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카로 즐기는 햇빛과 바람 Mercedes-Benz SLR McLaren Roadster |
양산되지 못한 300 SLR 울렌하우트 쿠페를 50여 년만에 되살린 SLR 맥라렌. 이 차에 지붕을 걷어낸 로드스터가 추가되었다. 반자동 소프트톱은 10초만에 열리고, 시속 200km에서도 오픈으로 달릴 수 있다. V8 5.5ℓ 626마력 엔진과 5단 자동 변속기를 얹고 최고시속 322km, 0→시속 100km 가속을 3.8초에 끝낸다 |
따사로운 햇빛,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오픈 드라이빙. 빠른 달리기를 목표로 하는 수퍼카에도 고성능과 운전재미를 한꺼번에 잡은 로드스터가 즐비하다.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LP460 로드스터, 가야르도 스파이더, 포르쉐 911 터보 카브리올레 그리고 존다 로드스터 등이 그것이다. 최근 이 리스트에 메르세데스 벤츠 SLR 맥라렌 로드스터가 추가되었다. 10초만에 열리는 반자동 소프트톱 SLR 맥라렌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F1 파트너인 맥라렌이 만드는 수퍼GT로 1950년대 타르가 폴로리오 등을 휩쓴 300 SLR 경주차에 모티브를 두고 있다. 300 SLR은 걸윙 도어로 유명한 300 SL의 도로용 레이싱 버전. 이 차를 개발한 루돌프 울렌하우트는 SLR 경주차에 SL의 디자인과 메커니즘을 결합시켜 SLR 쿠페를 개발했다. 하지만 벤츠는 고성능 스포츠 투어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1955년 모터스포츠에서 퇴장하면서 SLR 쿠페 프로젝트는 물거품이 되었다. 빛을 못 보고 묻혀 버린 ‘울렌하우트 쿠페’(Uhlenhaut Coupe)가 SLR 맥라렌의 실질적인 시발점이다. 당연하지만 SLR 맥라렌 로드스터의 디자인은 기본형인 쿠페와 큰 차이가 없다. F1 머신에서 힌트를 얻은 날카로운 노즈, 앞바퀴 뒤편의, 상어 아가미를 연상시키는 수직 루버와 아래쪽 배기 파이프 등도 변함이 없다. 지붕을 제거했음에도 걸윙 도어를 그대로 달고 있어 반갑다. 배스터브가 아닌 모노코크 형태의 카본 섀시를 사용하지만 기본 플랫폼이 단단해 지붕을 제거하고도 쿠페형과 비교해 강성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C필러 부분을 완전히 제거했기 때문에 지붕만 걷어내는 타르가톱과 달리 완벽한 오픈카가 되었다. 비바람을 효과적으로 막아 주는 신개발 소프트톱은 3가지 색상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새 로드스터는 지붕을 씌운 상태에서 최고시속 332km까지 견딜 수 있고, 풍동 실험실에서 디자인을 다듬어 지붕을 걷어내고도 시속 2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잠금과 해제만 수동으로 하는 반자동식 톱은 10초만에 열거나 닫을 수 있으며, 접힌 톱은 알루미늄 토노 커버 안에 깔끔하게 수납된다. 메커니즘 등 나머지 부분은 쿠페형과 큰 차이가 없다. 엔진은 AMG에서 개발한 V8 5.5ℓ 수퍼차저로 최고출력 626마력, 최대토크 79.6kg·m. 5단 자동 변속기에는 스피드시프트R이라는 수동 모드가 달려 0→시속 100km 가속을 쿠페형과 같은 3.8초에 끝낸다. 에어 브레이크 기능을 겸한 팝업식 리어윙, 무릎 에어백이 포함된 에어백 시스템과 안전벨트 텐셔너, 고강성 카본 프레임,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도 그대로다. 대신 오픈카임을 감안해 A필러를 강철로 보강하고 시트 뒤에 고정식 롤바를 추가했다. SLR 맥라렌 로드스터는 쿠페와 함께 영국 워킹의 맥라렌 F1 공장에서 9월부터 생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