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8일과 9일, 전남 나주와 화순, 영암 일대로 천하장군 193회 정기답사를 다녀왔습니다.
나주의 배꽃과 죽설헌, 영산강둔치 유채밭, 화순의 산벚꽃 핀 세량지와 영암의 벚꽃길 등
남도에 핀 아름다운 봄꽃을 감상하는 이번 여행은 많은 분들의 참여로 이틀간 2회에 나눠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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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과 다르게 꽃샘추위가 길고 날씨가 변덕스러워 배꽃을 볼 수 없었지만 덕분에 긴급히
추가한 영암 백리벚꽃길에서 아름다운 벚꽃터널을 걸으며 봄기운을 물씬 느낄 수 있었습니다.
4월 8일 목요일, 1차로 떠난 남도 봄꽃답사에서 첫 번째로 들린 곳은 화순 세량지입니다.
산골짜기 작은 농업용 저수지인데 매년 4월 산벚이 곱게 물들 때면 저수지를 둘러싼 풍광과
물그림자가 아름다운 곳입니다.
아쉽게도 꽃이 피지 않아 그 고운 빛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발길을 나주로 향합니다.
점심식사는 나주의 유명한 맛집인 나주곰탕으로 했는데, 쇠고기를 뼈 없이 살코기로 국물을
내서 만드는 나주곰탕은 맛이 담백하고 깨끗해 회원님들이 모두 한 그릇씩 비우시면서
만족해 하셨지요.
식사 후에 들린 곳은 나주 죽설헌입니다. 문인화가 시원 박태후 선생 부부가 30년 이상 가꾼
개인집이자 화실로, 대지 삼천 여 평 되는 정원에 150여 종 이상의 과실수와 온갖 나무와
꽃들이 사시사철 피고 지는 아름다운 곳이지요.
정원에는 10년이 넘도록 현재진행형으로 쌓고 있는 기왓장 산책로 옆으로 수선화가 피고,
푸른 대숲이 싱싱한 이 곳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곳입니다. 부부가 30여년을
한결같이 가꾼 수고와 정성이 이렇게 멋진 정원으로 태어나 우리의 마음과 눈을 기쁘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 봄기운을 물씬 느끼며 죽설헌을 산책하고는, 영암으로 이동합니다.
영암시내 부근부터 독천에 이르는 819번 지방도로는 수령 2-30년 된 벚꽃들이 쭉 이어진
아름다운 벚꽃길입니다. 언젠가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지요.
특히 도갑사와 왕인박사유적지 근처의 옛길엔 100년 된 벚나무 고목이 벚꽃터널을 이루고
있어 더욱 멋집니다. 저희 일행이 도착한 날은 날도 푸근하고 벚꽃이 싱싱하게 만개한 때라
싱그럽고 화사한 벚꽃의 향연을 한껏 즐길 수 있었습니다.
영암의 벚꽃길은 월출산 암봉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더욱 멋스러운데, 영암군에서는 실제
20km 여 되는 벚꽃길이지만 도갑사와 왕인박사유적지 벚나무 고목길까지 돌아보면
심정적으로는 100리 이상의 감동을 받는다면서 영암백리 벚꽃길로 부르고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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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 금요일, 193회 2차 답사는 아직 산벚이 안 핀 세량지 대신에 나주 영산강둔치의
유채밭을 산책하고 죽설헌과 영암 백리 벚꽃길을 돌아보았습니다.
우리나라 4대 강 중 하나로 나주를 가로지르는 영산강은 예부터 나주를 비옥한 곡창지대와
역사문화도시로 발전시킨 나주의 젖줄이지요.
그 영산강 둔치 12만평에 봄이면 노란 유채꽃이 나주를 노랗게 물들입니다.
9일날 유채밭을 찾았을 때 전체가 다 노랗게 물들지는 않았지만 꽤 넓은 공간을 노랗게 채우며
시민들과 아이들의 휴식공간이 되고 있었습니다.
둔치 한쪽에서는 9일부터 시작된 영산강 홍어축제로 시끌벅적하지만 회원들은 유채밭을
둘러보며 잠시 봄빛에 취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영산강 유채밭은 4대강사업으로 올 봄을 끝으로 사라지게 된다고 하니 아쉽습니다.
자연과 인간이 슬기롭게 공존하는 방식, 미래의 후손까지 지금의 아름답고 건강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는 최선의 방식으로 정부정책이 결정되고 집행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일과 9일 양일간 다녀온 남도의 봄꽃답사는 모처럼 날씨도 좋고 기온도 따뜻해 즐거운
봄나들이가 되었습니다. 배꽃을 못 본 것은 아쉬웠으나 덕분에 영암의 만개한 벚꽃을 만나
행복했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나주 죽설헌은 아름다운 정원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멋진 곳이었습니다. 사유공간이기
때문에 단체방문이 쉽지 않은 곳임에도 저희가 방문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방문객이 자칫 밟을 수 있는 작은 새싹, 풀 한포기에 마음아파하며 저희 방문을 조심스러워했던
죽설헌 주인장의 마음도 이해가 갑니다. 그런 마음이 없었다면 지금의 죽설헌은 없었을 테니까요.
행여 저희가 단체방문하면서 부족하고 불쾌한 부분이 있었다면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앞으로는 죽설헌이 지금의 모습을 보존하면서도 많은 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공간으로 거듭나 많은 이에게 기쁨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회원님들 마음에 이번 여행의 기쁨과 봄기운이 오래도록 남아 상쾌하고 즐거운
일상의 비타민이 되길 바래봅니다.
여독이 남지 않도록 건강유의하시고 다음답사인 4월 23일 그리스일주여행,
4월 28일 천리포수목원 목련과 개심사 청벚꽃 답사에서 뵙겠습니다.
2010년 4월 15일
천하장군 문화유적답사회 정지인
첫댓글 초록별님의 여행후기를 읽는것으로 그날의 여행이 마감되었는데
후기가 올라오지 않어서, 연이틀 계속되는 여행 진행으로
몸이 아프지나 않았나하고, 걱정하였습니다.
멋진 유채꽃을 보지 못하고 온것이 약간 아쉬웠지만, 영암 벚꽃길을 걸어 본것으로 마음을 달래었습니다.
수고 많이 하였습니다. 28일 천리포 수목원에서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