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 켜세요^^)
"..........."
"아..아니에요..^^표정이 굳어 있으시길래..그럼 주무세요^^"
"...네.."
언니가 나가고...넋이 나간 저는...가만히 천장만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습니다..
언니의 말은 제 마음속에 닿아 .. 절 꺼림칙하게 만들어..
너무나 침울했습니다..
잠도 잘 오지 않고...눈을 감으려 하면..
안좋은 생각들만 떠돌아 다니고....불길한 기분만이 제 주윌 애워감쌌습니다.
이불을 질근질근 씹으며 앉아있을 때..
누군가 제 방에 들어왔습니다..
부시시한 머리와..후질근한 얼굴로 쳐다보는 언니....
새벽엔 무슨일로..
"왜..?"
"일찍 일어났네..=_="
"어?"
"아침밥 먹으래..넌 머리도 해야되고..할거 많자너.."
"아침..?벌써 아침이야???"
"...-0-..혹시 밤샜냐..?"
" ....."
"많이 들떠있었나 보네.."
"....."
"중얼중얼.."
"????어???"
"아아..그리고 메리크리스마스다!!!"
"...^^"
언니가 이상합니다..
아니..제가 이상한것일까요
"얼른..내려와^-^"
"어..어엉.."
"^-^.."
언니가 나가고...정장차림으로 옷을 곱게 차려입고, 거실로 내려왔습니다.
분주하게 바삐 움직이는 가족들이 포착되고...저는 아무 말 없이..
식탁앞에 앉아 밥을 퍼먹기 시작했습니다..
꾸역꾸역...드레스가 안들어가면 어쩌지..하면서도..
배가 찰 때까지 먹고..또 먹었습니다..
그러다..
언니에게 한대 맞고..사랑스런 은수저를 탁 내려 놓았습니다.
새삼...언니가 얄밉게 보이는게...
언뜻 무엇을 가슴 조리듯..보이더군요.
♬♬♬♬
"여보세요"
"설연아! 머리하러 가자! 얼른 나와!"
"아침일찍부터..난리야..니가 결혼하냐~~~ 속쓰려."
"가시나!!꾸며야 될거 아녀! 얼른 나와!"
"예~~이 예~"
"맞어! 부케는 이 언니꺼다~?"
"예~~가지세요~"
그렇게 촐싹맞은
통화는 끝나고...식탁위에 놓여진 물잔을 잡는 순간..
물기때문일까....미끄러져 산산조각으로 하늘색의 투명유리컵이 깨져버렸습니다.
깜짝 놀란 전,
유리를 조심스레 집었고,
하나하나 쓰레기통에 버리며..
걸레질로 마무리 했습니다.
"아..!"
아까..깨진 조각들에 스쳤는지..
손가락이 베어..피가 났습니다.
...오늘...안좋은 기운이 돕니다..
"1시에 시작이에요...저부터 갈게요.."
"아가씨!"
"예?"
"저도 같이 가죠^^"
분홍색 차이나식 정장을 입은 새언니는..
언제나 밝은 얼굴로 제 옆으로 다가섰습니다.
밖으로 나와 계단으로 내려가니...추워서 어쩔줄 몰라하는 여진이가
보였습니다..
빨개진 코..귀...볼...입김으로 간신히 추위를 견뎠나 봅니다.
"아~언니! 안녕하세요!^^"
"예~^^"
"저기, 여진아."
"언니. 도진이 오빠랑 러브모드 잘 진행되시나요?^ㅇ^"
"^-^;"
"머리하러 안..."
"언니는! 언제나 봐도 아룸다우시네요!!"
"운여진!!!"
"자...장난이지..-_-;;가자 설연아.."
"후훗...^^"
새언니는...우리둘의 싸움이 재밌는지
입을 막으며 웃음을 참으려 애쓰는 듯해 보였습니다.
#웨딩헤어.
"나 계속 이렇게 있어야해?"
"이야....사진이라도 찍어노야 하는데.."
"흉...해..?"
"..지나가던 바퀴벌레가 똥싸고 갈만큼...-0-.."
"......-_-...."
젠장...
미용사는...엄청난 양의 젤로 제 머릴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쪽팔려....쥐구멍이든...얼른 숨고싶습니다.
"설연아.."
"...놀리려면 그만둬.."
"나 지금이서야 알았는데.."
"...ㅠ_ㅠ..."
"인정하긴 정말정말 싫지만..너 보기와 다르게 얼굴작다.."
"...보기와 다르게..?"
"엉...-_-...언니도 처음봤죠..?"
"그렇네요..푸훗.."
미용사가 젤바른 곳에 큐빅이 박힌 검은색 이쁜삔을 머리에 다 꽂는데..
일부러 아프게 하는 것 같습니다...
찔르고...머리뽑히고..
눈물이 고이긴 했지만..
내색은 안했습니다...ㅜ_ㅜ
오늘은 기쁜날인걸요...
"화장 시작하겠습니다..눈 감아요."
부드러운 무언가가 제 얼굴을 천천히 두드리기 시작하자...눈..입술..목..
차례대로..
절 꾸며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토닥거림이 끝나고....
" 눈 뜨세요.."
눈을뜨고...
할말을 잃었습니다..
제 못생긴 얼굴이..화장으로도 커버가 될 줄..누가 알겠습니까...
거울로 뒤에 있는
새언니와..여진일 보았더니....벙찐 얼굴로...말하더군요..
"설연아...설연아...어딨니..?=_=.."
"운여진..장난쳐라....=_=.."
"저기..당신이 민설연...인가요?"
"...=_=.."
"우리 설연인 이렇게 안이뻤는데!!!-0-!!!"
"...ㅜ_ㅜ..."
"지금 민설연아!!! 존나게 이뿌다!!"
.
.
.
.
.
.
.
.
.
.
.
.
지금...택시를 타고...예식장으로 가고 있습니다..
10시..
자꾸 전...가운데에 달린 시계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반면..
여진인 자꾸 저의 머리에 무수히 꽂혀진
삔들을..하나하나씩 세고 있습니다..
"어어..?설연아!!눈온다!!"
"어?? 정말..."
"화이트 크리스마스!!!우리 루진이!!어딨지!?"
허둥지둥 거리는 여진일
무시한채..다시 시계로 시선을 옮겼습니다.
"날짜..잘 잡은 것 같애요^^크리스마스 날의..결혼식이라니.."
"선우가..정했어요..^^
"눈도 오고..이제 많이 쌀쌀하겠어요.."
"언니..감기 낫게 하려면, 뭘 먹어야 하죠?"
"감기약..먹으면 낫지 않나요..?"
"선우는..그런거 먹는다는데도..감기가 가라앉은 기색하나 안보여요.."
"......."
예식장..앞에 도착하고...안으로 들어가..
조그만한 방으로 들어가자..넓게 걸려있는...화려한 드레스가 보였습니다..
선우가 골라준..드레스..
날개가 달린듯..아름다운 드레스...
여진이도...드레스를 보더니..할말을 잃었나봅니다.
새언닌..문을 닫고,저에게 드레스를 입혀주기 시작했습니다.
구두...부케...레이스..
모든게..저의 몸에 갖추어졌습니다..
살짝..땀으로 지워져버린..얼굴을..다시 분으로 톡톡 쳐주는 여진이..
전..살짝 웃어줬습니다.
그리고..문이 열리고..대학교 친구들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