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좋아하고 자신의 글이 유익한 정보가 된다는 사실에 매력을 느껴 국제부 기자를 꿈꾼다는 가톨릭대 국제학부 1학년 권세은씨(본지 822호 수시 합격생 인터뷰 참조). 국제부 기자가 꿈인 학생이니 국제 정세나 언론 관련 책을 추천할 거라는 예상은 엇나갔다. 세은씨는 책을 읽으며 공동체 안에 살아가는 필연적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며 <상실의 시대>를 추천했다.
담당 김지민 리포터 sally0602@naeil.com
지은이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한 이 책은 꿈과 이념, 우정과 사랑, 그리고 삶과 죽음, 이별과 만남을 둘러싼 상실의 아픔이 끝없이 되풀이 되고 엇갈리는 성장소설이자 연애소설로 주인공 와타나베가 1 0대부터 30대까지 겪은 여러 사랑 이야기가 담겼다. 주인공 와타나베를 중심으로 절친한 친구 기즈키와 그의 여자친구 나오코와의 삼각관계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오코와 깊이 사랑하는 사이였던 기즈키가 자살한 뒤 와타나베와 나오코는 사랑에 빠지고 어느 날 나오코는 실종된다. 한참 뒤 와타나베는 나오코가 깊은 산속의 정신 요양원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읽다보면 남녀 간에 얽힌 사랑 이야기로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와타나베와 기즈키, 나오코, 나오코의 요양원 룸메이트 레이코 등 소설 속 등장인물을 따라가다 보면, 얽혀 있는 인간관계와 관계 속에서 오히려 더 외로운 인간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어떤 일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지은이는 “사랑한다는 것은 자아(自我)의 무게에 맞서는 것인 동시에 외부 사회의 무게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라며 이 소설을 통해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일의 의미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책을 읽고 나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는 시구절이 저절로 떠오른다. 관계에 대한 의미는 사람마다 다를 터. 이 책은 그 생각의 시작을 열어준다. 책 속에 나오는 음악들을 찾아 들어보기를 권한다. 영화의 BGM 처럼 책과 음악이 기막히게 어울린다.
저는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글을 좋아해서 하루키의 많은 작품을 읽었어요. <상실의 시대>를 특히 좋아하는데 주인공의 상황에 대입되는 느낌이 들 만큼 몰입해서 읽은 책입니다. <상실의 시대>는 인간 사이의 관계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자아와 타협하는 모습이 담겨 있어 책을 읽으며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을 되짚어볼 수 있었어요. 책을 읽으며 학교라는 사회 안에서 만나는친 ‘구’에 관한 고민을 했는데 고등학교 학생부에도 제 고민을 남겼지요. ‘ 다양한 인간관계 속 자아’에 대해 생각 중이라면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이 책은 영혼의 결핍을 느끼던 제자 미치가 루게릭병을 앓는 스승과 함께 나누는 얘기다. 미치는 서너 달에 걸쳐 매주 화요일마다 모리 교수와 함께 인생을 이야기한다. 그들의 대화 주제는 세상, 가족, 죽음, 자기 연민, 사랑 등 이 세상의 모든 이야기. 제자가 성장하는 시간은 노 교수에게는 죽음으로 향하는 길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사랑을 주고받는 과정을 배운다는 것. 세은씨는 “고3 때 이 책을 읽으며 대학 진학이 최종 목표가 아니라 그 이후의 삶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한다. 삶에서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달을 수 있었다고. 경험에서 우러나는 주옥같은 말들이 마음에 위로를 주는 책이다.
1918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80세의 외모를 가진 아기가 태어난다. 양로원에 버려진 아기는 벤자민이란 이름을 얻고 그곳의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친구로 살아가다가 나이가 들수록 젊어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벤자민은 6살 때 만난 데이지와 수없이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 끝에 마침내 서로 함께하는 시기를 보낸다. 하지만 젊어지는 벤자민과 늙어가는 데이지는 시간의 흐름 속에 헤어질 때를 기다린다. 시간의 불가역성과 ‘사랑하는 사람과 만들어가는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아름다운 영화.
평범해 보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사랑 이야기의 근원이 담겨 있는 영화. 톰은 “우연은 우주의 이치”라며 자신의 인생을 바꿔줄 운명적 사랑을 기다린다. 어느 날 톰은 새로 입사한 썸머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구속받기 싫어하며 누군가의 여자이기도 거부하는 썸머와 톰은 친구와 연인 사이의 모호한 관계를 이어가지만 둘의 관계는 어딘가 삐걱대기 시작한다. 서로 엇갈린 생각 속에서 톰과 썸머는 변화를 위한 선택을 한다.
미즈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