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렌즈와 필름 사이에서 여닫는 시간을 길게 또는 짧게 조절함으로써 렌즈를 통해 필름면에 들어가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기계장치로, 조리개와 함께 카메라의 노출조절 기구를 이룬다. 셔터는 그 위치에 따라 렌즈의 바로 앞이나 뒤에 설치하는 어태칭 셔터(attaching shutter)와 렌즈 사이에 삽입되어 있는 렌즈 셔터(lens shutter), 그리고 렌즈에서 떨어져 초점면 직전에 놓이는 포컬플레인 셔터(focal-plane shutter) 등으로 나뉜다. 어태칭 셔터에는 길로틴 셔터(guillotine shutter)와 롤러블라인드 셔터(roller blind shutter:속칭 돈톤 셔터)가 있고, 렌즈간 셔터는 보통 렌즈 셔터라 부르는 것으로, 몇 장의 얇은 금속날개가 여닫히는 섹터 셔터(secter shutter)가 그 주류를 이루지만 때로 길로틴 셔터와 회전 셔터도 렌즈 사이에 놓이는 경우가 있다.
초기의 길로틴 셔터는 노출을 위한 구멍이 뚫린 한 장의 판상이었으나, 요즈음은 셔터판과 차광판으로 이루어져 광로(光路)를 직선운동하면서 노출하도록 되어 있으며, 로터리 셔터는 이 노출판이 회전운동을 하면서 광로를 지나가게 되어 있다. 또한 길로틴 셔터의 노출판을 고무가 발린 포막으로 바꿔 축에 감은 것으로, 촬영 때 렌즈 앞에 설치하는 것이 롤러블라인드 셔터인데, 이것은 주로 조립형 카메라에 많이 쓰인다. 그러나 요즈음 대소형 카메라를 망라해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렌즈 셔터와 포컬플레인 셔터이다.
1. 렌즈 셔터
렌즈 셔터는 110카메라와 같이 소형일 경우에는 슬라이드식도 쓰이기는 하나, 그 주류를 이루는 것은 역시 센트럴 셔터이다. 이 셔터는 2∼5장의 얇은 금속판으로 된 부채 모양의 날개가 촬영용 렌즈의 중간이나 앞 또는 뒤에 설치되어, 노출하지 않을 때는 렌즈를 통과하는 빛을 차단하고 있다가 노출 순간에만 섹터 링의 왕복회전운동이나 전자석과 스프링의 작용으로 렌즈의 광축을 중심으로 방사선상으로 동시에 여닫히면서 정해진 시간 동안 빛을 필름면에 쬘 수 있게 되어 있는 노출기구이다. 셔터는 필름면 전체를 동시에 노출하는 것이 요구되며, 셔터가 렌즈에서 떨어진 위치에 있으면 조리개나 셔터날개의 운동속도에 따라 필름에 대한 노출시간에 차가 생기는데, 이로 인한 노출얼룩은 렌즈 셔터가 가장 적다고 볼 수 있다.
렌즈 셔터는 날개개폐기구·조속기구·플래시 동조기구, 그리고 셔터 단추·걸쇠 등으로 이루어지며, 그 대표적인 것이 독일에서 개발된 콤퍼와 프론터이다. 이 셔터는 날개를 포함하는 기구가 렌즈 주위에 배열되어 있어야 하고, 또한 소형화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지레·용수철·톱니바퀴·캠, 그리고 이것들을 고정하거나 일정 각도로 회전시키는 핀·나사·기판(基板) 등 매우 정밀한 부품이 좁은 장소에 꽉 채워져 있으며, 또한 최근의 전자 셔터도 제어기구가 전자부품으로 치환되기는 하였으나 최종적 작동부분은 역시 셔터날개이므로 그 기본은 같다고 할 수 있다.
셔터 속도는 1초에서 1/500초, 경우에 따라서는 1/1000초까지 낼 수 있는 것이 있고, B(bulb) 셔터는 반드시 설치되어 있다. 또한 요즈음의 셔터와 조리개 눈금은 같은 간격으로 되어 있고 1, 2, 4,…250, 500, l000 등 셔터속도도 배수계열(倍數系列)로 되어 있어 노출결정 때 조리개와의 조합을 편리하게 하고 있다. 독일의 콤퍼 셔터는 구경이 작은 것에서 Ⅰ번, Ⅱ번 등 규격번호를 정해 생산하고 있으며, 카메라의 소형화에 따라 Ⅰ번보다 작은 구경에 대해서는 0번, 00번 등으로 표시하며, 다른 업체에서도 이에 준하여 셔터의 크기를 번호로 나타내고 있다.
2. 포컬플레인 셔터
포컬플레인 셔터는 초점면 직전에 설치된 두 장의 포막(布幕)이나 금속막이 좌우 또는 상하로 달리는 것으로, 선막과 후막의 슬릿(slit)이나 선·후막의 이동속도를 조절하여 감광재료면에 적당한 노출을 하게 되고, 렌즈 교환이 가능한 카메라에 많이 설치되어 있다. 이 셔터는 카메라 제조회사가 직접 생산 설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셔터 생산업체가 유닛식으로 만들어 공급하기도 하고, 또한 부채 모양이나 회전원판과 같이 쐐기형 슬릿이 회전하면서 화면 앞을 달리는 형식도 있다.
보통 6×6cm판 이하의 카메라에 많이 설치되며 막속(幕速)을 일정하게 하고 조속기(調速機)나 전기제어되는 전자석 등을 이용하여 슬릿 폭만을 조절함으로써 노출시간을 결정하게 되어 있다. 이 셔터의 최대 특징은 렌즈의 교환 사용이 가능하고 쉽게 고속셔터를 낼 수 있는 점이다. 반면에 렌즈 셔터에 비해 크고, 셔터로 인한 카메라의 진동과 소리가 크며, 고속셔터에서의 스트로보(strobo) 동조가 불가능하고 노출얼룩이 생길 가능성도 있으며, 고속이동물체를 촬영할 때에는 화상에 왜곡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라이카(leica) 카메라에서는 좌우 주행식 셔터에 비해 상하 주행식이 화면의 단변을 달리므로 주행 시간과 막속을 그만큼 빨리할 수 있다. 따라서 1/125초에서 셔터가 전개(全開)하기 때문에 스트로보가 1/80초 또는 1/125초에서 동조발광되는 이점이 있다.
3. 라이트밸류 셔터
사용 필름의 감도에 따른 피사체의 밝기를 어떤 기준의 수치로 나타낸 것이 라이트밸류(light value:LV) 또는 익스포저 밸류(exposure value:EV)이다. 카메라에 있어 노출량은 셔터속도와 조리개의 조합으로 결정되므로, 이 양자를 하나로 묶은 것이 LV 또는 EV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것은 피사체의 밝기나 사용 필름의 감도가 바뀌면 따라서 변한다. 조리개와 셔터속도 눈금은 같은 간격 또는 배수 계열로 표시되어 있고 라이트 밸류도 광량이 2배씩 변화하도록 그 수치를 배열하고 있다.
즉, LVO에서 숫자 1이 더해질수록 밝기가 2배로 증가(노출은 1/2배가 됨)하도록 되어 있다. 렌즈 셔터가 설치된 카메라 가운데서 조리개와 셔터속도 링 사이에 LV링을 두어 같은 조명조건에서 조리개와 셔터속도의 조합이 LV링 하나를 돌려 맞춤으로써 마음대로 변경될 수 있게 한 것이 라이트밸류 셔터이다. 노출을 한 번 측정하여 LV값을 카메라에 설정하면 그뒤는 같은 LV값 안에서는 조리개와 셔터속도의 조합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2배, 3배 등의 노출증가나 노출을 간단하게 할 수 있다.
4. 프로그램 셔터
프로그램 셔터는 피사체의 밝기에 따라 미리 조리개와 셔터속도의 조합을 정해놓은 셔터로서, 어두운 곳에서는 조리개가 개방되면서 셔터도 저속이 되고, 차차 밝아짐에 따라 셔터속도가 빨라지면서 조리개도 죄어지는 형식이다. 즉 조리개와 셔터속도가 연동된 노출조절기구라고 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 것에 비해 노출에 대한 자유도가 없다. 그러나 이 셔터는 간편하기 때문에 렌즈 셔터식 자동노출 카메라는 물론이고, 고급 포컬플레인 셔터식 카메라에도 이 방식이 채택되고 있다.
렌즈 셔터식 카메라의 프로그램 셔터는 셔터날개가 조리개날개의 몫까지 겸하도록 한 것이 있다. 이 종류의 셔터는 조리개 구멍에 해당하는 정도만 셔터 날개가 열리게 되어 있어 셔터날개의 운동거리가 짧고, 노출시간도 1/1000초나 1/2000초로 짧게 작동시킬 수 있다. 프로그램 셔터는 전자회로에 의해 노출이 제어되며, 카메라 몸통 전판(前板)에 셔터기구와 전자부품이 배치되어 비하인드 렌즈 셔터(behind-the-lens shutter)의 형식으로 되어 있다.
5. 전자 서터
전자 셔터는 기계적 조속기구를 쓰지 않고 트랜지스터·콘덴서·저항 등 전기회로와 전자석을 이용하여 셔터의 개방시간을 조절하는 기구이다. 수광소자로 피사체의 휘도(輝度)에 따라 발생하는 광전류(光電流)의 양을 측정하여 자동노출기구를 제어하는 셔터를 말한다.
셔터의 노출에 대한 정밀도와 내구성이 뛰어나고 특히 저속셔터에 대한 정확도가 높다. 섹터나 셔터막은 종전과 같이 스프링 동력으로 여닫고, 그 노출초시(露出秒時)만을 전기적으로 조절, 제어하는 것으로, 그 중에는 전자석으로 셔터를 발진시키는 형식도 있다. 셔터가 걸려 있는 상태에서 셔터버튼을 누르면 걸쇠가 핀에서 벗어나 선막이 용수철 방향으로 당겨져 노출이 된다. 한편 셔터버튼 밑의 가로쇠 끝은 그 밑에 있는 전원 스위치를 눌러 ON으로 하면 이 위치에서 후막을 잡고 있는 원통코일에 전류가 흐르게 한다.
또한 선막이 달리면 스위치가 열리며, 이 스위치는 측광용 수광소자의 회로상에 있는 콘덴서를 누전상태로 하였던 것인데, 이 스위치가 열림으로써 콘덴서의 축전이 시작되고, 미리 필름감도와 조리개값에 대응하여 설정한 값까지의 축전량에 이르면 슈미트트리거 회로가 급격히 반전(反轉)하여 트랜지스터 2는 OFF되어 원통코일의 전류가 끊겨 후막이 용수철 2의 힘으로 오른쪽으로 이동함으로써 노출은 끝난다. 그런데 TTL(through the lens) 일안반사식 카메라에 전자제어셔터를 적용시키는 데는 문제가 있다.
즉, 셔터를 끊는 시점에는 반사경이 작동하고, 렌즈를 통과한 빛은 바로 필름으로 향하기 때문에 보통 팬터프리즘 옆에 놓인 수광소자로는 노출 중의 측광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반사경이 작동하기 직전의 측광값을 기억하는 회로를 가지게 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 밖의 방법으로는 반사경을 반투명으로 하여 고정하고, 광량의 손실을 각오하면서 일부를 측광용으로 하는 방법과 필름면과 같은 반사율을 가지는 셔터막으로부터의 반사광을 측광하는 방법 등이 있으며, 노출 중 필름면에서의 반사광을 카메라 바닥에 설치한 수광소자로 측광하는 다이렉트측광법(測光法)이 개발되어 이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