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로드] 글로벌 미식도시로 도약… 식탁 위 반짝이는 부산의 맛
머니S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2023.06.22
본앤브레드. /사진=다이어리알
세계적 레스토랑 평가서이자 미식 관광 지침서로 평가받는 '미쉐린 가이드'가 2016년 서울 편 발간 이후 국내 두 번째 발간 도시로 부산을 선정했다. 내년 상반기 공개를 목표로 현재 미쉐린 가이드 평가원이 이미 평가에 돌입했음을 알리면서 부산의 어떤 레스토랑이 미쉐린 스타를 거머쥘지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오랜 세월 표준화된 세계 공통의 평가 기준을 보유한 국제적 인지도의 미식 가이드여서 그 결과에 대해 지역을 방문한 국내외 관광객들의 신뢰와 관심이 높다. 이런 점에서 부산이 향후 보다 다양한 인프라를 갖춘 관광도시로 도약해 계기가 될 것이다. 단순히 미식의 의미를 넘어 미쉐린 가이드 선정 도시로서 부산의 다양한 문화와 도시의 특색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르도헤. /사진=다이어리알
르도헤(Le DORER)
부산하면 떠오르는 향토 음식은 과거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의 배를 따뜻하게 채워주던 것에서 유래한 돼지 국밥이나 밀면 등이 대표적이다. 해양 도시의 특색에 맞게 발달한 생선회, 기장 미역과 전복, 해녀 집에서 맛보는 신선한 해산물, 연탄불에 구운 곰장어, 복국, 그리고 어묵 앞에 대표 명사로 '부산'이 붙기도 한다.
스트리트 푸드도 풍성하다. 씨앗 호떡과 해물파전, 비빔 당면, 물떡, 만주 등 하루 이틀로는 부산의 미식을 모두 즐기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몇 년 새 부산을 거점으로 활약하는 셰프들의 약진도 주목할 만하다. 부산이라는 도시의 식재료와 문화적 특색을 음식과 테마에 녹여낸 궁극의 미식과 테크닉, 고품격 서비스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파인 다이닝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이 공간들은 새로운 부산 여행의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르도헤'는 프랑스어로 '태양'을 의미하는 'Le Soleil'과 동음이의어로 파도에 부딪히는 햇살 같은 열정으로 가득 찬 레스토랑을 지향한다. 부산의 계절과 도시의 문화, 예술,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은 음식과 오감을 만족시키는 요소들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위치 상으로도 동백섬과 마린시티의 마천루, 탁 트인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아름다운 뷰를 자랑한다. 방문객들이 부산과 다이닝에서 얻고자 하는 모든 경험을 충족하는 곳이라 하겠다.
한식과 프렌치 조리법을 바탕으로 당대의 세련미를 더해 재해석한 컨템퍼러리 다이닝으로 신선한 계절 식재료에 진화된 조리 기술로 시즌별로 변화하는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바다의 낭만과 제철의 맛을 담아내기에 식재료에 해산물의 비중이 높은 편으로 그만큼 메뉴의 변주도 파도처럼 리드미컬하다.
9개의 코스로 구성된 디너 코스(6월 초 기준)에서 단새우와 토마토, 옥돔과 재첩, 문어와 찰옥수수 등 깊은 바다의 맛을 제철 식재료와 조화시켜 선보이고 있다. 한식 재료로 익숙한 제주 옥돔과 섬진강 재첩을 이용해 절묘한 어우러짐을 선사하는 '옥돔과 재첩' 부용(Bouillon, 맑은 육수)은 담백하고 부드러운 흰 살 생선과 함께 한국인이 사랑하는 '시원한' 육수 맛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다. 르도헤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요리 중 하나다.
보다 가볍고 합리적으로 즐길 수 있는 런치 코스도 준비돼 있다. 런치 코스 메뉴의 메인 요리 중 하나인 '닭 밀푀유'는 닭의 부위별 식감을 살려 시금치와 번갈아 가며 쌓아 올린 수비드 닭 밀푀유다. 닭의 가슴살과 다리 살, 껍질까지 다양한 식감과 함께 오렌지와 크림, 치킨주를 활용한 소스의 어울림으로 풍성한 풍미를 경험할 수 있는 메뉴다.
부산에서 손꼽히는 와인셀러와 엄선된 리스트를 보유한 공간인 만큼 와인과의 마리아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코스 외에도 단품 메뉴와 와인, 칵테일을 곁들일 수 있는 바(Bar)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이곳을 찾은 시간과 목적이 무엇이든 미각의 축제를 동반한 인상적인 추억을 남기기에 더할 나위 없다.
랩24바이쿠무다. /사진=다이어리알
랩24바이쿠무다
부산 해운대 송정 해수욕장변에 자리한 프렌치 다이닝. 2023년 프랑스 관광청에서 발표하는 세계 1000대 레스토랑 <La Liste 1000>에 등재된 부산 유일의 레스토랑으로 에드워드 권 셰프가 이끌고 있다. 런치와 디너 모두 코스로 선보이고 있으며 참소라, 줄전갱이, 완도산 대광어 등 해산물 활용 메뉴들은 부산만의 특색을 잘 보여준다. 통창을 통해 막힘없이 펼쳐진 해변과 바다의 풍광을 조망할 수 있어 창가 자리 예약은 경쟁이 치열하지만 그만큼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
소공간. /사진=다이어리알
소공간한우를 메인으로 당일 공수한 지역 특색의 제철 식재료를 곁들여 선보이는 한식 다이닝. 작은 장소라는 보편적 의미와 소(牛), 그리고 솜씨라는 의미를 중의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시즌마다 변경되는 코스 요리를 선보이고 있으며 한우 스테이크뿐만 아니라 계절 해산물, 대저 토마토, 도다리, 부산 구포 메밀국수, 톳과 모자반 등 부산의 대표 식재료를 활용한 구성과 직접 가꾼 텃밭에서 공수한 다양한 채소와 허브로 지역의 스토리를 음식에 자연스럽게 녹여낸다.