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향기...

[팬다]

[09.05.23~24] 산에 서서 바다를 보다.

 5월의 숲은 시리도록 푸르다.
가만히 눈을 감고 그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코 끝에 머무는 향기.

외롭고 그리울 적이면
바다는 기꺼이 친구가 되어준다.
그리 산에 서서 바다를 본다.

<산행>

거제의 노자산과 가라산을 이어 걸을 참이다.
내내 바다며 점점이 수놓인 섬이며 동행할테지.

비 내린 숲의 흙내음, 또륵 또륵 우는 새소리,
그 걸음의 끝에서 나는 찰나 자연인이 될 것.

■ 일시 : 2009년 5월 23~24일
■ 산행 : 총 10km(5시간 소요)
■ 코스 : 혜양사 - 노자산 - 가라산 - 저구마을

구름이 낮은 만큼
숲의 푸름은 차분하다.

부춘리 혜양사를 돌아 산을 오른다.
한참의 가풀막이지만 바람 좋아 힘든 줄 모른다.

이윽고 오른 노자산(565m).
뒤로 외도의 실루엣이 보인다.

산에 서서 바다를 본다.
바람이 참 좋구나.

율포만 전경.
흐린 하늘에 수줍은 듯 속살 숨긴 다도해가 곱다. 

전망대서 뒤돌아본 노자산과 능선.
오늘은 구름 잦으니 먼 눈맛 보다 내 발길 닫는 숲길이 되려 미덥다.

가라산 가는 길에 조망되는 도장포.
바람의 언덕과 그 너머 신선대가 흐린 하늘 이고 있다.

마늘바위에서 조망한 학동 전경과 저 멀리 외도.

아름다운 능선을 걸어 걸어 52km 거제지맥의 최고봉인 가라산(585m)에 닿았다.
사방 눈맛이 훤칠한 노자산에 비해 숲이 우거진 가라산은 심심하다. 

가라산 정상에서 조망한 내 오늘 걸은 길.
노자산에서 전망대와 마늘바위, 뫼바위를 거쳐 걸었다.

가라산 정상의 헬기장.
바람 잔 날에 이곳서 야영하면 참 좋겠더라.

가라산 전망대에서...
대,소병대도가 보일 듯 말 듯 하다.

잠시 자리를 빌어
지난 7년의 벗을 떠나보낸 아쉬움을 달랜다.

이번 거제길 그림상 스틱을 어딘가 두고왔다.
아직 남은 그의 온기, 누구라도 알아주었으면...

이리도 아름다운 숲길을 걸어 내려선다.
오솔길은 꽃잎 날려 길손의 애를 끊고
성긴 숲 사이 한줄 햇살은 길손의 눈 멀게 한다.


<인연>

지인이 마침 거제 칠천도에서 삶의 터전을 마련하였기로
이번 길엔 그리 찾아 어울려 회포 풀 참이다.

연륙되었으니 섬이 아니라 할텐가.
거제에서도 오지였던 곳이지만 차츰 세간의 이목을 끄는 요즘이다.

가거대교가 완공되면 사람들 발길 잦을테니
이곳을 터전 삼은 지인의 혜안이 빛도 발할테지.


소향다원.
차와 커피, 간단한 식사가 가능한 찻집이다.


아늑한 실내.
언제나 차향과 꽃향이 가득하다.

긴 산행의 허기가 급하다.
신선한 해산물과 통삼겹 베베큐로 가든파티를 벌인다.

제법 배가 볼록해졌는가 보다.
따뜻한 보이차로 속을 달래고
이윽고 사물의 우리 장단으로 흥을 돋운다.

인연.

남들 보다 늦은 인연이지만
그러므로 그 인연 깊고도 깊다.

차를 우리는 남자와
아이들 보살피는 여자.

그리 인연이 닿아 서로의 장구 소리를 맞춘다.
느리면 느리게 빠르면 빠르게

두 분, 간월재서 산상혼례를 치를 예정이다.
모쪼록 백년의 해로를 하시길...

소향다원의 아침은
화사한 꽃의 기지개로 열린다.

소향다원의 아침은
고요한 바다의 은빛금빛 물결로 열린다.

뒷마당엔 상추며 푸성귀가 자라고

순둥이 사모예드 강아지 '소희'는 벌써 깨어 사람을 반긴다. 


파란 진디밭에서 따신 햇살을 받으며 경매 이벤트도 하고...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에 무슨 이유가 있을까.
미처 미안한 마음도 전에 내어놓는 식사에 정성이 가득하다.

섬의 앞바다서 잡은 신선한 생선회와 해물매운탕
그리고 고소한 연잎밥과 직접 무쳐 내어놓는 각양의 나물들.

그리 두고 길나선다.
어여가라 손흔드는 저 마음이 고운 것이다.

뱃바람이 시원하다.
산과 바다에서의 이틀, 추억 된 것이다.

포말이 인다.
저 포말, 저멀리 칠천교에 이어져서는
이내 가슴 깊은 곳에 조차 닿았을까.

뒤돌아 보니 아직도 손 흔들고 섯다.
이제 그만 들어가도 될 것을 아직도 손 흔들고 섯다.
어여가라 손 흔들고 섯다.

Bon Nuit, Mon Amour - 임태경

긴 하루 저물어 지친 해를 끌고
집으로 가는 길 노을 붉다

놀던 아이들 다 돌아가고
골목가득 고인 어둠이 깊다

쉬엄쉬엄 고단한 걸음 내려놓고
아침까진 편안한 휴식이기를

널 품에 안고서 곤한 잠에 드는
이 꿈같은 평온을 사랑한다

쉬엄쉬엄 고단한 걸음 내려놓고
아침까진 편안한 휴식이기를

널 품에 안고서 곤한 잠에 드는
이 꿈같은 평온을 사랑한다

오늘 만큼 내일도 좋았으면

이상 행복팍팍 사랑팍팍 팬다

[팬다]

구름 낮은 하늘... 마음으로는 다도해가 다 보였다 하겠습니다 ㅠ.ㅠ 오늘 만큼 내일도 좋았으면 하는 바램도 속절없는 며칠입니다만 이로써 기운내어 봅니다.

[299km(구상회)]

텐트와 차량 정렬이 돋보이네요 가리비도 상당히 크고요~~좋으셨겠습니다..*^^*

[팬다]

그런가요~ 해산물이 풍성하여 배불렀네요^^

[꾸러기]

다도해,,노자산,,가라산 늦은인연,,어쩌지 못하는,,이국적인 이 느낌

[팬다]

늦은 인연... 산에 다니며 만든 인연인지라 혼례를 이번주에 간월재서 치릅니다. 행복하실테지요^^

[해찬이네(안기용)]

모임 행사 같은걸..하셨나봐요.. 한줄로 깔끔하게 레이아웃 되어 있는 텐트가 인상적이고.. 무엇보다 글과 사진.. 그리고 음악은 항상 저에게 자극이 됩니다. 징을 잡고 계신분이 고릴라님이신가요? ㅋㅋ - 멋진 후기와 음악... 감사합니다.

[팬다]

행사는 아니구요 산길 동행하는 지인들이 고성과 칠천도에 새로 터전을 잡으신지라 인사도 할 겸 거제길 만들었답니다. 고릴라님은 아니구요^^ 금욜에 고성으로 오시어 하루 묵고 칠천도로 오긴 했는데 일요일 일이 있어 토욜 저녁 저 시간엔 도로 인천으로 차를 몰고 계셨을 겁니다^^

[우루사(함상국)]

멀리서도 팬다님 텐트가 돋보입니다^^

[팬다]

헉^^; 그런가요. 이상하게 전 더블월 텐트가 좋으네요^^

[무릉도원(도원)]

남도 섬산행 넘 좋아요 저두 또 가고싶네요~~ 남녘에 가서 팬다(***)님하고 외치면 마중나와 주실거죠? ㅋ 즐감했습니다^^

[팬다]

사정만 맞다면야 신발도 안신고 달려나갑지요^^ 고맙습니다~

[피닉스JKB]

정상에서의시원한 바다내음... 풍부한해산물 좋은벗님들 금상첨화입니다

[팬다]

예~ 제 마음이 꼭 그랬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좋은 분들과 나누는 소주 한잔에 도란도란 이야기꽃 피우는 것의 의미가 남달랐지요.

[채식주의]

팬다님의 후기를 접할때면 늘 지리산품에 안기듯 포근함과 마음의 여유로움을 주네요 ~~가끔 짜증나고 화날때 그럴때면 마음다스려야할거 같아 후기를 다시한번 보게 되더라구요 마지막부분은 갑자기 바닷가 한구석에 자리잡고 쐬주한잔 생각나게 하는 채식표 식단 ㅎㅎ 저녁때 물꼬기 먹으러 가야될듯 맛나보여요

[팬다]

싱싱하여 더욱 맛나더만요^^ 즐거운 오후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