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상형문자- 임유화(2008.11.15 전국 문예지 경연 우수상 수상작)
어머니의 상형문자 --임유화
어머니에게는 어머니만의 문자가 있었다
어머니만의 상형문자는
자식들을 십이지(十二支) 띠를 그리고 있고
그 옆에 전화번호를 숫자로 그린 고대 이집트 음가문자이다
종종 전화선 타고 안겨오는 어머니의 분홍 꽃돼지
내 전화번호 적힌 목걸이를 하고 있다
그래서 내 어머니 상형문자는 갑골문자가 아닌
아메리카의 단순한 그림문자를 뛰어넘은
그대 이집트의 상형문자이다
어머니의 돼지그림을 보면 “자식들” 소리가 난다
꼬깃꼬깃한 메모지에 그려진
때로는 둘째딸유실이의 목소리도 들린다
유실아 서울 아이들은 잘 있냐?
첫마디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외손자 걱정에 숨겨놓은 어머니 마음
내 걱정 어머니 걱정
서로 닮았다
내 어머니만의 문자는
거북 등딱지도, 수소 견갑골도 아닌
더더구나 동굴 속 바위벽도 아닌
여러 날 궁금증에 침샘 말리다
어머니 가슴팍에 새기는 뜻글자이다
* 임유화
시인, 수필가, 1959~경북 의령 출생, 문무학시인에게서 시문학을 사사 받음,
수필문학신인상 등단, 시사랑사람들 동인 시인, 대구문협회원, 한국수필시낭송회원.
<2007년 시사랑사람들 문예대학> 이수,
<반월문학상> 수상, <2007 장성문학제> <우수작품상> 수상.
모든 6, 000 시사랑사람들이 축하드립니다
훌륭한 시인으로 거듭나서
좋은 시를 많이 남겨 주어
우리 국문학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