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길을 막고 있었는지도 모른체 한참을 서있었습니다.
며칠전 퇴근길의 해넘이가 어찌나 아름다웠는지, 형언할 수 없는 나의 모자람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제일먼저 내 친구한테 전화하고 싶었고 그 다음엔 사무실에 두고온 사진기가 생각났었는데 마주 오던 아저씨의 눈빛에 그만 정신이 들어버렸져.
(뭐야 저거...아줌마 정신차려 이런눈빛 알져? 하두 많이 당해봐서리...)
오늘은 아침에 대개 늦었는데도 일부러 안목을지나 경포를 거쳐 사천 해안도로도 지나믄서 출근을 했습니다.(제 co-worker 曰 "드뎌 미쳤군!")
그래서 결국 이십분이나 늦게 도착했는데(평소에 절대 이런짓 못함), 별로 겁도 안나더라구여...(케세라 세라!)
요즘은 도대체 계절이 익는 맛이 없어서 재미가 없습니다.
원래 이넘의 강릉이란 도시가 "제멋대로 기후"이긴 하지만 가끔은 정말 실망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래도 뭐 이제 유월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아카시아가 흐드러질것이고 너도 밤나무 향기가 코끝에 감길거니까 그거 기다리는 재미로 살아볼라구여
오늘 아침도 여전히 오디오 볼륨이 30dB로 켜집니다. 그러면 우리엄마가 당장 달려와서 "야 너 혼자살어? 제발 좀 맞춰놓지 말고 자래니까!" 하면서 발을 동동 구릅니다. 그럼 나는 혼자 얼굴돌리고 씨익-웃져.
왜냐구여? 재밌쟎아여~ 엄마들은 하여간에 귀여워여.(이거야말로 거나비롤링이져.. 히히)
늦게 들어오면 계속 전화하고 술먹는거 싫다고 야단이고 그래도 내가 그렇게 하는거는 만약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더 걱정할것을 알기때문입니다.(ㅋㅋㅋ 쫌 너무했나)
우리 부장님은 머리가 (주변에)별로 없습니다.
맨날 나더러 자기가 아래층에 내려가 있을때 내려다보라고 합니다.
나땜에 속이 썩어서 머리 뚜껑이 없어진대나 어쩐대나...혹시 내가 그런말에 상처입고 회사를 그만 둔다거나 하지 않을까 기대하는건지도 모르겠지만 흥! 꿈깨셔여. 여기서 나가믄 갈데도 없고 요즘에 부장님이 쓰시는 오만원짜리 비누효과에 대해서 누구한테 물어볼라구여. 그래도 내가 모르는척하고 어머머머 몇개 난거 같애요 하고 위로해주곤하는데...
저번에는 목욕탕에서 애기들이 그 비누갖구 놀아서리 새 비누가 조각이 됐다고 속상해하셨을때도 내가 위로해줬쟎아여. 회식비 갖구 하나 사라구...kiki
내 친구는 벡스다크를 좋아합니다. 나두 따라 마셔봤는데 이제는 자꾸 거기에만 손이가고, 많이 마시지도 못하면서 욕심은 많어서 냉장고에 그 줄이 비어가면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합니다. 요새는 몸이 안따라줘서 좋아하는 위스키도 못마시고...이제는 술마시는것도 날을 잡아야할까봅니다.
위스키....하니까 또 짐빔블랙 향기가 스치면서 작년생각이 나는군여.
안 선생님 알게 된지도 벌써 꼬박 일년하고도 한달이 지났습니다.
이 선생님도 요즘에는 통 못뵙겠고 젤루 속상한건 이선생님 저나뻐너는 아직 제가 모른다는건데 참고로 저는 제가 사랑하는 모든 남자들의 저나뻐너를 알아야 맘이 편합니다.(언니 오빤테 일르지마~!^.*)
물론 TV에 무더기로 나오는 보이밴드의 몇몇 멤버들과 내 눈을 의심케하는 80년대 태생의 남자가수는 차치하고라도여!
옛날에는 80년대도 사람이 태어났나 싶었는데 요새는 뭐 눈에 들어오는 남자들이 다 80년대더라고여. 세월이 참....쩝;
오늘아침엔 유난히 시은이의 이빨이 눈에 아른거립니다.
걔가 여섯개짜리 모든 이빨을 드러내고 찡그리며 웃을때는 거의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사랑스럽습니다.
딸기를 내 등에 문대며 상에 바르며 자기옷에 염색하며 얼굴에 범벅하며 먹을때도 거의 무아지경인데 금방 밭에서 난 딸기가 시은입에 들어가는걸 보는것도 상상만해도 행복합니다.
이렇게 흐린하늘 아래도 여전히 산들바람은 싱그럽고 한참 영글어갈 포도송이를 기다리는 맘으로 또 남아있는 많은 계절들을 기다리고 느끼고 사랑해 줄것입니다.
징그러운 일상이라고 얼마나 투덜대며 살았는데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어느것하나 포기할수 없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픕니다.
저 밑에서부터 무언가가 용암처럼 솟구쳐도 절대 울지 않을것입니다.
얼마나 감사할것들이 많은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여지껏 해왔던 이모습 그대로를 앞으로도 지켜갈것입니다.
그러면 나중에 그게 모여서 내 인생이라는게 되지 않을까여.....
첫댓글 ㅠ~~~~~ 새겨 읽느라고 둑는줄 알따... 다신 이렇게 길게 쓰지말어라~~~~~ 눈알 빠질끼다..아마...
...
사랑한다, 향심!!!
이선생님 전화번호 난 아는디~~~
나 어제 받었지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