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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친환경 고속열차인 KTX-이음 운행 모습. (제공: 코레일) ⓒ천지일보 2021.12.24
1시간 45분→35분 대폭 단축
이천-충주 이어 수도권까지
“충북 중·북부지역 발전효과”
건의 배경에 故김영호 원로
[천지일보 충북=홍나리 기자] 충북의 숙원사업이던 ‘중부내륙철도 KTX-이음’이 31일 오전 6시 41분 충주역에서 첫 운행을 시작했다.
중부내륙선 1단계 이천~충주 구간이 개통되면서 버스로만 1시간 45분 소요되던 이동 시간이 35분까지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해당 노선은 부발(이천)·가남·감곡장호원·양성온천·충주 등 모두 5개로에 정차한다. 하루 운행 횟수는 평일과 주말 동일하게 상행 4회, 하행 4회 총 8회다. 이번 개통에 앞서 가남역·감곡장호원역·양성온천역이 새로 건설됐고 부발과 충주역은 기존역사에서 시설만 개선했다.
총 2단계 구간으로 나눠 사업을 진행 중인 중부내륙철도는 국토 중심의 93.2㎞ 노선을 가로질러 수도권과 중부내륙지역을 관통한다.
이번 1단계 56.9㎞ 구간의 개통을 시작으로 오는 2023년 말 2단계 충북 충주~경북 문경 구간(39.2㎞)이 개통된다. 이어 2027년 말에 수도권 전철 수서-광주선이 개통되면, 충주부터 서울 강남(수서)까지 환승 없이 50분대에 이동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제2의 경부선’ 역할도 할 수 있을 거란 기대도 나온다.
충주에서 서울을 가기 위해서는 상·하행 하루 2회 운행하는 열차를 이용해야 했다. 그마저도 충북선을 타고 가다가 충남 조치원에서 경부선으로 갈아타야 해 충북 중·북부지역은 사실상 교통 소외 지역이었다.
이정기 충북도 균형건설국장은 “이번 중부내륙선 개통으로 충주와 음성지역 도민들도 KTX를 이용해 수도권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충북이 수도권의 역할과 기능을 분담해 지역 전반의 경쟁력이 상승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충북도 및 철도 관계자들이 30일 충주역에서 열린 중부내륙선 철도 개통식에 참석해 축하하고 있다. (제공: 충북도청)
중부내륙철도가 충북도에 시사하는 바가 큰 또 다른 이유는 이시종 지사가 철도계획을 건의한지 22년 만에 반영된 철도망 사업이기 때문이다.
해당 사업의 첫 출발은 이 지사가 1999년 충주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와 철도청(현 국가철도공단·한국철도공사) 문턱을 드나들며 국가기간교통망계획에 본 사업을 반영해냈다.
이러한 이시종 지사의 ‘큰 그림’에는 충주지역의 고(故) 김영호 원로의 제안이 그 시작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충주 토박이 김씨는 참전유공자이면서 교육계에도 오랜 기간 몸담았다.
경상도에서 청주를 거쳐 서울로 가는 기차 노선 이야기를 일제강점기인 80여년 전 처음 접한 뒤, 1960년대 초 지역 출신 국회의원과 함께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를 찾아가 중부고속도로 사업을 건의하기도 한 인물이다. 이후 김씨는 1997년 4월 중부고속도로 기공식에서 당시 충주시장이던 이 지사를 만났다. 김씨는 이 지사에게 서울 직행 철도 건설을 추진해볼 것을 조언했다.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회고에 따르면 당시 충주지사 재임 시절 고민 끝에 중앙정부에 건의해 철도 건의를 결정했고 사업추진 초기 성사가 어려워지자 ‘열차타고 서울가자’라는 공약을 내세워 국회에 입성한 후 철도 노선이 최종 결정됐다.
22년 만에 열린 이날 중부내륙철도 시승 행사에서는 이 지사가 김원로의 사진과 함께 열차에 탑승해 개통의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한편 충북도는 향후 2단계까지 완공되면 충주 살미면·수안보면, 괴산 연풍면에도 역사를 신설해 총 6개의 역사를 운영하면서 철도 교통을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30일 충주역에서 열린 KTX-이음 시승식에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故 김영호원로의 영정사진을 안고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제공: 충북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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