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대로 피는 나리꽃
- 김미선
용하다!
가만가만 조심스럽게 오래도록 핀다. 우리 집에 온 나리꽃이 한 송이씩 아껴가며 핀다.
오래 얼굴 보자고 꽃숭어리 여덟쯤 달려 하나씩 핀다.
먼저 핀 꽃은 일찍 지는데 한결같이 차례를 지키며 진다. 꽃이 그렇다.
꽃도 눈치가 있는지 오래 피어 빨리 지지 말라고 피는 꽃 같다.
또 물만 줬을 뿐인데 이레에 한 번 아침에 정화수 한 바가지 부어 줬을 뿐인데 피고 또 핀다.
아껴가며 볼 때마다 핀다. 한 달은 족히 돌아가며 꾸준히 필 거 같다.
용한 꽃의 세계
우리 집에 식구 수가 여덟인 줄 어찌 알고 돌아가며 보라고 피는 여덟 송이 꽃이 고맙다.
-<시하늘> 2023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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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년생 초목에 피는 꽃은 가지에 달립니다만,
일년생 화초는 꽃대를 세워놓고 밑에서부터 위로 차례로 꽃을 피웁니다
대표적인 게 나리꽃 종류이고, 옥잠화도 비슷합니다
화자는 여덟송이 나리꽃이 차례로 피는 걸 보고 '용하다!'고 탄성을 터뜨립니다
한 송이씩 차례를 지켜서 핀다고 느끼니 그렇겠지만
차례로 지는 것까지 생각이 이어지니 고마울 밖에요
아껴가며 지켜보고 이레에 한 번 아침 정화수로 물도 주며 돌보는 중이네요
저희 집 담장 아래 나리꽃은 모두 시들어버렸고, 지금 백일홍만이 붉게 피어있습니다
일찍 핀 꽃송이는 시커멓게 시들었어도 여름을 지나고도 아무래도 상강까지는 붉을 듯하네요
봄 여름 가을까지 꽃을 볼 수 있어서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좋습니다^*^
첫댓글 산이나 들에 피는 이름없는 꽃들도 관심이 갑니다. 쑥부쟁이 꽃을 피운 자리 얼마 지나지 않아 들국화가 진한 향내를 뿜으며 노랗게 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