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싱톤사귐의교회 묵상 나눔 <사귐의 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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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도전서 3장 1-9절: 자라게 하시는 분
O 해 설:
2장에서 바울 사도는 “자연에 속한 사람”(개역개정, “육신에 속한 자”)과 “영에 속한 사람”(개역개정, “신령한 자”)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그렇게 말한 이유가 3장에서 드러납니다. 사도는 고린도 교인들이 “영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 “육에 속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1절). 신앙적인 면에서 그들이 “단단한 음식”(개역개정, “밥”)을 소화할 수 없는 유아들에 불과하다는 말(2절)은 그들의 자존심을 아프게 했을 것입니다. 그들 가운데 “시기와 싸움이 있으니”(3절) 육에 속한 사람이요 “인간의 방식대로 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사도를 따라 여러 편으로 나뉘어 있었다는 사실이 그 증거라는 것입니다(4절).
그러면서 사도는 “밭의 비유”를 사용하여 논지를 이어갑니다. 그는 자신과 같은 사람들은 단순히 “일꾼들”(5절)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주님께서 맡겨 주신 사명을 따라 신도들을 위해 섬기는 사람들입니다. 자신과 아볼로는 단지 나무를 심고 물을 주었을 뿐입니다.
바울은 고린도에서 처음으로 복음을 전한 사람이고 아볼로는 그 후에 고린도에 가서 신앙적으로 지도한 사람이니, 이 비유가 적절하다 할 수 있습니다. 농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거기까지입니다. 그 나무를 자라게 하는 것은 농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6절). 그래서 사도는 “심는 사람이나 물 주는 사람은 아무 것도 아니요, 자라나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7절)이라고 덧붙입니다. 밭은 하나님의 소유입니다. 심는 사람과 물 주는 사람도 하나님의 부름을 따라 행할 뿐입니다(8-9절).
O 묵 상:
이스라엘 백성은 유목 문화에서 살았기 때문에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양과 목자의 비유’를 자주 사용했습니다. 반면, 바울 당시 그리스-로마 문화권에서는 밭과 건축물의 비유를 자주 사용했습니다. 사도는 두 비유를 사용하여 자신의 논지를 피력합니다.
밭의 비유에 의하면, 고린도 교인들은 하나님에게 속한 밭이요 그 밭에서 자라는 나무입니다. 그 나무를 하나님의 밭에 심은 사람은 바울이고, 그 나무가 자라도록 가꾼 사람은 아볼로입니다. 베드로도 고린도 교회를 방문하여 그들의 영적 성장을 위해 도움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나무가 자라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요인은 밭의 생명력이요 하늘에서 내리쪼이는 햇볕입니다. 영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사람에게 믿음이 들어가고 그 믿음이 자라는 것은 하나님께서 성령을 통해 하시는 일입니다. 인간 사역자들은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일을 섬길 뿐입니다.
영적으로 성숙한 사람은 이 사실을 잊지 않습니다. 사역자는 하나님이 각 사람에게 하시는 일을 도울 뿐입니다. 어떤 사람이 믿음을 가졌다면 성령께서 그 사람의 마음을 만지신 까닭입니다. 어떤 사람이 영적 체험을 했다면 그것도 성령께서 주신 은혜입니다. 사역자는 어떤 경우에도 그것에 대한 공을 주장할 수가 없습니다. 사역자는 자신에게 맡겨진 소임을 다하고 잊혀져야 합니다. 사역자도, 그 사람의 사역을 받는 사람도, 모두 하나님에게 속한 사람들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사역자는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지 말아야 하고, 사역자를 그런 자리에 올리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