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의 꿈은 갔지만 4강의 꿈을 봤어요."
지난 2월 한 달동안 여수 코리아텐더의 화두는 온통 로또였다. 그도 그럴것이 구단에서 '유이'한 여직원 2명이 1주일 걸러 연거푸 당첨되는 이변을 낳았기 때문이다.
첫 당첨자는 회계담당 최정미 대리. 사상 최고의 835억 1등 당첨금이 걸린 제10회차 로또 추첨일. 최 대리는 당첨번호를 맞춰보다 눈을 의심했다. 6개의 숫자중 4개나 맞힌 것. 이 사실을 안 이형석 단장과 김호겸 사무국장은 즉시 돈계산에 들어갔다.
1등이 835억이나 되니 대충 어림잡아도 몇 억원은 될 것 같았다. 그달치 월급을 걱정할 처지였던 이 단장은 최 대리에게 '구단주님'이란 호칭도 마다하지 않으며 극진히 모시기 시작했다. 회식 스케줄은 물론 급하게 메울 자금 지출계획도 잡았다.
그러나 이튿날 1등이 13명이나 나왔다는 소식과 함께 4등 당첨금은 달랑 2만7300원. '1일천하'로 끝난 최 대리는 '구단주'에서 '대리'로 원위치됐다.
그로부터 2주일 뒤 이번엔 마케팅담당 김혜진 대리가 번호 4개를 또 맞혔다. 한 번 당해본 동료들은 시큰둥했지만 1등 당첨자가 적다면 술값은 된다는 생각에 다시 환상에 빠졌다.
역시 결과는 1등이 12명이나 나오는 등 4등 당첨금은 7만200원.
이후 로또 얘기를 꺼내지 않기로 다짐한 최, 김 대리가 "정규리그에 팀이 4강에 든다는 계시"라며 새로운 해석을 내놓자 주위에선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 한마디씩 한다. < 최만식 기자 c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