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이라는 가수가 있었다. 트롯, 발라드가 유행할 때 해성같이 성악풍으로 노래하는 가수가 등장하였다. 잊힌 계절, 바람이려오, 서울등 시원한 곡들이 연이어 히트를 쳤다. 당시 조용필과 겨눌 가수가 없는 상황에서 이용은 유일한 경쟁자였다. 결국 방송 3사 중 한 군데에서 10대 가수왕을 이용이 받는 파란이 일었다. 나는 '종로에 사과나무를 심자'. '시월의 마지막 밤을', '그대 잠든 머리맡에, 바람이려오'라고 하며 애창곡으로 불렀다. 그런 그가 사귀는 여자를 버리고 다른 여자를 사귀는 것이 메스콤의 질타를 받고, 결국 새로 사귄 여자와 외국으로 가버렸다. 그가 가 버리고 조용필의 가왕행진은 한참을 더했다.
지금 생각하면 이용이 여자 문제로 그렇게 까지 몰매를 맞을 사건은 아니었을수도 있다. 연예인이 사생활로 큰 타격을 받은 것이 내가 기억하는 1호 이용, 2호 유승준, 3호 엠씨몽, 4호 신정환 등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용이 조금만 더 가요계에 머물렀다면 정말 띵곡이 많았을 것이다. 며칠전 바람이려오를 노래하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참 좋은 곳이다. 사람의 운이라는 것이 그렇다.
토요일 아침, 남편과 잠시 어디를 간다고 차를 타고 가는데, 로또 가게 앞에 세워달라고 한다. 현금이 없다고 하면서 3만 원을 빌려달라고 한다. 지갑을 열어보니 만 원짜리 한 개, 천 원짜리 9개, 그리고 500원짜리 2개, 2만 원뿐이다. 그래서 2만 원 밖에 없다고 하니 화를 낸다. 그때 알았다. 매주 3만 원 치 로또를 산다는 것을, 그래서 내가 아니, 그럼 한 달에 12만 원인데 나는 그 돈으로 헬스 하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한참 잔소리를 했다.
그리고 며칠뒤 남편은 조용하게 말한다. 로또 150만원 받는다고, 3등이 됐다고 한다. 나는 깜짝 놀라 '와우, 그거 내 돈인데. 그런데 왜 바로 이야기 안 하고 며칠 지나 이야기 하나요:라고 하니 남편은 속상했다고 한다. 숫자 한 개만 더 맞으면 1등인데 너무 아쉽다고, 나는 무슨 소리하니, 3등이 아무나 하나라고 하니 그렇지라고 하며 아쉬워하였다. 나는 그런 좋은 일을 바로 이야기하지 않는 그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모임에서 그 이야기를 하니, 그곳에 있는 사람이 3등은 5등 보다 슬프다고 한다. 생각하지 싫다고 한다. 한 개만 더 맞으면 되는데, 건 정말 속상한 것이다. 상상도 하기 싫다고 한다. 갑자기 내가 3만원이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욕심이란 것이 끝이 없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사람은 자기에게 운이 좋은 때를 잘 보내야 한다. 3등이라고 억울해할 것이 아니라 3등은 얼마나 감사한가. 그렇게 생각을 해보자. 이용도 당시에는 억울하겠지만 외국 가서 나름 잘 살았을 것이다. 요즘 한 번씩 음악프로그램에 나오는 것을 보면 조용필보다 그가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다 자기가 뿌린 만큼, 감당할 만큼 살아가니깐 말이다.
한참 로또 3등을 생각하며 웃어본다. 로또 산다고 잔소리한 것도 조금은 미안하다. 그게 살아가는데 힘이 될 수있을 거라는 생각, 취 미생활이라고 생각해 본다. 로또를 사서 일주일을 사는 기대감, 그것에 대한 대가, 어쩌면 괜찮은 취미일 수도 있다. 희망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