 내 생각의 전환이
새로운 삶의 시작이기를 기대해 봅니다
아싸 화이팅~~!!
이 몸이 걷고 걸어 수백번 고쳐 걸어
신고있는 운동화가
남아나든 해지든
산을 향한 일편단심
가실줄이 있으랴.
운동화면 어떠리 스레빠면 어떠리
고무신도 맨발도 마다않고 산길 걷다
이 삶 끝나 흙이 되면 그 산길이 되리라
어어 하며 한참 읽어내려 갔습니다. 하이님 어디 갔다 오신듯 한데 필력도그렇고
뭔가가 전방위적으로
업글 되서 오신거죠
사랑하고 오신건가요 ㅎ
산에 가면 업되고 취하면 또 업되고
마음의 친구와 소통까지 되면
또 업글이 되나 봐요? ㅋ
저 어디 안 갔어요~~
민촌님이 딴데 눈이 팔려 절 제대로 안 보신 겁니다 ㅎ
@하이 딴데 팔리긴 했어요ㅎ... 정신 좀 차려야 겠어요 안녕히 주무세요 ㅎ
@민촌 헐~
떼 써도 통하는 민촌님
착하신 분이군요 ㅎ
네 잘 잘께요 민촌님도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