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감내가 물씬 풍기는 진흙 속에 뿌리를 묻고 활짝 피어나는 연꽃(蓮花)은 참으로 아름답다. 모래사장에 사금이 묻혀 있듯 모양도 없고 풍채 또한 없어 흠모할 만한 데라곤 전혀 없는 그런 곳에 진리가 다이아몬드처럼 묻혀 있을 때도 있다. 대저 삶의 참 진리는, 조물주의 사랑과 은총은 자연(深山幽谷 · 無人島)과 이 우주속에 내재해 있음을 깨닫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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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예술을 사랑하시는 전라남도 도민 여러분 오늘도 국가재건사업에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여기는 대한영화사입니다. 오늘 저녁 친애하는 도민 여러분들을 모시고 상영해 올릴 영화. 총 천연색 스크린으로 막을 올릴 영화. 가는 곳곳마다 인기를 얻고 가는 곳곳마다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영화 “원한의 두 곱추” “돌아온 외팔이” 아울러 “어머니 울지 마세요”를 동시에 상영해 올립니다. 저녁 식사를 다 마치신 다음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딸의 손을 잡고 솔밭 정자나무 아래 대한영화사로 왕림해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여기는 대한영화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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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가전제품 수거하러 다니는 트럭이나, 영광굴비(진짜인지 짝퉁인지 모르지만)를 팔러 다니는 트럭, 심지어 야채나 과일을 팔러 다니는 트럭은 물론 신장개업한 가게의 각종 행사 도우미도 스트레오내지는 서라운드로 떠드는데 반해 이때는 거의 핸드마이크(모노)수준이었다. 잘 들리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한적한 시골이라 모노이지만 의외로 가설극장 영화 홍보방송이 잘 들렸다. 아이들에겐 참으로 신기하기만 하였던, 하얀연기를 내 뿜는 모기방역차량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던 모습과 가설극장 홍보마이크를 달고 골목골목 누비며 다니던 자전거를 졸졸 쫓아다니던 아이들의 모습. 이젠 이 모두가 한낱 전설의 고향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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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월배극장에서 상영된 영화를 아랫방에 사는 벌불이라는 별명을 가진 젊은 새댁 (언제나 나의 누나 더러 언니라고 불렀는데 그러고 보니 누나 보다 서너 살 아래였던 것으로 기억된다)아줌마와 함께 누나 손에 이끌려 가 본 적이 있다. 벌써 오십 년이 다 된 일이었므로 영화제목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러나 무척이나 무서웠던 한국판 귀신영화쯤으로 어렴풋이 기억이 된다. 그 뒤 1972년도 쯤이 었을까? 서문시장 주위를 어머니와 함께 지나다가 장소팔 · 고춘자자씨의 만담극을 천막사이로 고개를 들이밀고 슬쩍 본 적이 있었지만 사물을 인지할 나이가 되어서 영화를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이 때가 아마 내가 초등학교 5학년에 머물고 있지 않았을까?. 당시 유벽한 향촌이란 바로 자연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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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草家)지붕이 마을을 꾸미고 있었다. 전기도 없어 나름 호야등을 켜고 사는 집도 있었지만 대개는 호롱불로 밤을 밝히며 살았던 시절이다보니 TV(흑백) 같은 것은 동화속에나 나옴직한 물건이었다. 내가 주로 즐겨들었던 라디오 프로그램이 MBC라디오의 ‘전설따라 삼천리’ 였었는데 시그날 음악으로 흘러나왔던 드뷔시의 작은 모음곡(Petite Suite )L65中 제1곡인 조각배(Eu bateau)의 선율과 성우 유기현씨의 구수한 음성이 아직도 그의 귀에는 쟁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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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가끔씩 라디오에서는 원맨쇼 프로그램 또한 방송을 하곤 했었는데 이때 자주 등장하는 코미디언은 후라보이 곽규석. 쓰리보이 신선삼. 남보원. 백남봉씨 등이었다. (억지의 웃음과 가식이 베어있는 오늘날의 디지털 개그와는 질이 다르다. 슬픔과 웃음이 담겨있는 한편의 인생 해학극이었다) 대도시에 자리잡고 있는 극장이 마을에 찾아오니 이 얼마나 반갑지 아니한가. 요즘으로 말하면 찾아가는 음악회쯤으로 보면 될 것 같다. 필름이 낡고 닳아 마치 스크린에 이슬비가 내리는 것처럼(NOISE 현상) 화면이 깨끗지는 못하였으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다 그기에 몰입하여 손수건으로 눈물을 흠치는가하면 때로는 한숨을 짖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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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필름이 끊어질때면 탄식의 소리가 천막안을 메우기도했다. 어쩌다가 여름밤 하늘에 소나기라도 쏟아지게 되면 그야말로 아비규환이다. 나무 그늘 아래나 아니면 비를 피할 곳으로 손쌀같이 달려가야만 했다. 여기에는 달음박질을 가장 잘하는 사람만이 혜택을 보게 된다. 내가 머물렀던 그 가설극장 안에는 언제나 쉼이 있었고 슬픔과 더불어 훈훈한 인정과 함께 웃음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곳엔 가공의 인스턴트가 아닌 자연 그대로의 삶이 머물고 있었다.
고봉산 [아메리카 마도로스] 10인치 발매및제작사:1963 아세아 AL-NO.53 어제는 항구에서 오늘은 포구에서 처량한 가설극장 천막을 치고 춤을추며 노래하는 서글픈 아가씨 간곳마다 고향이다 간곳마다 타향이다 *동에서 서남으로 서에서 동북으로 돈따라 돌아가는 가설극장에 분단장을 곱게해도 뜨내기 아가씨 고향두고 타향신세 타향두고 고향신세 *오늘은 어느고을 내일은 어느마을 부서진 가설극장 무대 위에서 쏟아지는 박수속에 꿈꾸는 아가씨 고향이다 타향이다 간곳마다 나그네다 월견초:작사 / 김성근:작곡 스마트폰 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