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위주 한국교회 DNA 바꾼다
‘교회가 교회를 개척’ 건강한 공동체 정신 유대·협력 강화 대형화 개념 뛰어넘어 ‘우주적 교회’ 관점서 복음화 매진
최근 한국교회에 대형화를 추구하지 않고 적정수준의 교세가 되면 분가(分家)형식의 ‘분립개척’을 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교회분립개척은 대형교회의 유혹을 뿌리치고 작지만 교회의 공동체성 회복과 건강성을 추구할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목적이 있다면 분립개척은 개교회의 성장 개념을 뛰어 넘어 ‘우주적 교회’ 관점에서 지역복음화를 앞당기는데 있다. 이번 기획에서 지금까지 이뤄진 한국교회의 분립개척 성공 사례를 중심으로 분립개척의 개념 이해, 분립개척 적용과 그에 따른 시행착오 등을 자세하게 분석한다. 동시에 분립개척이 건강성 회복과 교회본질 회복에 대안적 방법이라는 가능성을 찾아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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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만능주의 폐해를 경험한 한국교회는 성장에서 건강으로 관점을 바꾸기 시작했으며, 교회 분립개척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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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교회의 불미스러운 일들이 최근 잇따라 불거지면서 건강한 교회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는 시점이다.
교회의 건강성 논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기독교 성장률 둔화와 맞물려 성장만능주의의 폐해를 경험한 한국교회는 ‘성장’에서 ‘건강’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교회성장이 성공한 목회요, 성공한 교회라는 등식은 한국교회 DNA 속에 여전히 남겨져 있다.
본질상 복음은 생명력이 있어 성장되고 확산돼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복음이 된다. 따라서 교회 역시도 복음을 받은 성도들이 계속해서 늘어야 건강한 교회가 된다. 생명력을 잃은 교회는 결코 건강한 교회라 할 수 없다. 하지만 복음의 생명력이 오용돼 성장지상주의라는 병폐를 낳게 했다. 현재 많은 교회와 목회자들은 너도나도 대형교회를 꿈꾸는 ‘성장지상증후군’에 중독돼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교회의 건강성은 교회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교회에 적용돼야 할 사안이다. 바로 이러한 측면에서 하나의 교회가 대형화되어 건강성을 추구하는 것보다는 건강한 중형교회가 더 많이 세워지는 것이 오히려 복음화 측면에서 더욱 효율적이라는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러한 관심이 근래 ‘분립개척’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교회개척 사례가 생겨났고,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교회가 교회를 개척하다
지금까지 교회개척은 개척에 뜻을 둔 목회자가 단독으로 교회를 세워가는 형식이었다. 좀 더 나은 경우라면 교회가 일정기간 건물과 사례비를 지원하면서 개척을 돕는 형태로 진행돼 왔다. 하지만 ‘분립개척’은 개념이 다르다. 교회의 분립개척은 ‘교회가 교회를 개척한다’는 개념이다.
분립개척은 교회가 일정 교세가 되면 전략적으로 특정지역에 교회를 세워 개척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기존의 교회가 갖고 있는 인적·물적 자원을 새로 개척하는 교회에 떼어내 주는 것이 분립개척이다. 다시 말해 기존 교회를 일부 분립해서 새로운 교회를 세우는 것이다.
분립개척의 사례를 꼽자면, 외국의 경우 미국 텍사스주의 댈러스(Dallas)에 있는 밥 로버츠 목사가 시무하는 노스우드교회가 대표적이다. 노스우드교회는 미국내 100여개 이상의 교회를 개척했다.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다섯 차례 분립개척을 실현시키고 있는 안산동산교회(김인중 목사)를 비롯, 교세가 크지 않지만 벌써 세 차례 분립개척한 성남 성산교회(현상민 목사), 잠실중앙교회에서 분립개척한 이후 또 다시 분립개척한 향상교회(정주채 목사), 분당 샘물교회(박은조 목사) 등이 분립개척을 실현시켰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동안교회, 남서울교회, 향린교회 등 국내 교회들이 실제 분립개척을 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이처럼 교회의 분립개척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우주적인 교회관
분립개척을 실천하는 교회들이 갖고 있는 가치관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교회의 건강성을 유지하고 확산시킨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 또 하나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교회에 대한 재해석을 꼽을 수 있다.
교회 분립개척은 개교회적인 입장이 아니라 우주적인 교회의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다. 다시 말해 개교회의 성장보다 하나님 나라의 성장과 확장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분립개척을 꾸준하게 실천하고 있는 안산동산교회의 ‘큰숲운동’ 정신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큰숲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안산동산교회 내의 미래목회연구소장 이평강 목사는 “2000년대 초 전국 복음화율을 분석한 결과 한 지역에서 복음화율 30%가 하나님께서 주신 가능성이라 정의를 내렸다. 당시 안산의 복음화율이 25% 정도였으니, 5%를 상승시키는데 안산동산교회 하나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래서 안산동산교회라는 하나의 큰 나무가 아니라 크고 작은 안산의 여러 교회들이 숲을 이루어 안산을 복음화하는데 노력하기 위해 ‘큰숲운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큰숲운동을 전개한 이후 지난 2004년 은혜의동산교회를 필두로 현재까지 기쁨의동산교회, 블루라이트교회, 더불어숲교회, 회복의동산교회 등 총 5개 교회를 분립개척했다. 분립개척해 준 모(母) 교회격인 안산동산교회는 물론 분립해 개척한 교회 모두가 건강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분립개척은 비록 개교회의 대형화에는 일정 부분 걸림돌이 될 수 있지만,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복음의 확산과 영향력은 더 크게 드러낼 수 있는 요소를 갖고 있다.
분립개척의 효과들
개척교회의 어려움은 총체적이다. 대다수 개척교회들은 인적·물적 자원의 한계에 부딪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분립개척의 경우, 인적·물적 자원의 어려움을 한 번에 해결하고 출발한다는 측면에서 효과적인 개척방법으로 꼽히고 있다.
분립개척 당시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건물과 곧바로 사역을 전개할 수 있는 일꾼들이 있다는 것은 큰 힘이 아닐 수 없다. 구성원들의 건강한 교회에 대한 비전과 헌신은 많은 시너지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분립개척으로 갖게 될 효과에서 ‘공동체성 회복’도 빼놓을 수 없다. 교회가 갖고 있는 강점중 하나가 세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공동체성이다.
이런 측면에서 분립개척은 교회의 건강성 유지와 복음 확산, 공동체성 회복 등에 있어 효과적인 교회개척 방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 기고/ 분립개척의 의미
분립개척, 교회 본질에 근거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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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다움’ 지키며 ‘사람 세우는’ 대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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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진 목사(목회컨설팅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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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국교회의 문제점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교회를 향한 사회적 분위기는 냉담해지고 있다. 어느 공동체든지 그 공동체는 일정한 사회적 책임의식이 존재한다. 교회내부의 문제라고 치부하기에는 이미 교회가 사회속 자리매김이 한층 높아진 상태다. 교회내적인 갈등, 분열, 분쟁, 성적타락, 물질만능주의, 귄위적 리더십 등의 문제들이 한국사회의 이슈가 되어 있는 것은 가슴 아프고 통탄의 회개가 있어야할 부분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유일한 해답은 ‘교회와 목회의 본질로 돌아오는 것’이다. 교회가 교회다워지고 목회자 목회다워지는 것 외에는 달리 대안을 가질 수 없다. 우리 한국교회는 그 본질에서 너무 멀리와 있다. 그러다보니 그 거리감을 좁힐 가능성이 점점 멀어 보인다. 물론 대표성이 있는 교단과 교회들의 문제로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는 대표성의 원리에 의하여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혹은 어느 문제가 된 특정 교회만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교회가 본질로 회귀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본질적 사역이란 무엇일까?
지난 11년 동안 연구소장으로 한국교회를 섬겨오면서 내린 결론은 한국교회의 총체적인 통전적 대안은 교회가 교회다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목회자는 목양적 자세로 목회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 유진 피터슨의 교회 규모대안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진정한 목회와 목양을 위한 섬김 공동체는 장년 규모 250명 정도여야 한다는 것이다. 장년 250명이면 주일학교, 학생, 청년 모두를 합하면 대략 400~500명 정도의 교회가 될 것이다.
대형교회가 없어야 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상징적으로 대형교회가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대형교회는 진정한 교회로서의 역할과 목양이 어려워진다. 대형교회는 교회를 경영해야 한다. 그래야만 그 공동체가 운영될 것이다. 최근 건강한 교회와 목회자들 가운데 그리 크지 않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분립개척을 하고 있는 교회가 늘어가고 있다. 바림직한 교회상이다.
분립개척은 교회개척의 가장 온전한 형태이다. 필자가 쓴 <교회개척 이렇게 하라>에서도 언급하였지만 현재 한국에 자원 없이 개척한 교회가 성공적으로 세워지는 확률은 250:1 정도이다. 온전하게 세워지기가 정말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갈 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건강한 교회개척은 대형교회에서 지속적으로 분립 개척하여 건강한 교회들을 세워나가야 한다. 이것은 연간 쏟아져 나오는 신학생들(그 영역에서도 개선과 혁신이 필요하다)의 사역지 공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편도 될 것이다.
교회의 본질적 사역 중 하나는 ‘하나님의 사람을 세우는 것’이다. 사람을 세워 또 다른 교회가 필요로 하는 지역에 훈련되고 수련된 목회자를 파송하는 것이다. 분립하여 새로운 교회로 세워가는 과정은 한국교회의 희망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파송한 교회와 분립 개척된 교회의 상호유기적 협력을 통하여 자연스러운 영적, 사역적 멘토링 관계가 형성되어 상호성숙과 변화를 도모할 수 있다. 총회와 노회에서의 사무 행정적 관계로는 인격적 영성과 교회가 교회다워지기 위한 지속적인 멘토링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다. 무너진 많은 목회자들에게 영적인 멘토들이 있었다면 안타까운 일들은 많이 줄어들었을 것이다.
분립개척은 교회의 한 대안이 아니라, 목회와 교회의 본질에 근거한 사역이 되고 목자가 되기 위한 근원적인 대안으로 한국교회에 제시하고 싶다. 김성진 목사(목회컨설팅연구소 소장)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