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음"
그가 뒤척였다.
이제야 깨려는 것?
엔젠에서 나를 구하려 했던 것은 정말 힘들일 이었는지, 그의 곱상한 얼굴은 여기 저기 상처로 장난 아니었고, 게다가 어디서 찢겼는지, 머리의 찢겨진 부분은 여전히 피가 스멀스멀 나오고 있었다.
게다가 그와 내가 엔젠에서 풀려난 뒤 거의 비슷한 시각에 깼기 때문에 그의 얼굴엔 피눈물을 흘린 듯한 자국이 선명히 보였다.
분명 파비안. 그에게는 얼굴이 엉망이라 장난스레 말했지만 여간 속이 상한 게 아니다.
게다가 옷도 여기저기 찢겨져 있거나, 몬스터들의 피들로 얼룩져 있었고, 옷의 찢겨진 부분덕에 보이는 그의 하얀 살결은 이미 상처가 심하게 나 피가 여전 나오고 있었다.
아마 깨고 나면 엄청난 근육통에 시달릴 것 같기도 했다.
그랬기에 나는 조심스레 그가 깨지 않도록 내가 가진 가방으로 그의 얼굴을 기대게 했다.
그러면서 문득 본 고대 이스나미르 문자를 적은 흔적.
아마 그 겐...즈 라는 사람이 파비안을 엔젠 속으로 보내줄 때 쓴 차원이동 마법진의 흔적일 것이다. 하지만 1년의 세월 동안 어떻게 풍화되지 않고 남아있겠는가?
이미 그것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흠- 엔젠의 봉인, 그리고 해제에 대한 방법을 모르는 나로서는 마법사의 호기심이라고 치부해도 좋을 정도로 궁금해 차원이동마법진의 흔적이 거의 없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그것이 현재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우선 나는 얼마 와보지 않은 이진즈 숲 속 어딘가에 있을 법한 조그마한 호수라도 찾으려 했다.
지금은 물이 필요하다.
파비안이 일어나면 갈증을 느낄지도 모르는 일이고, 상처를 그냥 방치해두면 염증이 심해질 것이 뻔했다.
이럴 때 마법이라도 됐다면 꽤 편하게 물을 찾을 수 있었을 텐데.
괜히 급해지니 이런 마법타령을 하게 되는구나.
어찌 어찌해서 운 좋게 발견한 작은 계곡.
물이 꽤 맑다.
나는 물을 세 개의 물통에 가득 담아 파비안이 자고 있는 곳으로 되 돌아왔다.
그는... 여전히 자고있었다.
다행히 아직 아무도 이 곳을 지나가지 않았나 보다.
"......"
나는 말없이 그의 얼굴을 쳐다보다 내가 해야할 일이 있음을 상기시키고는 그의 고개를 들어 다시 내 무릎위로 기대게 했다.
그리고 하얀 손수건을 꺼내 떠온 물을 묻혀 조심스레 그의 상처를 닦아주었다.
물론 얼굴 등에 묻은 얼룩들도 함께-
한시간에 걸쳐 그를 세탁(? -_-)을 다한 난 여전히 새근 잠들어 있는 그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많이 변했다.
예나 지금이나 꽤 곱상한 얼굴은 그대로지만, 예전엔 소년의 분위기를 팍 풍기는... 그런 이미지였는데...
음, 눈도 꽤 커서 굉장히 귀여운.
아마 파비안도 키가 작고 근육을 얼마 키우지 않았다면 정말 귀여운 미소년이었을지도.
"핏-"
순간 웃음이 났다.
남자의 얼굴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생각하는 나 스스로가 한심하기도 하고,
그렇게 할 일이 없는지 핀잔을 주기도 하고, 많이 변했다고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좋은 걸.
이 남자의 얼굴을 이렇게 가까이 바라 볼 수 있는 것이.
한 4년 지났나?
난 여전히 봉인 당시의 19살 때의 모습이지만 그는 이젠 완벽히 소년의 모습에서 벗어난 모습이었다.
그의 나이가... 이제 23살이구나. 음, 파비안도 꽤 동안이라 생각했는데, 정말 많이 변했다.
턱 선이 성숙해졌고, 얼굴선도 소년시절 때보다 조금은 굵어졌다. 뭐, 그래봤자 가는 편이지만.
게다가, 잠시, 엔젠에서 풀려나서 파비안이 잠시 내비쳐 보였던 눈동자는 예전 소년시절의 철부지 아이의 눈동자가 아닌 정말 어느 여성이나 두근거리게 할 정도로 깊고 차분해져 있었다.
이런 생각을 하며 그의 감긴 눈에 손가락을 살짝 갖다 대보았다.
속눈썹은, 여전히 길구나.
피부도 여전 하얗구.
게다가 머리가 어깨까지 길어서 그런지 왠지 성숙해 보이기도 하네.
나는 눈에 조심히 갖다댄 손가락을 들어 그의 볼을 살짝 쓰다듬어 보았다.
그의 온기가 전해져 기분이 좋았다.
아, 음. 그런데 머리에 찢어진 이 부분은, 심한지 자꾸 피가 조금씩 나오는데, 어쩌지?
음음. 마법이 되려나?
어쩌면 될 수도...
결국 아룬드냐안은 균열을 먹고 마력은 내뱉었으니, 아마, 의식이 진행됐던 하르마탄 섬의 그 성에서 마력이 갇혀있었을 테지.
하지만 마력을 성에 영구히 가둘 순 없을 테니, 아마...
"으음. 우웅"
"아-파비안. 깼어?"
"우, 으응...유리."
졸린 듯 그는 눈을 비비며 나를 바라보았다.
환한 미소를 띄우는 것은 물론 잊지 않았다.
그는 그래도 조금은 개운한지, 허리를 곧게 펴 앉았다. 그리고 내게 물었다.
"음- 유리...나 얼마나 잤어...?"
"얼마 되지 않았으니 더 자두 돼."
"아, 아니 괜찮...으앗-! 따거... 어레? 피?!"
그는 괜찮다고 손을 과장되게 내젓다 자신의 찢겨진 머리 상처를 건드려 따갑다고 호들갑 거리다 손에 묻은 피를 보고 놀랬다.
풋-! 귀여워. 여전히... 나에게는...
"휴우- 도대체가, 너는 온몸에 상처가 나도록 아픈 줄 몰랐단 말야? 아무튼 둔한 건 알아줘야 해."
"헤에- 그래도 괜찮아 지겠지..."
"괜찮아 질진 몰라도 꽤 오랫동안 아플 거라구! 게다가 상처가 깊어서 흉터도 지겠는걸!"
"괜찮아, 괜찮아- 얼굴 따윈 상관없어. 너를 찾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쁜데, 얼굴 따위 신경 쓸 겨를이 어디 있겠어?"
해맑게 웃어 보이는 그.
꽤 나를 감동시키는 말이었다.
"성격은... 변한게 없구나."
"에, 에-? 그, 그래-? 우음- 좋은 뜻?"
"글쎄- 좋은 뜻 일까나. 여전히 어린 것 같다 말한 것이었는데."
"에엑-! 유, 유리-!"
실망 또는 당황한 듯한 그의 모습을 나는 무시하며 그의 몸을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어휴- 그보다 이 상처 좀 어떻게 해봐야 할텐데..."
"괜찮다니까-"
"으휴-! 너나 괜찮지 나는 괜찮지 않아!"
"으으- 뭐 그래봤자 그리 잘생긴 얼굴도 아닌데..."
낮게 궁시렁 거리는 파비안.
어휴- 그 정도면 잘생긴 편이야.
어쨌든 나는 파비안이 나를 엔젠에서 풀려나게 해주면서 생긴 미세한 파동으로 전 세계에 풀리지 못한 마력이 제대로 풀렸길 바랬다.
그리고 확신하기도 했다.
마력이 점점 강하게 느껴져...
하지만 나는 확실치 못한 지금 그에게 바로 치유술을 실행할 수 없었고, 시험으로...
"파이어볼."
"으응..? 뭐, 유리?"
나는 손을 뻗어 최대한 약하게 길을 향해 파이어볼을 시전했다.
-쾅!
"흐음- 역시 마법은 돌아왔구나-"
"어-억! 뭐, 뭐야? 유리!?"
역시나 놀래는 반응.
우리랑 1년이나 같이 다녔으면 이 정도는 익숙해져야 할거 아냐 파비안.
에휴-
"마법."
하지만 나는 속과 달리 간단히 대답했고 그의 얼굴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그에게 좀더 다가갔다.
"가만히 있어봐- 치료해줄게."
그리고는 살짝 무릎꿇고 찢겨진 상처에 손을 갖다댔다.
마법시전.
"헤에-"
살짝 웃어보이는 그.
"유리, 고마워-"
치유술을 끝낸 뒤 그는 나에게 말했다
"핏-!"
"그, 근데 유리- 마법이 지금 여기서도 된다는 건...말이지 마법이 완전히 풀렸다는 거네...?"
"응-"
"그, 그럼 네 눈이 원래대로... 된 것은 마법이 돌아오면서 생긴 거야?"
"아아-, 아마도 그럴 거야. 마력에는 의식이 제대로 성립됐을 때보다는 현저히 차이 나긴 해도, 미약한 재생력을 가졌으니, 아마 파열됐던 네 한쪽 눈을 마력 속에 깃 든 재생력이 살린 것이겠지."
"오-! 그럼 잘 된 일이네?"
"그래-"
나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살짝 웃어 보였다.
"휴- 상처가 치료되니 아까부터 거슬리던 피는 이제 더 이상 나지 않는데...문제는 그 상처 때문에 네 얼굴에 묻은 핏자국이란 말이야- -_-; 아무튼. 가만히 있어봐. 닦아줄게."
나는 나의 웃음에 같이 웃어 보이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고, 그는 아주- 내 말을 잘 들어주었다.
나는 어쨌든 그에게 좀 더 다가가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젖은 물수건으로 그의 얼굴을 조심스레 닦았다.
음음-? 너무 가까운가-? 파비안의 숨결이 내 볼을 살짝 살짝 간지럽혔다.
순간 얼굴이 붉어지려는데-
파비안 역시 내 숨결을 느꼈는지 얼굴이 빨개졌다.
슬슬 핏자국을 다 닦아갈 무렵...
피란 피는 모조리 얼굴에 집중되었는지 벌개져선 어쩔 줄 몰라하는 파비안, 그가... 너무 귀여워서 나역시 조금은 부끄럽다는 것을 잊고는...
"chu~♡"
그의 볼에 살짝-!
그러자 놀란 듯 점점 커지는 눈과, 그에 비례하며 더더욱 붉어지는 그의 얼굴.
"풋-! 귀여워, 파비안."
"으, 으, 유, 유리-!"
"뭘 그렇게 흥분하구 그래? 그보다 파비안, 배고프지 않아?"
"으으. 벼, 별로- 그보다 되도록 빨리 숲에서 나가는게 좋을 텐데."
"정말 별로 안 고파-?"
"으, 응. 이상하네- 그렇게 움직여 댔는데..."
"아-! 아마 그 곳이, 엔젠의 세계를 토대로 했기 때문이...아닐까?"
"에에- 그, 그런가."
"에구- 아무튼, 나, 그래도 이 숲 나가는 길 어느 정도는 기억하니까 어서 나가자."
"으, 응. 그...런데 어느쪽으로...?"
"으음. 아마 여기서 동쪽으로 조금 가다보면 이진즈 강의 상류가 나올 테니, 그 강을 타고 근처 도시에서 내리는 게 어떨까?"
"좋아-! 여름이라 해가 늦게 질테니 오늘 저녁 쯤 되면 도착하겠지."
그리고 정말로 저녁에 도착했다.(-_-;)
파비안도 이제 여행에 능숙해졌어...
도시의 이름은 리우젠.(대충 지었습니다.)
앙글라제에서 조금 더 위쪽에 위치한 작은 도시였다.
우린 그곳에서 여관을 잡아, 묵기로 하고, 파비안이 입을 만한 옷을 사온 뒤, 저녁을 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파비안의 방에서 수다나 떨러 들어갔는데,
"으으- 덥다-! 게다가 이 머리좀 자르던가 해야지, 영 거추장스럽잖아-"
파비안의 불평-
"흐음- 파비안. 내가 잘라줄까?"
순수하게 도우려 해 나는 그에게 물었다.
"으, 응? 뭣?! 유, 유리가?!"
"응. 왜?"
의아했다.
왜 그렇게 못미덥게 날 보는 건지-_-^
"아, 아니야. 유, 유리. 크흑- "
"뭐야?! 그 반응은?! 난 순수하게 도와주려 한 건데! 내가 잘 못 자를까봐 그러는거야?!"
-움찔!
뭐야, 그런 것이었단 말이지.
흥- 내가 좀 여성스러운 점이 없다 해도, 꼼꼼하다구!
"흥-! 못 믿겠음 그냥 더운 채로 살아!"
나는 짐짓 화난 투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아, 아니-! 나, 난 그런게 아니고-! 유, 유리~~ 화풀어~"
"화 안 났어!"
"우우, 유, 유리~~~ 자, 잘못했어어어~ 머리 잘라주라..."
점점 기어 들어가는 듯한 그의 목소리.
어째 자꾸 그의 귀여운 모습에 눈이 돌아가, 결국엔 항복-!
"흥-! 다시는 그런 말 해봐라!"
"아, 안그럴게에-"
내가 다시 그에게 고개 돌리자 그는 기쁜 듯 말했다.
이거, 예전엔 그래도 꽤 약은 면도 있었는데, 파비안. 너 어째 많이 망가졌어-
아니면 혹시 내 앞에서만?
"흐음- 어디보자, 여기있다! 가위! 자, 저기 의자에 앉아봐, 파비안."
"으, 응."
나는 그를 의자에 앉힌 뒤 수건을 목에 둘렀다.
그리고 차분히 머리를 잘라갔다.
으으, 어째 조금 긴장을 하기도...
하지만... 머리는 정말 퍼펙트하게 잘렸다!
내, 내가 생각해도 감동적...이야!
정말, 파비안한테 잘 어울리게...
음음, 그러니까 앞머리가 눈 앞을 살짝 가릴 정도로... 뒤에는 약간 층을 져 목 언저리에서 차분히 있을 정도로...
게다가 파비안은 머릿결이 고와서, 눈 앞을 살짝 가려주니 왠지 모를 분위기 마저 풍겼다.
"헤에- 유,유리-! 유리 머리 잘 자르네?! 미, 미안해, 괜히 의심해서. 하하하-!"
기분 좋은 듯 웃어 보이는 그.
하지만 순간 긴장이 풀린 나는 파비안이 앉아있는 의자 옆 침대에 가서 풀썩 앉아버렸다.
"휴- 다행이네, 어쨌든 머리 감구 와. 난 방 좀 치워야겠다."
"응."
그렇게 해서,,, 내가 방을 다 치운 뒤 침대에 누워있을 때 파비안도 머리를 다 감았는지 시원한 듯한 표정으로 욕실에서 나왔다.
"시원해?"
"아- 응! 유리도 더우면 씻어."
"아, 난 조금 있다 내 방가서 씻을 래."
"응. "
파비안의 대답 이후, 그와 나 사이에는 잠시간 아무 말이 없었다.
나는 말없이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도 말 없이 내 얼굴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바라본 그의 모습은 왠지 모를 카리스마까지 느껴졌다.
너무나 간절히 만나고 싶어했고, 드디어 그를 만났다.
그것 때문일까? 어째 콩깍지가 꼈다 할 정도로 그가 좋았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그는 좀 더 성숙해졌다.
그리고 그에 대해 느끼는 내 감정도 예전보다 더욱 성숙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하다 문득 장난기가 돌았다.
"파비안~"
약간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어,엉?!"
내 말투에 놀라 그런 것인지... 그는 꽤 놀라며 대답했다.
"머리 잘라서 시원하지?"
"응? 응-"
"그럼- 내가 머리 잘라준 보답으로 내 부탁 하나 들어줄 수 있어?"
"응? 뭐, 물론. 부탁이 뭔데?"
나는 그의 물음에 씩 웃어보였다.
과연..
"과연 해줄 수 있을까아~?"
그의 존심을 건드리는 듯한 어조.
"윽-! 뭔데?! 아무거나 대봐! 괜찮으니까!"
핏- 아마 그는 내가 이런 부탁 해달라고 상상도 못했을거야.
그러니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거겠지.
"뭐, 뭐냐니까?!"
나의 과연~? 이라는 표정에 그는 흥분했다.
재밌네- 파비안이 이렇게 반응해주니까...
"으응- 뭐냐면."
"응! 말해봐!"
"키스해 줘."
(독자들: 퍽! 네, 네가 유리카의 그 도도한 성격을 망치는구나! 크갸오오오-!
아이카: 으윽- 하지만 이거 주제가 파비안하구 유리카의 러브러브라구! 어쩔 수 없이 한 명이 공이 되어야 한 단 말야! 기왕에 순진빵인 파비안보단 유리카가 공인게 났잖아아아-! )
"!!!"
"거 봐-"
역시나~ 라는 나의 리얼한 표정.
그 것에 그는 못한 다는 말도 못하고...
핏- 솔직히 기대도 안했다 뭐.
"에휴- 미안, 파비안. 뭐 기대도 안 했어. 그냥 나 이만 자러 갈게."
또 한번 그의 남자로서의 존심을 건드리는 말도 살짝 내 뱉었다.
하지만 자러 간다는 것은 진심이었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섰다.
"...어.... 있...어...."
"응-? 뭐?"
뭐라, 작게 내뱉는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렸을 때, 그는 꽤 카리스마 있는 표정이었다.
그 표정에 가만히 있는 나에게 그는 다가왔다.
"할 수 있어."
그가 내뱉은 그 말.
그리고 그 뒤.
"응? 으, 읍! "
...정말로... 키스했다...
그의 혀끝으로 전해지는 알싸한 향기가,
부드러운 입술의 느낌이,
나를 꽉 안은 채 느껴지는 그의 온기가,
그리고 방금 감아 촉촉한 채로 내 살결에 닿는 그의 머릿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