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늦가을 오후의 단상(斷想)' / J.K 景 !
가을이 성큼성큼
지나가고 있다.
더웠던 여름에 비해
가을날의 하루는
무척 짧기만 하다.
아침 저녁으로
찬 바람 싸늘하고
겨울을 재촉하는
비라도 내리는 날엔
야속한 마음에
창 밖을 바라본다.
어느덧 단풍도
낙엽되어 내리고
비에 젖은 낙엽길
사람들의 뒷 모습에서
쇠락의 쓸쓸함이
거리마다 묻어난다.
따끈한 카페모카
은은한 향기
늦가을 오후의
어느 카페
문득 그 때 그 시간을
추억해 본다.
'지난 추억이 아련한 이유는 그 장소에 다시 갈 수는 있지만, 그 시간으로 되돌아 갈 수 없기 때문이다.' - M.L 생각 !
🍒 '시(詩)'와 '노래'를 좋아하고 '자유(自由)'로운 영혼이고픈 '달사랑(M.L)'의 트레킹 노트 中에서......
가을비가 추적 추적 내리는 오후다. 절기상으론 입동(立冬)이 지났으니 겨울비라 해야할까?
비가 내리는 날은 가급적 걷기를 삼가하고 있지만, 오늘은 경기옛길 삼남길 마지막 남아있는 제1구간 스탬프를 찍기위해 모처럼 과감하게 길을 나선다.
이미 다 걸은 길이지만, 경기옛길을 맨처음 걸을 때 남태령고개에 스태프북이 없어서 찍지 못하고 지난걸 비로소 오늘 찍고 인증을 받기 위함이다.
남태령역 2번출구로 나간다. 집을 나설 때 잠시 소강상태이던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에 단풍으로 한 껏 치장했던 나무들이 화려한 옷을 벗기 시작하고......
우산을 꺼내들고 남태령 옛길을 넘는다. 빗줄기가 점차 굵어지지만 장맛비보다는 훨씬 부드럽고 다행히 바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엊그제와 달리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바람막이 외투를 꺼내 걸쳐야 할 만큼 ......
경기옛길 삼남길 제1길은 '한양관문길'로 남태령 고개에서 인덕원까지 약10Km의 길이다. 남태령 옛길 표지석을 지나 첫번째 스탬프를 찍고 조금 더 걷다가 도로를 건너 용마골 계곡으로 접어든다.
비로인해 계곡의 수량이 불어나 마치 한여름의 계곡처럼 우렁찬 소리를 내며 암반위로 쏟아져 내린다. 하지만 장마철과는 달리 걷는데 큰 지장은 없다. 바위에 떨어져 쌓인 젖은 낙엽의 미끄러움만 조심하며 걷는다면......
한동안 운치있는 산자락을 지나 도로로 내려선다. 마침내 과천성당이 보이고 잠시 후 온온사에 도착하니 비에 젖은 거대한 은행나무가 맞아준다.
온온사는 절도 아니고 사당도 아닌 객사다. 현재의 위치는 조금 변하였지만, 인조때 축조되었으며 정조가 능행시 묵어가며 주변의 경치가 쉬어가기 편안하다 하여 온온사(穩穩舍)란 현판을 내렸다고 한다. 삼남길 제1길 두 번째 스탬프를 찍고 간다.
다음은 과천향교로 이어지는 길로 낙엽이 쌓인 길에 마지막 남은 단풍이 비에 젖어 쓸쓸함과 화려함이 동시에 묻어난다. 관악산 등산로이기도 하며 관악산 둘레길이 함께 지나는 운치있는 길이다.
걷는 내내 빗방울은 계속 멈췄다 다시 내리기를 반복한다. 작은 우산을받쳐 들고 소리없이 부슬 부슬 내리는 가을비 속을 걷는다. 땅에 떨어져 비에 젖은 낙엽에서 늦가을 정취가 물씬 묻어나 센티멘탈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
마침내 과천시청과 정부과천청사를 지나 물맛이 좋아서 정조가 벼슬을 내렸다는 가자우물터를 지난다. 좁은 공터 잔디밭에 화장실이 있다.
아직 17:00이 되기도 전인데 벌써 날이 어스름해진다. 해가 많이 짧아진 계절인데다 비까지 내리니...... 부지런히 걸었더니 처음보다 쌀쌀함은 덜 한 듯하다.
전에 걸을 때 공사중인 벌판을 통과해 간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아예 우회로 표지판이 붙어 있다. 도로길을 따라 하염없이 걷는다. 어느덧 날도 어두워 지고 가로등과 건물에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시간이니 오히려 지금은 이 길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
거리도 많이 단축된 듯 하다. 깜깜했던 거리가 서서히 밝아진다. 건물의 휘황찬란한 불빛들이 저만치 보이고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빚을 발한다. 어느덧 안양 시계로 들어온 것이다.
비는 계속해서 내리는 가운데 사거리에 이르니 인덕원역 8번 출구가 있다. 도로 건너 6번출구 방향으로 간다. 아직도 하나 남은 삼남길 제2길 스탬프가 인덕원옛터에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오래전부터 교통의 요지였다. 경기도 의왕시, 안양시, 과천시의 분기점으로 교통망이 사통팔달로 통해있다. 조선 중기까지는 원(院)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원이 폐지된 조선 후기부터는 자연적으로 가겟집들이 생겨나 주막거리로 불릴 만큼 이용자가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음식점들이 많은 것 같다.
원(院)이란, 조선시대 관원들의 숙박시설로 일반 여행자들이 이용하는 가겟집(주막)과 함께 장거리 여행자들에게는 필수적인 편의시설이다.
음식점이 즐비한 골목에 양쪽으로 주차된 차들로 골목은 비좁고 엉망이다. 마주 오던 차들이 서로 오가지도 못하니 걷던 사람도 꼼짝 할 수가 없다. 주말도 아닌데......
이 골목은 좀 정비가 필요해보인다. 가까스로 인덕원 옛터에 이르니 스탬프함도 차들이 가리고 있다. ㅠㅠ 겨우 스탬프를 찍고 돌아 나온다. 빗방울은 다시 굵어지고 ......
인덕원역 구내에 떡볶이, 순대, 오뎅등을 파는 가게가 있다. 포장 손님들도 제법 있고...... 따끈한 오뎅국물로 몸을 녹이고 찰순대로 요기를 한다. 제법 맛이 괜찮다. 손님이 많은덴 이유가 있구나.
마침내 삼남길 스탬프북을 모두 완성하고 집에 도착하니 19:00이 훌쩍 넘고 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서 기분이 좋은데, 현관앞에 놓인 택배가 또 하나의 소확행.
평화누리길 3분기 우수회원 선물로 트레킹에 꼭 필요한 소형배낭이 허접하지 않고 괜찮아 보여 마음에 쏙 든다. 이제 김포지역 플로깅을 시작으로 몇개 안 남은 코스도 마저 마무리하여 평화누리길 하반기 완주도 조만간 마쳐야겠다. ^^
정각사
남태령 쉼터
낙엽이 쌓이는 길
샛노란 은행잎이 말없이 진다해도 ......
남태령 고개
삼남길 제1길 '한양관문길' 안내도
남태령 표지석
알록 달록 비에 젖은 각종 단풍잎이 늦가을 정취를 더해주며 나를 센치멘털한 감성에 젖게한다.
남태령 옛길 표지석
본격적인 삼남길 시작지점 / 과천시계
가을비는 추적 추적 내리고 ......
삼남길 제1길 첫번째 스탬프함
삼남길 스토리 보드 / 조선시대 옛길 이야기
오래전 처음 걸을 때 이 곳에 스탬프북이 없어서 못 찍고 지나간 슬픈? 전설이 ...... ㅋ
관악산 둘레길이 같이 간다.
낙엽이 쌓인 운치있는 길, 하지만 비에 젖어 미끄러움 주의!
빗물이 개울 되어 ......
불타는 가을이 비에 꺼져가며 마지막 안간 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 화려하면서도 애처로운 느낌......
선홍빛 단풍 잎새에 빗방울이 맺혀있다.
새로 붙은 경기둘레길 이정표가 역방향(상행)을 가리키고 있다.
가을비 우산속에 남태령 옛길을 걷는다.
나를 자꾸만 감상에 젖게하는 비와 낙엽
마지막 가을의 느낌을 만끽하며 ......
관악산이 보이고 ......
가을이 쫓겨가는 을씨년스러운 모습
도로 건너 용마골로 접어들고 ......
길 하나에 이름은 셋 : 과천생태길, 관악산둘레길, 그리고 경기옛길이 함께 가는 구간 / 이리로 가면 연주대가 약 3Km
용마골 탐방로도 있다.
용마1교 / 용마골 3거리 소공원
어제부터 내린 비에 계곡물이 불어 있다.
바위를 타고 세차게 흐르는 계곡
다행히 지나는데 큰 지장은 없다.
비는 계속 내리고 계곡의 물도 점차 늘어나는 듯
바위를 딛고 건너고 ......
마지막 징검다리(돌다리) 건너 숲길로 ......
이제 익사할 위험은 사라지고 ...... ㅋ
삼남길 이정표 : 부메랑 표시 순방향(하행/주황색), 역방향(상행/초록색)
낙엽이 쌓인 푹신한길, 비에 젖어 미끄럼 주의.
가을비 우산 속에 낙엽을 밟으며 숲길을 걷는다.
삼남길 이정표 리본
마침내 도로로 나서고 ...... (여름 폭우시 우회길은 이 도로를 따라서)
도로에도 붉은 갈색 낙엽이 쌓이고 ......
과천성당이 보인다.
과천향교를 향해서 ......
계속해서 감성에 젖게 하는 길
드라마 촬영지 / 6년째 연애중? 이 나이에도 부럽다. ㅎㅎ
바로 이 집, 평범한 집인데 비에 젖어 더 운치고 멋져 보이고 ......
요즘은 낙엽을 쓸지 않는다지 ......
거대한 은행나무가 어서 오라고 나를 반긴다.
온온사 은행나무 보호수
객사로 쓰였던 온온사(穩穩舍) / 사리원, 인덕원 처럼 다른 곳은 다 역참이 있는 원(院)이 붙는데 이 곳은 특이하게도 원(院)이 아닌 사(舍)가 붙어 있다. 정조가 내린 현판 덕분에 ......
삼남길 제1길 한양관문길(순방향/하행) 두번째 스탬프함
객사의 뜰에도 늦가을이 내려앉았다.
계속해서 관악산으로 향하는 길
과천교회
새로 생긴 과천 생태길 바닥 이정표
관악교 / 과천역으로 탈출 가능
관악산 자락의 산불이 하염없이 내리는 비에 진화되고 있었다.
끝까지 안간힘을 써보는 붉은 가을
데이트 하며 산책하기 딱 좋은 길. ㅋ
간이매점과 화장실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어요. 코로나 얘기인줄 알았더니...... ㅎ
바른 등산 안내 / 관악산 12국기봉?도 돌아봐야 하는데......
거울이 있길래...... 셀프 인증샷을 찍었는데 마치 내 마음?처럼 흐리구나. ㅎ (한 손엔 우산을 들고 한 손으로 찍었더니 흔들려서 촛점이 안 맞음)
관악산 계곡 / 양재천으로 흘러가겠지 ......
과천향교에도 아직 가을이 버티고 있고 ......
줄기차게 내리는 빗 줄기 속에서도 찍을건 다 찍고 있는 나. ㅋ
과천향교 느티나무 보호수
관악산 등산로 입구 만남의 광장 / 연주암으로 오르는 길
만남의 광장 쉼터 / 지붕 덕에 젖지 않았다.
삼남길 스토리보드 / 관악산 연주대 이야기
정부과천청사역 방향으로 ......
과천외고를 지나고 ......
언제봐도 깔끔하고 멋스러운 길
'지금이 가장 빛나는 순간' / 그렇다. 모든 어제와 내일도 다 오늘이 있어 가능한 것 !
지하도를 지나가면 과천청사역 / 삼남길은 지하도 못미쳐 우측의 이 길로 올라선다.
가자 우물로 ...... ㅋ
비내리는 삼남길
사람의 발길이 거의닿지 않은 샛노란 양탄자위를 나 홀로 걸으며 ......
잎을 반쯤 떨군 은행나무
관악산 자락 아래 과천청사
넓은 공터도 갈색 추억으로 변해가고 ......
홍촌천을 지나고 ......
안내판이 모두 새 것으로 바뀌었군.
언제부턴가 낙엽을 쓸지 않는 것은 잘 한 일 같다.
과천청사 너머 운무에 쌓인 관악산을 당겨보고......
주홍색으로 붉게 물든 산사나무
가자우물을 지나고 ......
지난 여름에는 없던 공사구간 우회로 안내표지가 붙어있다. / 마침 날이 어둑어둑해졌는데 마침 잘 되었다. 도로를 따라걸으니거리도 단축되고...... 트랭글은 경로 이탈을 알리지만 뭐 어쩌라구. ㅋ
인덕원역 6번출구 방향에 삼남길 제2길 '인덕원길' 시작점 스탬프함이 있다.
인덕원옛터 / 삼남길 제2길 스탬프함
이로써 경기옛길 삼남길 스탬프를 모두 완성. ^^
첫댓글 달사랑님의
찬비 내리는 쓸쓸한 날
한 걸음 발걸음들이
운치와 순수, 신선함의
퇴적임을 느껴봅니다.
수북히 쌓인 낙엽 같은 글
그 속에 열정들이 녹아내리고
누가 보든 말든, 남이야 알든 말든
혼자만의 고즈넉한 편안함이
깃들여있음을 발견합니다.
온화한 여자님 반갑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오후 보내고 계시겠지요?
떠나가는 가을이 아쉬워 궂은 비가 내림에도 불구하고 큰 맘 먹고 모처럼 길을 나섰습니다. 분명 동행의 즐거움도 있지만 '홀트'의 장점도 있지요.
첫 댓글과 성원 감사합니다. 쌀쌀해진 날씨에 건강 잘 챙기세요~ ^^
가을 멋짐에 두얼굴 미끄럼~
해가 짧아져서 아슀지만 풍광은 멋지고 감기 조심하세요!
메론님 다녀가셨군요.
비가 추적 추적 내리는 늦가을 오후에 마지막을 불사르는 단풍의 짙은 몸부림을 한 껏 느끼고 돌아온 하루였습니다.
기회되면 길에서 만나뵐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댓글과 응원 고맙습니다.^^
달사랑님~^^의
비 오는 오후 홀트.....
응.원합니다~^^
계절은 아직도 가을 가을한데 오늘 서울에 첫 눈이 흩날렸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날씨는 급 겨울을 향해 달려가는 느낌이 드는 저녁이네요.
궂은 비는 내렸지만 모처럼 어제 과감히 길 나섬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썬플라워님의 지속적인 관심과 댓글 고맙습니다 ^^
달사랑님의 삼남길 완주를 축하드림니다.
죽산님의 응원과 축하에 감사 드립니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건강에 유의하세요~^^
스템프 때문에 늦은 가을 비가 내리는 날 쓸쓸함을 안고
다시 찿아 가셨군요.
삼남길 완주를 축하 드립니다.
늦은 시간 까지 수고 많으셨습니다.
건행 하세요.
막바지 단풍의 화려함과 비 오는 낙엽거리의 쓸쓸함이 섞인 거리를 걸었지요.
가곡님의 댓글과 축하 고맙습니다. ^^
감기 조심하세요~
삼남길 완주 축하드립니다.
추워진 날씨에 건강조심 하시고
즐거운 발걸음 하시길
염원합니다.
우분트님 댓글 고맙습니다.
조만간 함께 하시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