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않아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결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 보아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
마종기 님의 "우화의 강" 이라는
이 시를 오래전에 처음 읽었을때
참 좋은 시구나 하고
그대로 내 가슴에 들어와 꽂혔었다
이제껏 수많은 사람들을
스치고 만나며
짧고 어색한 물길로
낯설게 남는 경우도 있었고
흔치 않는 유장한 물길로 가슴에 남아
지금껏 유유히 흐르기도 한다
누군가는
사람은 나이가 들어 갈수록
좁아지면서 깊어 진다고 했는데
큰강, 작은강 모두에게
따듯하고 정겨운 물살로
통하고 싶음은 욕심 이리라..
그저 긴말 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는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음이
축복인것을.....
서로의 마음이 물살되어
가슴으로 흐르는
아름답고 멋진 성탄절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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