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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안형 시인 "들러리"외 4편 등단작품 읽기- 월간문학세계7월호
조성희 안형 시인의 당선작품이 발표된 "월간 문학세계"는 20년 역사를 가진 우수한 잡지입니다. 또한 우리 소정문학창작실에서 작가수업을 받는 문우들이 등단하고 있는 문예지 중에 한 곳이기도 합니다.
[시 부문 심사평]
진솔한 삶의 모습이 투영된 자화상
조성희 님의 「들러리」「나와 시 (時)」「해마다 커지는 그리움」「길목에 서서」「벚꽃 속으로」를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작품마다 삶의 얼룩이 거울처럼 투명하게 반사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게 하는 시들로서 의미 부여가 탁월하다. 삶에 대하여 깊이 성찰하고 느낀 시인의 인생관을 개성이 강한 언어로 표현했다. 「들러리」는 이웃과 함께하는 생활 속에서 비록 주체는 아닐지라도 음식의 맛을 돋우는 양념처럼 모두에게 알맞게 잘 어울리고 싶지만 비우지 못한 이기심에 들러리도 제대로 하지 못함을 남의 탓이 아닌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시인의 심성이 맑고 겸손하다. 「나와 시(時)」는 한 편의 시를 창작하기 위해 고뇌하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린 작품이고, 「해마다 커지는 그리움」은 자식들의 무지로 준비가 안 된 채 갑자기 이별을 하게 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쓴 회한 서린 사모곡이다. 「길목에 서서」는 그동안 삶과 밀착되어 가보지 못했던 문학의 길을 다시 찾아 나서는 시인의 모습이 다부지게 표현됐다. 「벚꽃 속으로」는 순수로 가는 봄날을 아름다운 시어로 표현한 작품이다. 다섯 편 모두 메시지가 뚜렷하고 작품 구성이나 완성도에 있어 합격점이다. 시어 배열을 통해 알맞게 운율을 살렸고, 삶의 모습 또한 진정성 있게 묘사했다. 그러나 등단은 시작일 뿐, 완성이 아니다. 초심을 버리지 말고 더욱 치열한 문학정신을 보여주기 바란다. 등단을 축하하며, 좋은 글로 보답하기 바란다.
♣심사위원 / 이수화 박영교 안재식 金天雨
[당선 소감 ]
시(時) 안에서 나를 보다
한여름이 된 6월입니다. 한낮의 더운 시간, 버스 안에서 받은 전화, 당황하고 흥분되어 차에서 내려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당선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순간 기쁘고, 민망하고, 너무 더웠습니다. 오랫동안 시가 그리워 시 주위를 서성이며 가슴 아린 날들을 보내고, 숨죽이며 시를 기다린 시간들이 지나간 어느 날, 안개가 걷히고 환한 빛이 보인 것입니다. 시 안에서 나를 보았지요. 새로운 꿈에 도전하도록 이끌어주시며, 꺼진 줄 알았던 시를 향한 불씨가 꺼지지 않았음을 일깨워주신 소정 안재식 교수님, 별에서나 구름 속에서나 찾을 수 있었던 꿈이었는데, 그 꿈을 눈으로 바라보며 꿀 수 있게 해주신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교수님과의 만남은 제 인생의 행운이며, 특별 보너스 입니다. 좋은 시를 빚기 위해 매사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며, 아름다움을 추구하겠습니다. 또한 함께 기뻐하며, 한길을 걸어가는 소정문학동인회 문우님들, 그동안의 위로와 격려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묵묵히 지켜보며 힘이 되어준 가족들에게도 애정을 표합니다. 아직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저에게 힘을 실어주신 심사위원님들과 월간 『문학세계』에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양력] 아호는 安炯. 대구 출생. 중랑문학대학 제5기 졸업. 소정문학회 이사. 중랑작가협회 회원. 저서 『수요일엔 파란장미를』
[신인상 시 부문 당선 작품]
들러리 외 4편
조성희 안형
음식 맛을 돋우는 양념은 주된 재료가 아닐지라도 모두에게 알맞게 간이 배도록 자신의 성질을 죽이고 버무려져 오감(五感)에 감동을 준다
나도 늘 이웃과 함께하는 생활에서 비록 주체가 아닐지언정 양념처럼 그들과 잘 버무려져 진한 삶의 맛을 우려내고 싶건만 조금씩 비껴가는 이기심에 스스로 그들과 거리를 두곤한다
아, 나는 정녕 이웃에게 편안한 양념 같은 존재가 될 수는 없을까 비우지 못한 마음 오늘도 후회를 몰고 온다.
나와 시(時)
시를 다듬다 보면 제목부터 도무지 아니다 싶고 한 줄 문장도 시원찮아 답답하다 단어 찾아 사전을 뒤적뒤적 앉았다 일어섰다 괜스레 부산을 떨면 누구한테 얻어맞은 듯 온몸이 욱신 걸린다 시인들의 시집에는 기막히게 아름다운 언어들 별처럼 총총하건만...... -시심(時心)은 하늘이 내리는 것인가 한계를 느끼는 순간, 무모한 도전이라 시름겨워도 -아직은 시작도 못 했잖아 스스로를 다독인다 텔레비전 화면을 타고 흐르는 백마강 바라보며 한숨 돌리고 지리산, 속초항, 대진항도 그리움이어라 -나의 시심은 왜 이리 가난한가 다시 시를 찾아 떠나겠다고 빈 가슴 채우지만 예식장도 가야 하고 일기예보는 비 소식을 알린다 아무래도 내일 역시 오늘처럼 도망가는 시어를 부여잡고 안절부절못하는 하루가 될 듯하다
아, 나의 시는 어디에 있는가.
해마다 커지는 그리움
평생 고운 심성으로 지내셨건만 자식들의 어이 없는 무지에 준비 안 된 이른 이별을 하였답니다
얼마나 멀기에, 기실 먼 곳도 아닌데 어찌그리 무심했는지
오늘, 자연과 하나가 된 당신의 집에 가슴 아린 딸이 찾아 왔어요
애뜻함이 줄줄 절절함이 뚝뚝 아, 그립습니다 어머니!
길목에 서서
부지런히 길을 달리다가 앞을 본다 뒤에 서 있는 나, 고단함만 가득 부둥켜안은 일상의 길
그 길과 다른 길을 다시 가련다 꼭 가고 싶었지만 삶과 밀착되어 가보지 못한 길 지름길이 없는 그 길을 행해
신발 끈을 다시 묶고 어깨짐 내려 놓고 마음을 추스른다
불씨가 살아 있는 그곳에서 활활 타오르는 불꽃으로 피어나려 나는 지금 그 길목에 서 있다.
벚꽃 속으로
꽃들이 웃으면 사람들도 저마다 향기에 젖어든다 수줍은 하얀 꽃잎 줄지어 있어 더욱 다정하고 흩날리는 꽃잎 함박눈처럼 하늘하늘 내리면 나는 소복이 쌓인 꽃잎 위에 살포시 앉아 꽃 속으로 들어간다 향기에 젖은 시심(時心) 꽃잎처럼 떠다니고 포근한 봄, 한겨울 눈 두 계절이 한 몸 되어 내게 들어온다 순수로 가는 나의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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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제 창작실에서 뵌
연보라빛이 참 예쁘셨어요.
안형 님의 등단을 축하드립니다!
안별 시인님 감사합니다. 늘 부족함이 가득하니 무엇으로 채울까요?
시심으로, 사랑으로, 아름다운 시어로.. 함께 채워나가길 바랍니다.
안형 시인님~~
시인 등단하심을 축하, 축하드립니다~~^^
인생의 의미가 담긴 좋은 작품 많이 쓰시고
내내 건강하시길 빕니다^^*
'벚꽃 속으로' 를 감상하면서 시인님께서 얼마나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을 가졌는지 느꼈습니다.
아름다운 마음입니다. 저도 닮고 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